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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우리캐피탈 중앙아 승부수

소액대출·리스로 첫발, 은행업 전환 포석

①수신 기능 확보 전제로 인가 진행…관건은 500억 자본금

김보겸 기자  2026-10-27 06:40:18

편집자주

JB금융그룹의 비은행 주력 계열사 JB우리캐피탈이 키르기스스탄 현지 금융사 2곳 인수에 나서며 그룹 최초로 중앙아시아에 발을 들였다. 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로 이어진 동남아 중심 해외 전략이 중앙아시아로 넓어진 모습이다. 김기덕 대표 취임 후 첫 해외 딜이기도 하다. 소액대출·리스사로 출발하는 이번 진출은 장기적으로 은행 전환의 포석이라는 평가다. 앞서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다른 지방금융그룹과 경쟁 구도가 형성될지도 주목된다. JB우리캐피탈의 키르기스스탄 진출 배경과 전략, 현지에서 펼칠 영업 방향, 안착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JB우리캐피탈이 키르기스스탄 현지 소액대출사와 리스사를 한 번에 사들이며 중앙아시아에 첫발을 디뎠다. 여신전문 형태의 진출이지만 인수 단계부터 현지 은행업 전환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키르기스스탄 중앙은행이 올해부터 신규 은행의 최소자본금 기준을 대폭 끌어올린 만큼 인수가의 세 배에 가까운 자본금 투입이 전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소액금융으로 출발해 은행 전환 목표

JB우리캐피탈은 지난 22일 키르기스스탄 금융회사 코르키크레딧(Korky Credit)과 코르키리싱(Korky Leasing)의 지분 100%를 두 회사의 모회사인 에포케 주식회사와 매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약 177억원 규모다. 현지 금융당국 인가와 등록 절차를 거쳐 연내 거래를 마무리하고 두 회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거래가 끝나면 JB금융은 캄보디아(상업은행)와 미얀마(소액금융), 베트남(증권), 인도네시아(여신전문금융사)에 이어 5번째 해외 거점을 확보한다.

JB금융 내부에서는 이번 인수를 여전사 확보 이상으로 보고 있다. JB금융 고위 관계자는 "현지 여전사 인수를 통한 은행 전환까지 염두에 둔 진출"이라고 말했다. 대출사와 리스사를 함께 사들여 소액금융사로 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은행 라이선스까지 노리는 그림이다.

인수 대상 두 곳은 이미 현지 라이선스를 받아 영업 중이다. 코르키크레딧은 2017년 6월 키르기스스탄 중앙은행(NBKR)에 등록된 유한회사 형태의 소액대출사(MKK)다. 수도 비슈케크에 본사를 두고 개인 소비자대출과 소상공인 사업자대출을 주력으로 한다. 코르키리싱은 2022년 설립돼 작년 1월 현지 국가금융감독청으로부터 리스업 라이선스를 받았다. 인수가 완료되면 대출과 자동차 리스를 JB우리캐피탈 산하에서 다룰 수 있는 구조다.

은행 전환에 앞선 중간 단계로는 수신 기능 확보가 거론된다. JB우리캐피탈 관계자는 "은행 전환 이전 단계에서는 MFK에 예금 수신 기능, 즉 조달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B금융지주 차원에서 자본을 투입할 경우 수신 기능이 있는 라이선스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키르기스스탄 현지 인가 절차 자체도 수신 기능 확보를 전제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르기스스탄은 비은행 소액금융기관을 소액대출사(MKK)와 소액금융사(MFK) 등으로 나눠 관리한다. 이 중 예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중앙은행에서 수신 인가를 받은 소액금융사뿐이다. 2022년 개정된 NBKR 기준에 따르면 수신 소액금융사의 최소자본금은 6억솜(약 100억원)으로 소액대출사(5000만솜)의 12배다. 수신 기능을 확보하면 한국에서 외화로 들여오는 자금 대신 현지 통화로 조달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관건은 자본금…신규 은행 문턱 30억솜

변수는 은행 전환에 드는 자본이다. NBKR은 올해부터 외국은행 지점을 포함해 신규 설립 은행의 최소자본금을 30억솜(약 500억원)으로 정했다. 은행 신규 설립을 신청하는 곳에는 이 기준이 적용된다. 기존 은행은 올해 7월 10억솜을 시작으로 2030년 7월까지 30억솜으로 단계적으로 자본요건을 맞춰야 한다.


자본요건 500억원은 이번 인수가 177억원의 세 배에 가깝다. 은행 전환을 하려면 인수 이후에도 그룹 차원의 대규모 증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JB금융은 해외 법인에 자금이 필요할 때 결정이 빠른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얀마가 대표적이다. JB우리캐피탈은 2017년 소액대출법인 JB캐피탈미얀마를 세웠지만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현지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JB우리캐피탈이 2023년 일찌감치 자금을 넣어 법인 정상화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2021년 21억원 규모이던 JB캐피탈미얀마 자본은 이듬해 16억원까지 줄었다가 2023년 증자에 나서며 자본금이 4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171억원 규모로 늘었다. 같은 기간 10억원 흑자를 내는 등 정상화 속도가 빠른 편이다.

현지에는 소액금융사가 은행으로 전환한 선례가 있다. 소액금융사 '파이낸셜그룹 컴패니언'은 2015년 10월 NBKR로부터 은행 전환 사전 인가를 받은 뒤 2016년 1월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해 '컴패니언 은행'으로 전환을 마쳤다. 당시 자본금은 약 10억솜이었다. 10년 만에 신규 은행 문턱이 세 배로 높아진 셈이다. 컴패니언은 전환 당시 주식회사 형태였던 반면 코르키크레딧은 유한회사인 만큼 전환 과정에서 법인 형태 변경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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