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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HD현대건설기계, 울산공장 선진화 자금 여력은

②2025년 6월까지 2141억 투입…현금성자산 확보, 차입여력 증대

이민호 기자  2023-12-19 13:54:38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HD현대건설기계의 울산공장 선진화가 올 들어 본격화됐다. 2025년 6월까지 총액 2141억원 투자가 계획돼 최대 자금소요 이벤트로 꼽힌다.

HD현대건설기계는 북미시장에서의 영업성과를 바탕으로 선진화 작업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했다. 그동안 차입금을 꾸준히 줄여나가 유사시 현금을 보강할 수 있는 차입여력도 키워뒀다.

◇울산공장 선진화 2141억 투입…자본적지출 확대 전망

HD현대건설기계는 2017년 4월 출범 이후 해외 자회사에 대한 지배구조 재편작업을 진행해 왔다. HD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적분할 초기에는 인도법인(668억원)과 중국법인(지분 60%·2216억원) 등 분할 당시 인수하지 못한 해외법인 지분 매입에 초점을 맞췄다. 2021년부터는 브라질법인(738억원)과 중국법인(잔여지분 40%·1464억원) 등 해외사업 강화와 지배력 확대가 중심이 됐다.

HD현대건설기계 울산공장 전경. 출처: HD현대건설기계

반면 자본적지출(CAPEX) 소요는 비교적 적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과 지난해 연결 기준 CAPEX는 매년 1000억원을 밑돌았다. 2021년에는 773억원, 지난해는 683억원에 머물렀다. 북미시장에서 건설기계 수요가 급증한 이후에도 국내외 설비증설에 큰 돈을 들이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HD현대건설기계의 최대 자금소요 이벤트로는 울산공장 선진화가 꼽힌다. 이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2021년 12월이다. 2025년 6월까지 총액 1941억원을 투자해 국내 핵심 사업장인 울산공장 생산능력(캐파, CAPA)을 끌어올리는 내용이다. 투자총액은 2141억원으로 한 차례 상향 조정됐다. 그 일환으로 올해 3월 모회사(지분율 33.12%) HD현대사이트솔루션 울산공장을 123억원에 양수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울산공장 선진화가 본격화되면서 CAPEX는 예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누적 CAPEX가 796억원으로 2021년이나 지난해 연간 수준 이미 뛰어넘었다. 그동안 현금흐름 대비 미미했던 CAPEX의 영향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2021년과 지난해의 경우 CAPEX가 낮게 유지되면서 영업실적이나 운전자본 변화가 현금흐름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

◇영업익 호조에 현금흐름 개선…차입금 지속상환에 현금보강 여력 확보

울산공장 선진화에 소요되는 금액이 만만찮은 만큼 조달전략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먼저 현금성자산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2020년 말 8898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4209억원으로 감소했지만 현재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만으로도 울산공장 선진화 자금을 충당하는 데 무리가 없다.


기본적으로 영업성과가 올라오고 있는 덕분이다. 2021년 11월 인프라투자법(IIJA) 시행으로 미국에서 건설기계 수요가 급증,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916억원으로 부진했던 영업이익이 2021년 1607억원, 지난해 1706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2304억원까지 확대됐다.

영업이익 증가에도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이유는 울산공장 선진화를 위한 여력 확보를 위해 보수적 관리에 집중한 탓이다. 차입금을 줄인 점이 대표적이다. 차입여력을 키워두면 유사시 차입을 일으켜 현금을 보강할 수 있다.


2021년 말 1조2765억원까지 늘었던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올해 3분기 말 8875억원으로 감소했다. 구체적인 항목별로는 해외법인의 외화 단기차입금과 국내 회사채 상환이 두드러졌다.

특히 HD현대건설기계는 공모채와 사모채를 조달전략의 한 축으로 빈번하게 이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일부를 상환하고 나머지를 차환하는 방식으로 회사채 미상환잔액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은 129.6%에서 90.8%로, 차입금의존도(총차입금/자산총계)는 35.9%에서 25.5%로 각각 하락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로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3분기 경영실적 관련 기업설명회(IR) 자료를 통해 "꾸준한 차입금 상환으로 올해 3분기말 부채비율과 차입금비율(총차입금/자본총계)이 각각 100%와 50% 이하로 진입하며 재무건전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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