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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재무점검

코오롱글로벌, 부채비율 '300%대' 진입 방안은

차입금 1조에 부채비율 560%…서초 스포렉스 토지 4301억에 양도, 상환 재원 마련

김서영 기자  2025-01-14 15:35:12
코오롱글로벌이 부채비율을 300%대로 개선할 계획이다. 그룹 내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와의 서초 스포렉스 토지와 건물 양도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4000여억원을 손에 쥐게 된 덕분이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으로 차입 상환을 통한 부채비율 관리에 나선다.

코오롱글로벌은 자산 유동화를 통해 부채비율을 빠르게 낮추면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전망이다.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했고 총차입금이 1조원을 웃돌며 재무 부담이 커졌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560%에 이르는 등 건설사 가운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선제적 유동성 확보…총차입금 1조, 부채비율 560%

최근 건설업계는 개별 건설사의 부채비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달 초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이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동아건설은 2023년 말 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처럼 부채비율이 400%를 넘었다. 같은 시기 신동아건설 부채비율은 428.75%였다.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에 위기가 닥치자 코오롱글로벌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559.6%로 나타났다. 앞서 부채비율이 400%대였던 태영건설과 신동아건설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다.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이 치솟았던 이유는 유동성 확보에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이 상승한 가장 큰 원인은 금융비용과 원가였다"며 "비우호적인 조달 상황 속 1금융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돼 차입금 규모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조391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8400억원)와 비교해 65.7% 뛴 수치다. 총차입금이 1조원을 넘은 건 2012년 말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은 330억원에서 707억원으로 1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차입부담 확대에 더해 수익성도 악화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작년 3분기 말 965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208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261억원) 대비 14.66% 늘었으나 원가 부담이 커지며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334억원을 쌓은 게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출처: 코오롱글로벌 사업보고서)

◇4300억 자산 유동화에 부채비율 300%대 예상

지난해 4분기 코오롱글로벌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자산 유동화다.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서초 스포렉스 토지 및 건물'을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양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서울시와 손잡고 2030년까지 서초 스포렉스를 지상 25층 규모의 복합업무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양도 자산은 구체적으로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24-2~4번지, 1324-13~14번지 일대 토지 및 건물이다. 양도금액은 코오롱글로벌의 2023년 연결 기준 자산총액의 16.73%에 해당하는 4301억원이다.

사실상 그룹 지원을 받는 것과 다름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코오롱그룹에 속하는 계열사들이다. 산업 재료나 화학제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작년 3분기 말 누적 영업이익으로 600억원을 기록했고 현금성자산은 3059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최근 자산 양도 작업을 마무리 짓고 2024 회계연도 반영만을 남겨둔 것으로 전해진다. 4000억원이 넘는 현금이 유입되면 이는 곧바로 부채비율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내부적으로 이번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작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을 300%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채비율이 차입을 확대하면서 상승했던 것이기 때문에 자산 양도를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차입금 감축에 나설 예정이다.

▲서초동 스포렉스 부지 (출처: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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