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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CFO

전연보 한화시스템 CFO, 투자·재무 거머쥔 그룹 살림꾼

⑤인사·전략·기획 등 폭넓은 커리어…'수익제고·밸류업 동참'으로도 수완 입증

최은수 기자  2025-07-16 11:28:23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한화시스템 전연보 재무실장(CFO, 사진)는 2023년 보임했다. 당시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 CFO가 연쇄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모회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를 맡다가 자회사(한화시스템)로 자리를 옮기는 특이한 인사였다.

앞서 계열사 CFO의 이례적인 이동을 통해 각 사 재무를 직접 들여다 봐 경험이 풍부한 전 CFO를 한화시스템 CFO 적임자로 본 그룹 시그널을 읽을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보다 규모는 작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보면 재무와 투자, 사업 성과까지 현안을 샅샅이 살필 수 있는 베테랑 재무통의 손길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전연보 CFO, 그룹서 가장 폭넓은 커리어 쌓은 재무전문가

전 CFO는 대구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케미칼 회계팀, 경영기획실에서 일한 인사다. 2013년 5월 인사를 통해 한화케미칼에서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이후 한화케미칼 인력운영팀, 전략기획 담당 임원으로 역할이 바뀌다 2014년 한화케미칼 재무회계팀장으로 보임했다.


재무 부문으로 보폭을 넓힌 그해 11월에 지주사인 ㈜한화로 이동했다. ㈜한화에선 재경본부 산하 재무관리실장을 맡았고 2017년 12월 인사 때는 상무로 승진했다. 2018년까지 한화에서 재경본부 재무관리실장을 역임했다.

2019년엔 다시 한화케미칼로 돌아와 회계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2020년 6월에는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해 출범한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재경부문장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2021년 3월부터는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회계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그해 한화솔루션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2021년 11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옮겨 재무실장으로 재무 업무를 총괄했다. 2022년 12월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재무실장으로 역할이 바뀌는데 다시 2023년 9월 한화시스템으로 이동했다.

◇노련함 앞세워 빠르게 재무안정·수익성 제고…밸류업 트렌드에도 동참

전 CFO는 1966년생으로 한화 재무라인에서 중간 이상급 연배다. 그러나 한화 전 계열사 재무라인을 통틀어 가장 잦은 인사 이동을 경험한 인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재무에 국한하지 않고 인력운영·전략기획 등 다양한 부문에서 폭넓은 커리어를 경험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이 한화오션 추가 출자를 비롯해 굵직한 현안을 완수해야 하는 것도 그룹에서 전 CFO를 콜업한 이유로 꼽힌다. 2021년 증자 이후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구조를 유지했지만 운전자본을 관리 과정에서 둔화한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 개선도 필요했다. 전 CFO 부임 전 한화시스템은 2023년 상반기 연결 OCF가 마이너스(-)666억원이다. 당기순이익(2597억원)을 올리고도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전 CFO가 부임한 이후 한화시스템은 재무 및 수익 지표에서 빠른 속도로 개선세를 보였다. 먼저 2024년 한화시스템은 창립 후 최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부채비율 역시 100% 초반을 유지중이며 순차입금/EBITDA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전 CFO는 2023년 합류했지만 아직 한화시스템 사내이사는 아니다. 전임자인 윤안식 부사장은 재직 중이던 2022년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윤 부사장은 임기 만료(2024년 3월)를 앞두고 2023년 3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나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했고 그해 9월 한화솔루션 CFO로 이동했다.

다만 전임자인 윤 부사장의 경우 3년 간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다 사내이사로 추인됐다. 이런 전례와 최근 전 CFO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한화시스템의 성장세와 성과를 종합하면 그 역시 등기임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올해 6월엔 그룹 계열사 중에선 이례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내놨다. 한화시스템은 연평균 매출액 16% 이상, ROE는 10%대를 전망하고 최소 주당배당금(DPS)을 350원으로 제시했다. 향후 배당정책에 대한 사전계획도 공지하고 주주를 대상으로 한 현금배당 예측가능성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ESG 종합등급 A이상을 유지와 지배구조 핵심지표 추가 준수 계획도 내놨다.

한화그룹의 경우 신사업 정비와 내부 안정, 승계 등에 주안점을 두다보니 GS그룹과 함께 올해 1분기 말 기준 밸류업 정책에 동참한 계열사가 한 곳도 없었던 기업집단으로 부류된다. 그러나 역량과 노련함을 전 CFO 체제에서 한화시스템이 밸류업의 첫발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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