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 7위 한화그룹은 올해 김승연 회장이 김동관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한 세 아들에게 ㈜한화 보유 지분 절반을 증여했다. 공정위원회에선 여전히 약 11%의 지분을 보유한 김 회장을 동일인으로 해석하지만 한화에너지를 통한 간접지배력을 고려하면 김동관 부회장 등을 통한 경영승계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계열사 C레벨에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우석 부사장은 2022년 승계가 본격적으로 화두로 떠오를 때 부임한 후 줄곧 그룹 CFO로 재직 중이다. 한화그룹 승계 국면에서 한화에너지를 활용하고 오너3세 세금 부담을 경감하거나 이연하는 과정 등에도 재무통이 김 부사장이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0년 한화맨, '승계 지렛대' 한화에너지로 나타난 오너가 인연 김우석 부사장은 한화그룹 재무팀 출신이다. 1968년 9월생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1992년 졸업한 뒤 한화그룹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화솔루션의 전신인 한양화학 경리부로 입사한 후 그룹 경영기획실 재무팀 부장, 그룹 미주본부 부장 등을 거쳤다.
2015년 12월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상무)으로 이동했고 2019년 7월에는 한화컨버전스(옛 에스티아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1년 7월에 한 차례 연임했으나 같은 해 11월 사임한 뒤 ㈜한화로 적을 옮겼다.
전임인 김민수 부사장의 경우 재무실장(CFO)에 오른지 채 1년이 안돼 교체됐다. 후임자인 김 부사장은 2022년 당시 한화그룹이 대대적 외형 확장과 승계작업을 함께 타진하는 과정에서 중용된 셈이다.
김 부사장은 지배주주 가까이에서 그룹 재편 작업을 보좌해온 인물로 손꼽힌다. 특히 안정적인 재무 감각과 역량을 갖췄는 평가를 받는다.
오너 일가와 김 부사장의 접점이 외부로 나타난 시기는 2005년이다. 김 부사장은 당시 한화그룹 재무팀 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한화가 보유한 한화S&C 주식을 김동관 부회장에게 저가에 매도했다는 논란으로 송사에 휘말렸다. 한화S&C는 한화그룹 오너 3세들이 보유하고 있던 개인회사다.
㈜한화 정보부문을 떼어내 2001년 출범했다. 2005년 당시 ㈜한화는 김동관 부회장에게 지분 전량인 66.7%을, 김승연 회장은 33.3% 보유한 지분을 각각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에게 각각 16.5%를 양도했다. 이후 증자를 거치며 지분율은 김 부회장 50%, 김 사장 및 김 부사장 각각 25%이 됐다.
해당 양도 과정에서 배임 문제가 제기됐는데 재판 결과 김 부사장은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한화S&C는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한화S&C(신설법인)로 물적분할했다. 에이치솔루션은 2021년 10월 자회사 한화에너지를 흡수해 사명을 바꾸면서 지금의 한화에너지가 됐다. 2025년 3월말 기준 우선주 포함 ㈜한화 지분 28.12%를 보유 중이다.
◇신사업 광폭 투자 위한 '부채비율 개선' 중장기 과제 ㈜한화는 거의 매년 두차례 이상의 조달을 이어온 정기 이슈어(Issuer)다. 김 부사장의 전임자인 김민수 부사장과 전전임자인 서광명 부사장이 재무 총괄을 맡을 때에도 이 기조는 계속됐다. 각각 2021년 5월과 2022년 2월에는 ESG채권을 연달아 발행한 게 대표적이다.
김우석 부사장의 부임 후에도 ㈜한화는 'A+, 안정적' 신용등급과 전망을 통해 부채자본시장(DCM) 주요 이슈어로 활동했다. ㈜한화의 조달 전략을 살펴보면 김 부사장의 당면 과제가 단순히 그룹 거버넌스 승계에만 있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한다.
한화는 올해에도 DCM 문을 두드렸다. 각각 올해 2월 회사채로 두 차례에 걸쳐 총 4000억원을 조달했다. 해당 자금은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했다. 더불어 일부 자금은 CP를 통한 리볼빙으로 마련했다.
그룹 차원에서 김 부사장의 다음 과업은 부채비율 관리다. 한화그룹은 꾸준히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하곤 있지만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공시대상기업집단 비금융·보험사 기준 재무현황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2025년 부채비율은 145.47%로 2024년(134.45%) 대비 11.02%포인트 상승했다.
한화그룹이 전사적 차원에서 방산과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시장 등 여러 신사업을 겨냥하는만큼 당분간은 지속적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킬 전망이다. 김 부사장 역시 그룹 재무총괄로서 투자와 재무관리의 최적 성과를 내기 위한 지점을 찾는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