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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는 지금

'내실의 교보'는 옛말, 자산 2위에 순이익은 3위

②2023년 총자산 규모에서 한화생명 제쳐…순이익 격차는 줄어드는 중

조은아 기자  2025-06-30 07:51:43

편집자주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삼성·한화·교보'의 빅3로 재편된 지 오래다. 그간 많은 도전자들이 빅3의 아성을 깨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생명보험 시장은 혁신도 경쟁도 없는 '재미없는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그나마 최근 몇 년 금융지주들이 보험업 확대에 공을 들이면서 중상위권 업계에선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반면 중하위권 보험사들은 날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인구 변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둔화 등 보험업 전반을 둘러싼 위험요인은 중하위권 보험사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생명보험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여다봤다.
'외형은 한화, 내실은 교보'. 교보생명은 한화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업계에서 오랜 경쟁 구도를 형성해왔다. 선두에 삼성생명을 두고 2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순위 다툼을 벌였다.

이들의 라이벌전이 더욱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양사의 경영 전략이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내실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화생명은 외형을 우선에 뒀다. 실제 외형을 보여주는 자산이나 수입보험료 측면에선 한화생명이 줄곧 2위를 차지했고 내실을 보여주는 순이익 규모에선 교보생명이 거의 매년 한화생명을 앞섰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역전이 벌어졌다. 어느 순간 교보생명의 외형이 한화생명을 앞섰으며 두 곳의 순이익 격차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엔 한화생명이 교보생명보다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외형 2위'는 옛말, 자산·수입보험료 모두 한화생명 제쳐

1990년대까지는 삼성생명,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빅3로 불리며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특히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은 엇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소형 생보사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판세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때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경영권을 잡으면서 내실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영업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 교보생명은 불필요한 점유율 경쟁에 불참을 선언했다. 반면 2002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대한생명은 본격적으로 덩치를 불리면서 격화된 영업 전쟁에도 적극적으로 참전했다.

그 결과 2020년대 초반까지 두 곳의 총자산과 수입보험료 변화 추세를 살펴보면 외형 면에서 한화생명은 줄곧 교보생명을 앞질렀다. 2010년 한화생명의 총자산 규모는 64조4830억원, 교보생명의 총자산 규모는 57조8846억원으로 7조원가량 차이가 났지만 5년 뒤인 2015년에는 그 격차가 12조원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2020년에 접어들면서 차이가 조금씩 줄어들더니 2023년 역전이 벌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교보생명의 총자산이 교보생명 122조4090억원, 한화생명 122조1350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총자산 규모가 여전히 더 크다.

수입보험료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2016년까지만 해도 한화생명의 수입보험료가 3조원 가까이 많았지만 격차가 점점 줄더니 2021년 처음 둘의 위치가 바뀌었다. 2023년의 경우 교보생명의 수입보험료가 19조원에 육박하며 한화생명보다 5조원가량 더 많았다. 다만 지난해는 다시 자리가 바뀌면서 한화생명이 우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게 줄어든 순이익 격차, 승자는

내실은 어떨까. 그간 내실 경영의 승자는 교보생명이었다. 2010년 이후 교보생명 순이익은 거의 대부분 한화생명의 순이익을 웃돌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한화생명이 순이익 2위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이 교보생명을 제치고 생명보험업계 2위를 차지한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반짝' 1위 탈환이 아니라 추세적으로 둘의 순이익 격차가 크게 줄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분간 두 회사의 순이익이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는 지난해와 분위기가 180도 바뀌면서 다시 교보생명의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두 곳 모두 순이익이 크게 뒷걸음질했는데 한화생명의 순이익 감소폭이 더 컸다.


보험사의 미래수익을 보여주는 보험계약마진(CSM)에서는 다시 한화생명이 앞서나가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CSM 잔액은 9조10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1.4%(1293억원) 줄어든 수치다. 2023년에 전년 말 대비 잔액이 5.4%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CSM 보유고가 축소됐다.

교보생명은 CSM 잔액 규모 자체는 한화생명보다 작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결산을 앞두고 보험업계에서는 계리적 가정의 변경에 따른 CSM 감소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교보생명은 지난해 CSM 잔액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CSM 잔액이 6조43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5%(6132억원) 증가했다. 2023년에도 CSM을 전년 대비 7.1% 늘렸는데 1년 전보다 CSM 증가폭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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