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한화의 CFO

박지철 한화에어로 실장, 대규모 투자 속 재무 안정 과제

②그룹 미래 쥔 사업 확장 국면서 중용, 장기 관점 재무관리 숙제

최은수 기자  2025-07-04 10:44:08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박지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실장(사진)은 1970년생으로 2023년 임원인사부터 처음 CFO 보직을 맡았다. 한화그룹은 국내 주요 기업집단 가운데서도 CFO 연령대가 비교적 높다. 한화그룹 안에도 1969년대 생 CFO가 주력 계열사에 포진해 있는데 이 기조를 뚫고 재무총괄로 올라섰다.

박 실장은 그룹의 최대 현안이었던 대우조선해양 인수부터 미국 현지 시장 투자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굵직한 자금 이슈를 앞두고 CFO로 선임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 호재 등을 업고 짧은 기간 빠른 성장을 해온만큼 이제는 재무 안정 과업이 새롭게 주어졌다.

◇한화 주요 계열사 중 갤러리아 이어 첫 1970년대생 재무통

박 실장은 올해로 CFO 3년차를 맞았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2023년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실장(상무보)으로 부임했다. 이후 한화 경영담당부문 담당임원(전무)을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FO로 인선됐다. 앞서 여러 계열사에 몸 담으며 재무, 회계 업무를 담당해 왔는데 CFO 경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며 한화테크윈으로 그룹 계열사 첫 발을 뗐다. 인수 이후 김영한, 박경원, 전연보, 박지철 등 총 4명의 CFO가 재직했는데 박 실장은 이들 가운데 유일한 1970년대생이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CFO와 비교해도 젊은 축에 속한다. 한화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가운데 한화갤러리아 정일규 CFO(1975년생) 다음으로 나이가 어리다. 앞서 한화갤러리아 CFO와 박 실장을 제외하면 그룹 주요 계열사 CFO는 모두 1960년대생이다.

한화갤러리아의 박 실장과 마찬가지로 정 CFO 역시 각 계열사별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했던 2023년 부임했다. 당시 한화갤러이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 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면세 사업 부진까지 겹쳐 건전성이 저하됐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 CFO 자리에 젊은 피를 공급하는 국면에선 양사가 비슷한 궤적을 보인다.

박 실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부임할 때에도 글로벌 법인 투자, 분할 등 지분 관련 활동 등 여러 이유로 현금 유출이 이어졌다. 2022년 한화로부터 양수한 방산 사업부를 흡수했고 같은 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도 대규모 자금 소요와 연결된다.

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방위사업체로서 키우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를 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외연을 확대하는 시기에 박 실장이 합류했다. 자연스럽게 육상 무기 등 방위산업 시장 호조로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긴 했지만 계속되는 큰 규모의 투자를 감내할 수준은 아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내 박지철 재무실장에게 가장 요구되는 역할로 관리와 안정이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둘러싸고 장기간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진 점도 안정화 등 후속작업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단순 계열사 관리부터 시작해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보충, 채무 상환 대응 등이 남겨진 주요 재무 과제다.

◇퓨쳐프루프 투자·오션 지분추가 매수 마무리 후 부각되는 재무관리 필요성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 확대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며 레버리지 지표가 악화됐다. 2025년 1분기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9조4483억원이다. 전년 동기인 2024년 1분기(2조9716억원) 대비 6조5000억원이 늘었다. 비율로 보면 3배가 넘게 늘었다.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말을 기준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더불어 올해는 상황에 따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또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늘어난 현금 창출력 개선 흐름과 비견해도 9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 된다.

아직도 영업현금흐름창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공격적인 지분투자를 단행한 데 따른 재무부담이 남아있다. 작년엔 '한화퓨쳐프루프'에 5억달러(한화 약 6700억원)를 출자했고 연말엔 한화오션 연결대상 편입에 이은 지분 추가 매수 이슈에도 대응해야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당분간 재무 관리와 관련한 이슈는 계속 부각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 구조엔 방산업의 특수성도 녹아 있다. 먼저 방산 역시 수주산업의 일종이다보니 계약 이후 선수금 명목으로 고객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는다. 해당 선수금은 회계상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방산업이 호조를 보일수록 일시적으론 부채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2025년 1분기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332.7%다. 2024년 말(281.3%) 대비 50bp(1bp=0.01%)나 상승했다. 통상 부채비율 적정선을 150% 안팎에서 보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분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속적인 재무 개선을 위한 액션플랜을 내놓고 그에 맞춰 움직어야 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