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 2위 한화생명은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보험사 중 신종자본증권 등을 활용한 자본확충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배당가능이익 감소와 이차역마진 방어 등을 염두에 두고 잰걸음이 필요한 시기다.
임석현 한화생명 CFO(전무,
사진)가 중책을 맡았다. 더불어 그는 한화생명에서 전략기획집행책임자(CSO)도 겸하고 있다. 현재까진 전사전략·재무혁신관리부터 인재개발·인사·보상·노무, 미래형 보험상품개발 및 융자사업 등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역량으로 재무건전성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이다.
◇임석현 전무, 넓은 업무 스펙트럼 기반 'CSO 겸직' 부활
임석현 전무는 1969년생으로 1995년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졸업과 동시에 당시 대한생명(한화생명 전신)에 입사했다. 한화생명이 대한생명을 인수하며 생명보험업에 진출한 점을 고려하면 한화금융계열사에만 30년을 종사한 셈이다.
한화생명에서만 커리어를 쌓았으나 업무 스펙트럼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간 관리자 시절엔 미래형 보험상품개발 업무를 담당했고 임원 초기 융자사업 등 상품과 영업 관련 직무도 거친 게 대표적인 예다. 관리자 시절부턴 인사 관련 경험도 쌓았다. 2016년 인재개발팀장을 시작으로 2017년엔 인사팀장으로 인력관리를 주도했다. 2018년 말 상무보 승진 뒤에도 인사팀장으로 2019년 말까지 조직을 이끌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주도해 라이프플러스(Lifeplus) 브랜드를 내부에 이식한 시기에 신상품 개발 경험도 쌓았다. 라이프플러스 솔루션(Lifeplus Solution)팀장(상무보)을 맡으면서다. 디지털 환경에 맞게 가입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고 카카오페이 인증을 도입, 다이렉트보험 모바일 체계인 '온슈어' 사이트를 론칭도 그의 손을 거쳤다.
2021년 상무로 승진한 뒤엔 융자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용대출, 보험계약대출, 보험금 신청 등 업무를 추진했다. 비대면 거래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시스템 안전망을 구축하는 성과도 냈다. 2021년 말 전무로 승진해 2022년 융자사업본부장으로 1년 더 조직을 이끌다가 2023년 한화생명의 CFO로 낙점됐다.
이 시기 CSO 겸직을 시작했다. 임 전무 전까지 한화생명은 종종 CFO와 CSO를 분리해 운영했었는데 임 전무 직전까진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당시 CFO를 맡고 있었고 CSO를 따로뒀었다. 나 사장이 한화손해보험으로 이동하고 임 CFO가 CSO 겸직을 시작한 것으로도 그의 사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나쁘지 않은 수익성…제3보험 등 알짜 영업 전략으로 극대화
생명보험사 상위 3곳(삼성·한화·교보생명) 사이에선 다소 열위하지만 시야를 중소형사로까지 넓히면 임 전무 부임 후 한화생명의 재무건전성이나 수익성은 나쁘지 않다. 특히 해당 기간 자본감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한 곳으로 꼽힌다. 국내 생명보험사의 2024년 평균 자기자본 감소율은 17.4%인데 한화생명은 이를 10%로 지켜냈다.
CFO와 CSO를 겸하는 임 전무의 주요 과제는 이제 수익성 개선으로 꼽힌다. 한화생명의 보험이익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금리민감도가 높으며 나타나는 부수적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차역마진이 꼽힌다. 더불어 재무안정성을 위해 택한 적극적인 자본확충으로 빠르게 차오른 이자부담 역시 풀어야 할 과제다.
자본확충을 본격화하기 전인 2021년까지 한화생명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X100)은 두자릿수를 크게 넘어섰다. 그러나 K-ICS 제도 도입 후 본격적인 자본건전성비율 방어가 시작된 2022년엔 4.6배로 하락했고 2023년과 2024년엔 약 2.2배에 그쳤다.
현실적으로 이자비용을 절감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배치해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이 대안으로 꼽힌다.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사 가운데 가장 먼저 판매전문자회사(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도입하고 건강보험 등 제3보험 중심으로 풀어가고 있다. 이 역시 CFO와 CSO를 겸하는 임 전무의 지휘 아래에서 한 번 더 방점이 찍힌 전략이다.
자본확충은 소강 또는 마무리상태에 들어간만큼 보험영업이익이 뒷받침될 경우 장기간 지적받은 낮은 주가순자산배율(PBR) 극복도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의 PBR은 2020년 초 0.1배에서 머물다 2025년 상반기 말 0.25배로 늘었다. 여전히 자산 대비 주가가 저평가를 받고 있긴 하나 기간 상승률이 2배를 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