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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CFO

'기획통' 손종민 한화투자증권 CFO, 신사업 확장 특명

⑨전략기획팀 글로벌투자 및 그룹 컨트롤타워 경험…리스크 관리 넘어 다양한 확장 역할

최은수 기자  2025-07-24 15:42:06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전통적으로 기획관리실장이 CFO를 겸임한다. 이에 관리팀 근무 경력이 길거나 재무 및 리스크 관리에 특화한 인물들을 재무총괄 자리에 둬 왔다. 다만 2023년 보임한 손종민 기획관리실장(CFO, 사진)은 기존 한화투자증권 CFO들과는 다른 커리어를 쌓았다.

손 CFO는 전략기획·전략혁신팀 글로벌투자 부문을 거치며 커 왔다. 또 그룹 컨트롤타워를 경험해 한화투자증권 안에서도 기획통으로 구분된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중기특화 증권사' 타이틀을 손 CFO 부임 후 따냈다. 그가 작년 연임에도 성공한 비결이다.

◇손종민 CFO, 전략기획 특화한 기획통 전면 배치

손 CFO는 1970년생으로 배명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오하이오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추가 수료했다. 1999년 한화투자증권에 처음 입사한 이후 20여년을 몸담고 있다. '1970년 이후 출생·한화 순혈'로 요약되는 한화금융계열사 CFO의 공식을 따른다.

한화투자증권에선 전략기획팀, 전략혁신팀 등을 두루 거쳤다. 통상 전략기획·혁신 부문은 한화투자증권 내부에서도 핵심 부서로 꼽힌다. 더불어 글로벌디지털상품, 글로벌투자실 상무직 등 현장 실무 업무도 담당했다. 2021년부터 한화투자증권의 첫 싱가포르 법인인 '파인트리'의 출범에 일조하는 등 기획·경영관리·전략·재무 등 폭넓은 역할을 수행했다.


손 CFO의 이력 중에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기획실'을 거쳤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화금융계열사의 맏형격인 한화생명의 권혁웅 대표,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 오너3세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등이 몸담았던 곳이다. 당시 손 CFO는 경영기획실 부장직으로 비교적 높은 직무를 맡고 있었다.

손 CFO의 전임자인 이재만 전 실장 체제에선 한화투자증권은 재무건전성 회복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다. 이 전 실장은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7년 동안 CFO로 재직한 인물이다. 이 기간 한화투자증권은 2016년 2000억원, 2019년 1000억원을 유상증자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2020년대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단기 조달 수단을 기업어음(CP)을 삼고 있다. 손 CFO도 단기 레버리지 전략에선 CP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발행 흐름은 우발채무 증가 추이와 궤를 같이 한다. 2020년 말 7476억원이던 우발채무는 2021년 9000억원 중반 수준, 2022년 말 1조1945억원으로 증가해 자기자본의 60%에 가까운 비중을 보였다.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 성과 등 새로운 행보서 결실

손 CFO의 굵직한 성과는 재무 및 리스크 관리보다 한화투자증권의 새 도전을 직접 지위해 결실을 얻은 것을 꼽을 수 있다. 2024년 금융위원회가 선정한 중기 특화 증권사에 포함된 게 대표적이다. 증기 특화 증권사는 2016년부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제도다.

통상 2년 단위로 지정되는데 한화투자증권은 2024년 처음으로 선정됐다. 손 CFO가 중기 특화 증권사 준비 전면에 나섰고 선정 후 관련 전략도 직접 이끌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CFO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손 실장 부임 이후로 나타난 새로운 모습이다.

중소기업 전담조직은 SME(Small-Medium Enterprises) 사업추진 TF로 명명하고 기획관리실 산하에 배치해 신설했다. 기업 성장 단계별로 자금 조달, M&A, 상속·승계 같은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TFT 팀장은 한화생명 핀테크파트너십 TF 등을 거친 김승현 상무가 맡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중기 특화 증권사 선정 과정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M&A 솔루션을 제공하고 벤처캐피탈 펀드 조성에 금융계열사와 함께 참여한 점을 차별점으로 강조했다. 금융위가 중소기업에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 제도를 운영하는 점에 착안해 실질적인 지원 의지를 어필하며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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