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기사는 THE CFO 등록 CFO를 대상으로 2025년 7월 이뤄진 설문에 바탕해 작성했으며 아래와 같은 질문이 활용됐습니다.
Q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쪼개기 상장)이 제한될 경우 CFO가 선호할 조달 수단은 무엇인가
국내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이 어려워질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할 대체 조달 수단으로 '회사채'를 꼽았다. 자본으로 분류되는 유상증자나 신종자본증권보다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CB·BW 등 ‘유연한 부채’에 손을 든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쪼개기 상장 막히면 회사채” CFO들 선택은 ‘부채’ 중심
THE CFO가 국내 주요 기업 CFO 1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중복상장(쪼개기 상장)이 제한될 경우 차순위로 고려할 조달 수단은 회사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전체의 38.3%, 46명이 회사채를 선택했다. 복수 응답이 가능했던 해당 문항에서 공동 2위는 전환사채(CB)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관련사채 발행(30%·36명), 유상증자(30%, 36명)다.
시중은행 및 국책은행 차입조달(20.8%·25명),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17.5%·21명), 부동산 및 투자지분 등 유휴자산 매각(16.7%·20명), 계열사 차입(13.3%·16명) 등이 뒤를 이었다.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같은 자본성증권보다 CB, BW에 손을 든 CFO가 많았다. CFO들이 CB나 BW를 회사채보다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발행 시에는 부채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본 성격을 일부 띤다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선 유연한 재무전략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될 수 있음에도 CFO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만기가 30~50년으로 길긴 하지만 대부분 3~5년 뒤 금리가 급등하는 ‘스텝업 조항’이 삽입돼 있어 실질적 만기 도래 전에 차환 리스크를 수반하게 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수단(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CB/BW 일부 포함)을 선택한 CFO는 57명, 전체 응답자의 47.5% 수준이다. 나머지 63명(52.5%)은 회사채, 은행 차입, 계열사 차입 등 ‘부채로 인식되는 조달 방식’을 선택했다.
◇주주 보호 앞세운 쪼개기 상장 규제
CFO에게 IPO는 주요한 조달 수단이었다.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본으로 인정되는 형태의 조달이 필요하다. 올해 들어 20곳 안팎 기업의 IPO가 중복상장 이슈로 미뤄지거나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접근성이 뛰어나거나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기업은 은행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 부채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상법 개정과 함께 쪼개기 상장 방지를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걸었다. 쪼개기 상장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완전자회사(지분율 100%)를 신설한 뒤 해당 자회사를 상장시키는 방법이다. 이 대통령은 쪼개기 상장 때 모회사의 일반주주에 신주를 우선 배정하겠다는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향도 내놨다. 민주당은 중복상장사의 신주를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배정하는 방식으로 중복상장을 규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초 거래소는 7월 3일부터 물적분할 자회사에 강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물적분할 후 5년을 넘기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모회사의 주주 보호 대책을 검토했는데 기간 제한을 삭제하고 영업양도, 현물출자 등의 분할까지 심사 대상에 포괄했다.
기업은 물적분할을 통한 쪼개기 상장을 통해 프리IPO 투자자들에게 회수 기회를 열어주면서 공모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다. 모회사가 다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공모에 따른 지분 희석 우려도 적다.
기업 입장에선 성장 동력을 분리해 키울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지분 쪼개기로 인한 피해가 생긴다고 여겨졌다. 앞서 투자 기관, 운용사는 물적 분할과 쪼개기 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 물적분할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다. 분할 계획의 취지와 목적에 공감하지만 핵심 사업부문의 비상장화에 따라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2025 CFO 서베이는
THE CFO는 홈페이지
www.thecfo.kr에 등록된 CFO를 대상으로 2025년 7월 14일(월)부터 2025년 8월 1일(금)까지 진행했습니다. 응답자는 설문 대상 635명 중 120명으로 응답률은 18.8%입니다. 응답자 120명은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급 이상 30명(25%) △전무급 이상 21명(17.5%) △상무급 이상 43명(35.8%) △이사급 또는 그 미만 26명(21.7%)입니다. 온·오프라인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지 작성은 조영균 산업정책연구원 교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