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KRX300 소속 기업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2차전지 등 첨단 제조기업의 매출 감소폭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감소 상위 25개 기업에서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별로는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이하 현대바이오)의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9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더블유씨피와 두산로보틱스는 뒤를 이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코스피에서 올 상반기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바이오, 매출 93% 감소…더블유씨피·두산로보틱스 뒤이어 더벨 SR본부가 KRX300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기업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현대바이오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바이오의 올 상반기 매출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7%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대바이오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큰 기업으로 꼽혔다.
현대바이오는 현대전자에서 분사해 설립된 바이오제약 및 코스메슈티컬기업으로 신약 개발과 기능성화장품 사업을 병행 중이다. 문제는 주력인 탈모방지 화장품 등의 판매부진이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해당 사업으로 해외에서 5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 상반기에는 해외 매출이 1억원에 못 미치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두 번째로 매출감소폭이 큰 기업은 더블유씨피인 것으로 분석됐다. 더블유씨피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5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2% 줄었다. 더블유씨피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결기준 매출 성장세를 지켜왔는데 올 들어 이런 기조가 꺾일 조짐이 감지된다.
이런 매출 부진은 더블유씨피만의 문제가 아니다. 2차전지 관련 업체 상당수가 실적 부진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KRX300에서 매출 감소폭이 컸던 기업 25곳 가운데 10곳이 2차전지 관련 기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2차전지 관련 기업의 매출감소폭은 피엔티가 -40.4%로 더블유씨피 다음으로 컸고 삼성SDI -33.7%, 엔켐 -29.1%,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28.1%, 포스코퓨처엠 -26.7%, 엘앤에프 -25.7%, 에코프로에이치엔 -25.3%, 코스모신소재 -23.9%, 금양 -23.3%로 나타났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전기차 등 2차전지의 주요 전방산업이 예상보다 더 부진했다”며 “중국의 공급과잉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배터리기업과 경쟁에서 기술력, 시장점유율 격차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위 25곳 중 2차전지 절반…코스피·코스닥 비중은 비슷 KRX300 소속 기업 가운데 세 번째로 매출감소폭이 컸던 기업은 두산로보틱스다. 두산로보틱스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중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매출감소폭이 가장 크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협동로봇 제조와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됐는데 관련 시장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수요가 예상보다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 이슈 등까지 겹치면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이밖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0% 이상 감소한 기업으로는 HLB생명과학과 카카오게임즈가 있다. HLB생명과학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1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3% 줄어든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는 50.5% 감소한 2387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 등 콘텐츠기업이 눈에 띈다. 매출 감소폭 상위기업에 이들도 3곳 포함되어 있어서다. 게임사로는 카카오게임즈 외에 위메이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3%의 감소율을 기록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스튜디오드래곤이 24.6%가량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매출 감소 상위 25개 기업에서 코스피와 코스닥기업 비중은 거의 비슷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피기업이 12개였고 코스닥기업이 13개였다. 코스피 기업 중에서는 2차전지 관련 업체가 6곳으로 절반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