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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산은캐피탈과 IBK캐피탈이 유사한 사업 구조 속에서 상이한 수익성 흐름을 보였다. 양사 모두 기업금융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산은캐피탈이 IBK캐피탈보다 다소 높은 수익성 지표를 기록했다. IBK캐피탈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업계 내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사업 전략과 자산 구성의 방향에서 비롯된다. 업권 전반이 침체였던 2022년 이후 산은캐피탈은 보수적인 운용으로 빠르게 높은 수익성을 확보했다. 부동산PF를 적극 취급했던 IBK캐피탈은 상대적으로 개선 폭은 작았으나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갔다. 양사 모두 향후 질적 성장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ROE 변동폭 차이, 산은캐피탈 '고수익' 구간 유지 수익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은 산은캐피탈이다. 산은캐피탈은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순이익률) 모두 높게 나타났다. 2021년 고점 이후 등락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산 활용에서 경쟁력을 보여왔다. IBK캐피탈은 수익성 지표가 비교적 낮지만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산은캐피탈은 ROA 관리에서 전반적으로 우위를 보인다. 대부분 2%대 수준을 유지했으며 2021년 3.44%로 정점을 찍었다. 이듬해에는 자본시장 침체 영향으로 ROA가 1.7%로 일시적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2023년에 곧바로 2%대로 회복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도 2.36%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산은캐피탈이 자산 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IBK캐피탈은 1%대에서 2% 초반을 오가며 산은캐피탈보다 낮은 ROA가 지속됐다. 다만 지난해부터 2%대에 진입했으며 올해는 2.12%로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였다. 이는 투자금융 부문의 회복과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의 성과로 풀이된다. IBK캐피탈이 산은캐피탈과의 ROA 격차를 좁히면서 수익성 흐름에도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ROE의 경우 두 캐피탈사의 성격 차이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낸다. 산은캐피탈의 ROE는 2016년 이후 고수익 구간에 진입해 2021년에 21.56%까지 급등했었다. 2022년 11.08%로 크게 하락했으나 다시 반등해 올해 상반기 15.19%를 기록했다. 반면 IBK캐피탈의 ROE는 대체로 11~15% 범위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이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수익성 중심 영업 기조 유지, IBK캐피탈 '3000억' 순익 목표 산은캐피탈과 IBK캐피탈은 수익성 중심 전략을 핵심축으로 삼아 향후에도 영업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산은캐피탈은 부동산PF 위축으로 기업금융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투자금융에서 이를 보완했다. 올해 상반기 총자산성장률이 5.4%로 투자금융 위주로 자산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부실여신 부담이 완화되며 대손비용이 환입된 점도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산은캐피탈은 총자산 10조원 진입을 계기로 경영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우선 IB업무 분야에서 시장 선도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집중된 모습이다. 기업대출 부문은 부동산 의존도를 낮추고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여신을 선별적으로 취급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꾀하는 중이다.
IBK캐피탈은 중소기업금융 영업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자마진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 투자금융 부문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관련 손익 변동성도 커졌다. 특히 수익성과 성장성 등을 고려해 위탁운용사(GP)펀드 비중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IBK캐피탈은 GP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해 운용수익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순이익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업계 톱티어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익 기반을 확장하고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자산 확대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수익성이 높은 IB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또한 CIB(기업투자금융) 공동 참여를 통해 수익 창구를 다변화하고 포트폴리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