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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산은캐피탈과 IBK캐피탈이 업계 내 최상위권 수준의 건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양사 모두 연체율과 NPL비율이 0%대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산은캐피탈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실률로 자산건전성에서 한발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스크 관리 체계와 선별적인 자산 운용 전략이 뒷받침됐다.
양사는 보수적 여신 정책과 사전 모니터링 강화로 잠재 부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IBK캐피탈은 부동산PF 관리 종합대책을 매년 수립한다. 테마감리로 요주의 사업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며 PF 익스포저를 꾸준히 축소 중이다. 산은캐피탈은 사업장 심사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통해서는 통합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정적 지표 속 PF 관리서 드러난 미세한 격차 산은캐피탈은 대체적으로 IBK캐피탈보다 NPL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해왔다. 두 캐피탈사 모두 건전성을 지속 개선하며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산은캐피탈은 2018년을 제외하고는 큰 등락 없이 하향 안정화했다. 2%대였던 IBK캐피탈은 지표를 큰 폭으로 개선하며 1% 미만을 하회하고 있다. 업계 최상위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했으나 산은캐피탈보다는 여전히 다소 높은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
IBK캐피탈이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NPL비율이 산은캐피탈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됐었다. 다만 이후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다른 양상을 보였다. IBK캐피탈이 부동산PF를 적극 취급했던 만큼 NPL비율 상승 폭이 더욱 가팔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산은캐피탈의 NPL비율이 0.37%를, IBK캐피탈은 0.92%를 기록하며 격차가 다시 나타났다.
연체율도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건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꾸준히 0%대 중반 수준에서 연체율을 관리하며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2023년에 일시적으로 상승하긴 했으나 빠르게 정상화하며 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IBK캐피탈도 2020년 이후 연체율이 0.3~0.9% 범위로 유지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부터는 연체율 변화에 미세한 차이가 나타났다. 산은캐피탈은 부실채권 매각으로 연체율을 1년 만에 0.86%포인트 낮췄다. 반면 IBK캐피탈은 일부 부동산금융 대출에서 신규 연체가 발생했다. 다시 산은캐피탈보다 연체율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업권 내에서는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올해는 산은캐피탈의 연체율이 0.27%를, IBK캐피탈이 0.85%를 기록했다.
◇올해도 PF 리스크 과제, 사후관리 집중세 올해 건전성 관리의 중점 과제는 부동산 중심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산은캐피탈의 부동산PF 자산은 1조2500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의 12%를 차지했다. IBK캐피탈은 1조5142억원으로 2022년 이후 25% 줄이며 비중도 14%로 대폭 축소했다. 두 캐피탈사 모두 부동산 익스포저를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리스크 완충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며 질적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고객정보 사후관리와 채권 이슈관리, 여신감리 등이 이뤄진다. 산은캐피탈은 이를 기반으로 부실채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업계 최상위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IBK캐피탈도 선별적인 여신 운용에 집중한다. 미분양, 공사 지연 등 사업장 리스크 요인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 신규 여신은 사업성과 담보력을 면밀히 검증해 실행된다. 조기경보 체계를 통해서는 고위험 사업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비부동산 금융자산 취급을 확대하고 부동산금융은 정책 방향을 반영해 선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