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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한화생명 vs 신한라이프

규모의 한화, 실속의 신한…흔들리는 빅3 판도

①[종합]자산 두 배 큰 한화, 순익은 신한 우위…보험부문서 희비

정태현 기자  2025-12-17 07:12:47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신한라이프의 순익 증가세가 매섭다.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치를 올해 3분기 만에 달성할 정도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 업계 순익 3위가 유력하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견고한 빅3 체제에 균열을 낸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1년 만에 순익 2위에서 4위로 2단계 내려왔다. 업계 전반적으로 작용한 예실차 이슈에 보다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3분기 보험부문 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장기간 빅3 유지한 한화, 합병 후 바짝 쫓은 신한

한화생명은 현존하는 국내 최초의 생명보험사다. 1946년 설립된 이후 오랜 업력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저축성 보험과 연금보험 판매를 빠르게 늘렸다. 지난 2003년부터 총자산 2위를 유지할 수 있던 것도 장기간 외형 확장에 집중한 덕분이다.

신한라이프는 1989년 신한은행의 자회사 신한생명으로 출범한 뒤 2005년엔 신한금융지주에 편입됐다. 중위권에 안착해 있던 신한생명은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합병하면서 단숨에 업계 4위권으로 부상했다. 총자산도 합병 전 34조원대에서 67조원으로 불어나 3위 교보생명(107조원대)과의 격차도 좁혔다.


두 곳의 총자산은 차이 나는 업력만큼이나 크게 벌어져 있다. 한화생명의 총자산은 9월 말 기준 127조1997억원으로 업계 3위다. 교보생명 128조8350억원과 1조6350억원 차이다. 신한라이프의 총자산은 60조1718억원으로 한화생명의 절반에 약간 못미친다.

두 배가량 벌어진 총자산 격차에도 순이익은 신한라이프가 앞섰다. 신한라이프의 3분기 누계 순이익은 5193억원으로 삼성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3위였던 한화생명은 올해 31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업계 2위에서 4위로 내려오게 됐다.

◇한화, 연결 기준 순익 앞서…수익축 자리잡은 GA, 글로벌

한화생명의 순위가 1년도 안 돼 두 단계 내려간 건 신한라이프의 약진과 한화생명의 부진이 동시에 작용한 영향이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 순익의 97%를 달성했다. 지난해 순익은 역대 최대치였다. 반면 한화생명은 3분기 실적으로 지난해 순익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4%를 기록했다.

신한라이프 도약의 기저에는 이노베이션(Innovation·혁신) 전략이 자리한다. 신한라이프는 신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맞춰 비즈니스이노베이션(BI) 전략과 법인보험대리점이노베이션(GI) 전략을 잇달아 구사했다.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중요한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했다. 이 덕분에 수익 지표를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의료 파업의 기저효과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3분기 보험손익은 마이너스(-)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078억원 대비 1444억원이 줄었다. 파업으로 지연됐던 진단과 수술 수요가 확대되면서 예실차가 악화했다. 3분기 손해율은 92.9%로 전 분기 84.7%에서 8.3%포인트(p) 상승했다. 분기 손해율이 90%를 넘은 건 지난해 1분기 96.0% 이후 1년 반 만이다.

다만 연결 기준으론 한화생명의 순이익이 앞선다.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의 3분기 누계 순익은 연결 기준 각각 6181억원, 5145억원으로 집계됐다. 별도 기준 순익은 신한라이프가 2000억원 많지만 연결 기준으론 한화생명이 1000억원 더 많다. 한화생명의 해외법인 실적뿐만 아니라 물적분할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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