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풍산그룹의 두 상장사는 일제히 큰폭의 주가 상승에 성공했다. 지주사 풍산홀딩스와 사업회사 풍산 등 두곳의 상장사만 둔 풍산그룹은 풍산의 방산사업이 재조명을 받으며 지난 5년간 기업가치를 끌어올렸고 지난해에도 그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주가 상승에 따른 시가총액의 외형 성장에도 세부적인 기업가치·주주환원 평가지표에선 양사가 차이를 보였다. 사업회사 풍산은 주가 상승만으로 총주주환원율(TSR) 100% 돌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이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지주사 풍산홀딩스는 여전히 PBR 1배 미만을 벗어나지 못했다.
THE CFO가 최근 5개년 풍산홀딩스·풍산의 TSR을 집계한 결과 양사는 이 기간 꾸준히 TSR 수치가 플러스(+)로 나타났다. TSR은 일정 기간의 기말 시총에 기초 시총을 빼고 여기에 배당총액을 더한 값을 기초 시총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주주가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한 기간 얻는 총 수익률을 의미한다. 자사주 매입·소각액을 TSR에 반영하는 곳도 있다.
풍산홀딩스와 풍산은 매년 연초 대비 연말에 주가 상승에 성공하며 TSR 양수(+)값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두 회사는 2008년 풍산의 인적분할로 풍산홀딩스와 풍산으로 나눠지고 이듬해부터 한해도 빠지지 않고 현금배당을 집행하며 주가 상승분 이상의 TSR 값을 기록했다.
아직 지난해 결산배당금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TSR만 놓고 보면 풍산이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초 1조4500억원이던 풍산의 시총은 그해 말 2조980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나며 TSR은 106.0%로 기록됐다. 5.56㎜ 소구경 탄약부터 155㎜ 곡사포탄까지 군용 탄약을 공급하는 방산사업의 가치가 큰 주목을 받아 풍산 주가를 밀어올린 덕이다.
풍산을 관계기업으로 둔 풍산홀딩스도 주가 상승으로 TSR이 두자릿수대를 기록했다. 풍산홀딩스의 시총은 지난해 초 3700억원에서 그해 말 5400억원으로 뛰며 배당을 제외한 TSR은 46.2%로 나타났다. TSR 자체가 작은 값은 아니지만 풍산의 높은 주가 상승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치다.
풍산홀딩스는 풍산 지분 38%를 보유하며 풍산을 관계기업투자주식 손익으로 인식한다. 풍산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 데다 사업회사에 가려 투자자에게 외면받는 이른바 지주사 디스카운트까지 겹쳐 풍산홀딩스는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풍산홀딩스의 PBR은 1배에 훨씬 못 미치는 0.5배를 밑돌았다.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인 PBR이 1배 미만이면 기업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2021년 0.32배 수준이던 풍산홀딩스의 PBR은 2024년까지 0.3배 내외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저PBR 지주사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고 여기에 자사주 매입(15만주, 약 41억원 규모) 등 풍산홀딩스의 자체적인 주주환원 활동이 겹치며 회사는 상반기 말 처음으로 PBR 0.5배선을 넘어섰다. 연초 2만5650원(시총 3698억원)이던 풍산홀딩스 주가가 6월 말 4만5850원(시총 6610억원)으로 뛰며 PBR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하반기 들어 풍산홀딩스 주가가 상승분을 다시 반납하며 지난해 3분기 말 PBR은 0.49배로 다시 0.5배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반면 풍산홀딩스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가팔랐던 풍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PBR 1배에 도달했다. 전통적인 구리 관련주로 인식되던 회사는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방산사업을 통해 방산주로 재평가받으며 주가가 연초 5만1700원에서 3분기 말 12만4700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덕분에 0.5~0.6배 수준에 머물던 풍산의 PBR은 2024년 말 0.62배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51배로 올라 1배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