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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는 제자리걸음…자산 2조 기준에 엇갈린 행보

⑦[지배구조]사업회사 풍산 감사위 및 집중투표제 등 도입…홀딩스는 답보상태

김동현 기자  2026-03-03 15:56:12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풍산그룹 상장사인 풍산이 지난해 1·2차 상법개정에 대응하며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별도 자산총계가 2조원을 훌쩍 넘은 대형 회사인 만큼 전자주주총회, 집중투표제 등 까다로운 개정상법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정관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덕분에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 역시 따라 올라갈 전망이다.

반면 그룹 내 또다른 상장사인 풍산홀딩스의 경우 개정상법 시행에도 정관 변경 안건을 최소화했다. 풍산홀딩스는 그룹 지주사이지만 별도 자산총계가 2조원을 밑돌아 개정상법에 대응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풍산, 전자주총·집중투표 도입 예고…준수율 80% 예상

풍산은 오는 20일 정기 주총을 통해 전자주총·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임 인원 상향 등 정관 변경의 안건을 다룬다. 지난해 상법개정안 통과로 별도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사안들이다.

지난해 9월 공포된 2차 개정상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올해 9월부터 집중투표제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고 분리선출하는 감사위원 수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해야 한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전자주총 병행·도입 역시 대규모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다.


그룹 내 핵심 사업회사로 별도 자산총액 2조원을 훨씬 웃도는 풍산은 이러한 개정상법 요건을 맞추기 위해 다가오는 주총에서 관련 정관을 재정비한다. 당장 감사위원 3인을 재선임하면서 양일수·이전환 감사위원(독립이사) 2인을 분리선출하기로 했고 오는 9월 이후 주총부터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자주총 도입 시점 역시 상법 개정안 시행 일정에 맞춘 내년 1월로 잡았다.

개정상법 시행에 따라 풍산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본격화하며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도 상승할 가능성이 열렸다. 풍산의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은 2024년 60%, 2025년 66.7% 등으로 2년 연속 60%대에 머물던 상황이다. 이 기간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집중투표제 채택 여부,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여부 등 항목이 미준수 지표로 남았다.

이 가운데 올해 정관상 집중투표제 채택을 결정하고 주총 개최일(3월20일)도 주주총회 집중일(3월25·27·30일)을 피하면서 2개 지표를 추가로 준수하게 됐다. 이를 반영하면 풍산의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은 80%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2조 미만 홀딩스, 더딘 지배구조 개선 작업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풍산과 달리 풍산홀딩스의 거버넌스 개선 작업은 아직 답보 상태다. 2008년 그룹 지주사로 출범한 풍산홀딩스는 별도 자산총계가 5000억원 내외에 머물며 지배구조 차원에서 의무적으로 준수할 항목이 많지 않았다. 지난해 말 풍산홀딩스의 자산총액은 5255억원으로 대규모 상장사 요건인 자산 2조원과 여전히 큰 격차를 유지 중이다.



풍산홀딩스가 개정상법에 대응해 올해 정관에 새롭게 명시할 안건은 독립이사 비중 상향과 관련된 내용이다. 지난해 7월 공포된 1차 개정상법에 따르면 자산 2조원 미만의 상장사는 독립이사 의무선임비율을 4분의 1에서 3분의 1로 높여야 한다. 사내이사 4인·사외이사 2인으로 이사회를 꾸려온 풍산홀딩스는 이미 비율을 지키고 있지만 정관에도 해당 의무선임비율 요건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전자주총·집중투표제 도입이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위원 수 상향 등 풍산이 반영 예정인 안건은 풍산홀딩스의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 역시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의 상장사인 풍산홀딩스에 의무 요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풍산홀딩스가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최소화하며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도 최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준수율은 2024년 40%, 2025년 46.7% 등으로 준수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중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의무화한 이사회 구성원의 단일성(性) 여부나 집중투표제 채택 등 항목이 올해도 준수되지 않으며 여전히 낮은 수준의 준수율이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풍산홀딩스가 풍산과 동일한 날짜인 오는 20일에 이번 정기 주총을 개최하면서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지표는 올해 준수 항목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 시 풍산홀딩스의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은 53%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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