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풍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수익성 지표는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풍산과 산하 미국 자회사는 수익성 하락을 막지 못했고 이중 현지 생산법인을 둔 PMX인더스트리는 4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지주사 풍산홀딩스와 방산 계열사 풍산FNS는 지난해도 수익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풍산그룹 주요 계열사 7곳의 3분기 누적 기준 별도 순이익을 집계한 결과, 풍산홀딩스와 풍산FNS 등이 큰폭의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THE CFO는 풍산홀딩스와 풍산을 포함한 주요 종속회사의 순이익을 집계했으며 풍산의 미국 손자회사인 PMC애뮤니션(PMC Ammunition)은 별도 재무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모회사 풍산아메리카의 연결 재무지표를 활용했다.
집계 대상 회사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풍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그 규모가 29.3% 감소했다. 신동(전기동을 가공해 고부가제품 생산)과 방산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관세 영향으로 인한 수출 감소와 관련 일회성비용 반영 등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구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회사 전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갔지만 방산 부문이 발목을 잡았다. 풍산은 신동사업의 구리 합금·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소구경탄부터 대구경탄까지 군용 탄약 전반을 생산 중이다. 이중 수렵·경기용 스포츠탄을 미국 민수시장에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관세 부과로 수출 매출이 줄면서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방산 수출액은 43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줄었고 60%를 웃돌던 방산 매출 내 수출 비중 역시 55%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 기간 풍산은 분기별 50억원 수준의 금액을 관세 관련 비용에 반영했다.
미국 관세 영향은 현지 법인의 수익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풍산이 생산한 스포츠탄은 미국 내 PMC애뮤니션이 수입해 현지에 판매하는 구조로 유통되고 있다. PMC애뮤니션이 별도 수익성 지표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PMC애뮤니션을 100% 완전자회사로 둔 풍산아메리카가 지난해 3분기 말 2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91.1%나 수익성이 급감했다. 풍산아메리카가 연결 기준 자회사로 PMC애뮤니션만을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현지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미국 현지에서 신동 생산·판매 사업을 담당하는 PMX인더스트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1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3분기 말(-49억원) 대비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 회사는 2022년 적자전환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순손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와 달리 풍산FNS와 풍산홀딩스는 지난해 모두 큰폭의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이중 풍산 자회사로 방산 부품을 생산하는 풍산FNS의 약진이 눈에 띈다. 풍산FNS가 생산하는 신관은 탄두, 장약 등과 함께 포탄 탄약의 핵심 부품이다. 풍산은 2004년 이 회사(옛 협진정밀)를 인수해 방산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연간 10억원 내외의 순이익을 거두던 풍산FNS는 튀르키예로 향하는 신관 장기공급 계약 체결과 민간 원자력·정밀가공 등 정밀부품 등의 사업 확장으로 지난해 수익성이 급성장했다. 2022년 13억원 수준이던 풍산FNS 순이익은 2023년 21억원, 2024년 43억원 등으로 매년 100%가량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그 규모가 163억원까지 치솟았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365%에 이른다.
지속적인 사업 호조세에 따른 공급물량 확보를 위해 회사는 현재 2공장 신축을 결정하고 증설작업을 진행 중이다. 증설을 마무리하면 풍산FNS의 신관 생산능력은 연 9만개 수준에서 60만개로 7배 가까이 증가한다.
그룹 지주사인 풍산홀딩스의 순이익(367억원)도 지난해 100% 가까이 증가했다. 풍산홀딩스는 자체 사업(기계부품·장비, 포장재 등 제조·판매)을 보유한 사업형 지주사로 지주·제조 사업의 외형이 매년 증가세를 이루며 수익성도 따라 올라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양대 부문의 매출 증가율이 35%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풍산홀딩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3% 증가한 367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