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사태 이후 업황 침체로 주춤했던 한국투자저축은행이 반등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PF와 중도금 대출 부실 여파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했지만 올 1분기에는 압도적 당기순이익이 최근 3년 연간 실적을 뛰어넘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실적 회복을 넘어 부실 자산 정리와 포트폴리오 재편,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 체질 개선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재도약에 나선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변화와 과제를 살펴보고 성장 전략을 짚어본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최고경영자(CEO)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보다 내부에서 발탁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2010년 남영우 전 대표, 2019년 권종로 전 대표에 이어 현재 전찬우 대표까지 모두 내부 승진을 통해 CEO 자리에 올랐다. 업권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전찬우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는 업황 침체가 본격화된 2024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특유의 '관리형 리더십'을 앞세웠다. 현업 실무를 두루 경험한 만큼 세부 업무까지 직접 점검하는 이른바 '마이크로 매니징(Micro Managing)' 스타일이 강점으로 꼽힌다. 수익성 회복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며 반등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내부 승진 전통 잇는 '정통 저축은행맨'
한국투자저축은행의 CEO 선임 기조는 업권 내에서도 비교적 뚜렷하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은행 출신 임원이나 외부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발탁하는 것과 달리 내부 인재를 육성해 최고경영자에 선임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통합 한국투자저축은행 출범 이후 대표이사를 맡은 인물은 남영우·권종로·전찬우 대표 단 세 명뿐이다. 장기 연임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전찬우 대표의 전임자인 남영우 전 대표와 권종로 전 대표는 각각 약 8년, 5년 동안 대표이사를 맡았다. 경영 연속성과 업권 전문성을 중시하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전 대표 역시 올해 대표이사로 재선임되며 2024년 취임 이후 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전 대표는 2001년 한국투자저축은행(당시 동원상호신용금고)에 입사해 20년 넘게 회사와 함께 성장한 인물이다. 마케팅전략팀장과 전략기획실장 등 핵심 보직을 거치며 영업과 상품, 기획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이후 리테일사업본부 전무를 맡아 영업 현장을 총괄했고 한국투자금융그룹 경영관리실 상무보를 역임했다.
특히 전 대표가 대표이사에 오른 시점은 저축은행업권의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던 시기와 맞물린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확대됐고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기조 강화로 영업 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업계 전반이 대손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면서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 과제로 떠오르던 시점이었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지속적으로 내부 출신 CEO를 중용하는 배경으로 저축은행업 특유의 전문성을 꼽는다. 여신 심사와 수신 영업, 상품 설계, 건전성 관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업 구조상 현장 경험이 경영 성과에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해진 점도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부 업무까지 챙기는 관리형 리더십
전찬우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진=한국투자저축은행
전 대표 리더십의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마이크로 매니징 방식의 관리형 경영이다. 단순히 경영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요 업무의 세부 내용과 운영 기준까지 직접 점검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내부에서는 각 부문별 업무 기준을 정립하고 관리 체계를 체계화하는 데 강점을 가진 경영자로 평가한다.
현업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관리형 리더십의 배경으로 꼽힌다. 영업과 상품, 기획 업무를 직접 수행한 경험 덕분에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리스크 요인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취임 이후에는 자산 건전성 관리와 부실 자산 정리, 여신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해 왔다.
그룹 경영관리실 근무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계열사별 사업 구조와 수익 모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그룹 차원의 협업과 자원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있었다. 올해 초 그룹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 단기차입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한 사례도 이러한 시너지의 대표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수익성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1분기 말 연체율은 9.92%,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62%로 작년 말보다 각각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과거 공격적으로 확대했던 중도금대출의 후유증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영향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단기적인 외형 성장보다는 중장기적인 자산건전성 관리와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중도금 관련 자산에 대한 사후관리와 회수 작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대위변제와 법적 대응을 병행하는 한편 차주의 상환 부담을 고려한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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