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지휘봉을 잡은 김영우 신임 대표는 KT로부터 금융계열사 시너지를 확보해야 할 과제를 안고 취임했다. 통신 공룡 KT와 상장에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국내 최대 결제망을 보유한 BC카드를 하나로 묶어 그룹 내 금융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간 BC카드는 KT 손자회사인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있으면서도 비즈니스적 융합보다는 재무적 지원군 역할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KT 출신으로 BC카드와 케이뱅크 이사회 멤버를 모두 거친 김영우 대표가 등판하면서 KT의 AX 전략과 연계한 금융 생태계 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케이뱅크 첫 KT맨 이사 김영우…그룹 직할 체제 키맨 귀환 시장과 내부에서 김영우 대표에게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MBA 과정을 마친 그는 KT에서 재무실 IR담당, 글로벌사업본부장, 그룹경영실장을 거친 재무·전략통이다. 특히 지배구조 측면에서 KT-BC카드-케이뱅크 3사의 속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7월 케이뱅크가 출범 이후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등 총 12명의 최대 규모 이사진을 구축할 당시 KT맨 최초로 케이뱅크의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한 상징적 인물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의 상시 업무에 종사하지 않으면서도 사외이사와 달리 임기나 자격 제한 규정이 따로 없어 대주주의 경영 의지를 이사회에 직접 투영하는 요직이다.
당시 김영우 KT 그룹경영실장의 케이뱅크 이사회 진입도 KT의 경영 관여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 김 대표는 2023년 5월부터 2024년 3월까지 BC카드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활동했다. 3사의 의사결정 구조를 두루 경험하며 KT와 BC카드, 케이뱅크 간 전략 연계와 협업 체계를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통신·결제·은행 데이터 화학적 결합…자체 카드 돌파구 찾는다 KT는 BC카드와 케이뱅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케이뱅크 최대주주는 지분 31.23%를 보유한 BC카드고 KT는 BC카드 지분 69.5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영우 호가 주목하는 시너지의 핵심은 지분 구조를 기반으로 한 결제(BC카드)-금융(케이뱅크)-통신(KT) 데이터의 화학적 결합이다. BC카드가 축적한 방대한 결제 프로세싱 데이터와 KT의 통신 데이터, 그리고 케이뱅크가 보유한 여·수신 금융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그룹 고유의 신용평가모형(CSS)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BC카드가 추진해 온 자체 발급 카드 사업은 리스크 관리 차원의 보수적인 심사 기준을 적용하면서 성장 정체기를 겪어왔다. 올 1분기 기준 BC카드 전체 영업수익 8712억원 중에서 자체카드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93%(168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KT의 통신 신용 데이터와 AI 기반 고도화 능력을 접목하면 심사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를 통해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 등 신규 고객군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카드 발급 심사 및 카드론 등 고수익 금융상품 취급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KT 금융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영업이익의 75%에 달하는 전표매입 비즈니스도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기반 결제 인프라 고도화와 테이블 POS(무인결제 시스템) 개발 등을 추진하며 데이터 중심 금융사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케이뱅크 수신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공동 마케팅과 전용 제휴카드 확대는 양사 협업 시너지 중 가장 빠르게 성과가 가시화될 분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