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캐피탈 업권이 성장 전략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외형 확대 중심의 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고려한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이 새로운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 사는 사업 구조와 영업 전략을 재정비하며 저마다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 구성과 운용 방식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며 업권 내 경쟁 구도 역시 달라지는 양상이다. 주요 캐피탈사의 자산 리밸런싱 전략과 포트폴리오 변화, 이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시장의 흐름과 향후 과제를 살펴본다.
NH농협캐피탈이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유연성을 증명하고 있다. 일시적인 조정기를 거쳐 그룹 시너지를 기반으로 성장 엔진을 다시 가동했다. 농협금융그룹과의 연계 영업을 통해 기업·투자금융 자산을 확충했다. 그룹의 엄격한 심사 기준도 자산 편입에 반영해 성장과 건전성이라는 두 목표를 이뤄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수익 창출의 핵심인 자동차금융 부문은 사업 다각화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수입차 딜러 제휴를 공고히 하고 범농협 플랫폼으로 렌터카 채널을 대폭 확장한 것이다. 기존 신차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중고차금융 시장으로 영업 범위도 넓히고 있다. 이러한 리밸런싱 전략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며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룹 공동투자 취급 적극, 우량 딜 확보 NH농협캐피탈은 설립 이후 자동차금융을 앞세워 연평균 15% 내외의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산업재에서 시작해 오토리스와 장기렌터카로 영역을 넓히며 시장 내 입지를 키웠다. 범농협 플랫폼과 공동투자 등 그룹 시너지를 활용한 외형 확대 전략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다만 2023년부터는 급격한 자산 팽창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성장 속도를 조절했다. 이 과정에서 상품별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포트폴리오 재편이 추진됐다.
일련의 조정기를 거친 NH농협캐피탈은 지난해부터 다시 성장 기조로 방향을 틀었다. 그룹 연계 영업과 공동투자를 기반으로 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이 핵심 성장동력이 됐다. 이에 따라 영업자산은 2024년 약 9조원에서 올해 10조원으로 늘어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성장 속도를 조절하면서도 그룹 시너지를 활용해 외형 확대에 나선 결과다. 성장과 건전성을 함께 고려한 리밸런싱 전략이 점차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범농협 협업 체계는 NH농협캐피탈 기업·투자금융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공동투자를 통해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우량 딜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신규 취급 과정에서는 은행을 포함한 내부 심사 체계를 적용해 우량 차주 중심의 선별 기조도 유지한다. 계열사 간 협업을 기반으로 한 영업 방식이 기업·투자금융 중심의 자산 운용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1000억 자본 수혈, 자동차금융 외연 확장 기반 영업의 뿌리인 자동차금융은 여전히 NH농협캐피탈의 핵심 수익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오토리스가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오토리스 자산은 약 2조8000억원 규모로 금리 변동 환경 속에서도 수익 기반이 되고 있다. 대부분 신차금융으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아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자산 구성은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도 영업 흐름의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범농협 계열과의 협업 기반 영업 구조도 자동차금융 운용의 중요한 축이다. 계열사 간 연계를 통해 영업 채널이 확대되면서 취급 기반이 한층 강화됐다. 특히 농협금융 슈퍼앱인 올원뱅크와의 채널·마케팅 연계는 디지털 부문의 핵심 시너지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중심의 영업 체계를 고도화하며 채널 다각화 전략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다각화된 영업 거점을 기반으로 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자동차금융 확장을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이번 자본 확충은 신차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를 중고차금융과 자동차담보대출로 넓히려는 방향성이 반영됐다. 확보된 자원은 자동차금융 시장 내 경쟁력 제고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익 기반을 다각화하고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 대응 가능한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고차·담보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감은 리밸런싱 전략의 핵심 성과로 꼽힌다. NH농협캐피탈은 자동차금융과 기업·투자금융 비중을 맞추며 자산 구조의 쏠림을 완화했다. 겉으로는 단순한 비율 조정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익원 분산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자산 성장 과정에서 안정성 확보가 필요했던 만큼 비중 조정은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중장기 성장 축까지 고려해 수익 기반을 확장하려는 전략적 계산도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