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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SK시그넷, 지주 지원 필요 여전…700억 추가 유증

자본잠식 상태 장기 지속에 판관비 개선에 총력

이민우 기자  2026-06-23 0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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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SK시그넷이 모회사인 지주사 SK로부터 700억원의 자금을 추가 수혈받는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와 비용 부담으로 손실이 누적되면서 유동성 압박이 커진 영향이다. 자체 현금창출에 기반한 운영이나 차입상환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조달은 SK에 의존하되 대대적인 절감을 단행하며 비용 부담을 낮추는 재무 전략을 짜고 있다.

SK시그넷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7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는 SK시그넷의 최대주주인 SK그룹 지주사 SK다. 이번 유상증자가 시행될 경우 SK는 코넥스 시장에 상장되지 않는 우선주 981만791주를 배정받게 된다.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이달 24일 열리는 SK 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진행될 예정이다. 안건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선행조건 불충족으로 발행이 취소될 수 있으나, 실제 미승인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이미 SK시그넷이 SK로부터 같은 형태로 꾸준히 자금을 수혈받아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도 SK시그넷은 SK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했던 바 있다. 당시 조달된 자금의 사용 목적 역시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위한 원재료 매입, 전기차 충전기 사양 강화 등 연도별 사용 예정 액수만 달라졌을 뿐 큰 차이가 없다.

SK시그넷은 최근 1~2년 동안 이번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포함해 SK로부터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받았다. SK그룹에 계열편입됐던 2021년부터 집계하면 4300억원에 육박한다. 800억원 규모의 인수대금까지 합산할 시 SK가 SK시그넷에 투자한 자금만 500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수혈받은 금액이 상당함에도 여전히 SK시그넷이 SK에 의존하는 이유는 본업의 부진과 이에 따른 빈약한 현금창출력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SK시그넷의 당기순손실은 517억원, 영업현금흐름은 -1347억으로 나타났다. 매출 자체는 전년 대비 170억원 수준 늘었으나 이미 상당한 수준의 비용부담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었던 셈이다.

SK시그넷은 유동성 압박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년내 만기인 유동성 단기차입금만 916억원에 이르렀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485억원에 불과해 자체 여력으로는 이를 메꾸는 것이 불가능했다. 미래에 들어올 매출이자 현금인 부채 상 선수금도 지난해 말 137억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줄어든 상태였다.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SK시그넷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비용 절감이다. 전기차 충전기 품질 이슈로 인해 발생했던 대규모 기타판매관리비와 제품매출원가 증대를 2024년을 끝으로 사실상 정리했다. 이어 최근 인력 개편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책을 시행 중이다.

기타판매관리비, 매출원가를 제외한 SK시그넷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8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961억원에서 16.8% 가까이 감소한 규모다. 인력 개편에 따라 전년 대비 13% 이상 절감된 급여항목을 비롯해 복리후생비와 교육훈련비 등 인건비 관련 내역이 크게 줄었다.

인건비 외에도 사업 상 수반되는 경상연구개발비와 지급수수료에서도 60억원 규모의 절감이 이뤄졌다.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접대비나 해외시장 개척비같은 지출도 같은 기간 각각 3분의 1,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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