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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부동산 사들이는 한화갤러리아, 3년간 6500억 베팅

①3분기 대금만 4500억…금융기관 대출 시 총차입금 1조 상회

고진영 기자  2026-07-16 10:47:0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한화갤러리아가 부동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상권 자산을 확보한 뒤 개발을 통해 새로운 현금창출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문제는 개발 성과가 현금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데 있다.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도 앞둔 상황인 만큼 차입부담 관리가 한층 중요해졌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13일 강남구 신사동 633-3번지 일대에 있는 토지를 양수하기로 했다. 2749.5㎡ 규모로 2367억원에 매입한다. 애초 주거시설 '더피크 도산' 개발을 추진하던 시행사가 브릿지론 2000억원을 일으켰다가 본PF 전환에 실패하면서 공매로 나온 부지다.

세 차례 유찰됐으나 4차 입찰에서 감정평가액(2496억원)의 95% 정도에 낙찰받았다. 회사는 더피크 도산 부지를 하이엔드 주거시설로 개발해 분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잇단 부동산 매입은 한화갤러리아가 재출범한 이후 쭉 이어져 온 흐름이다. 2023년 신사동 664번지 부지 및 건물(895억원)과 청담동 건물(225억원)을, 지난해에는 서교동 H스퀘어(875억원)를 양수했다.

올 6월엔 서울 중구 순화빌딩과 부속 토지를 2135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신사동 부지 매입이 뒤를 따른 셈이다. 3년간 부동산 매입가만 6500억원에 이른다.

잔금 지급일 역시 순화빌딩이 8월 31일, 신사동이 9월 11일로 연이어 붙어 있다. 이달 초 자체 현금으로 치른 신사동 부지 계약금 237억원을 합치면 3분기 부동산대금 유출액은 450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본업인 백화점사업의 경우 체급을 키울 길이 마땅치 않은 만큼 개발에서 새 수익원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갤러리아 점포는 다섯 개뿐이고 올 1분기 백화점 시장에서 롯데·신세계·현대 등 빅3의 매출 비중은 84.1%까지 확대됐다. 갤러리아가 신규 출점으로 맞서기 어려운 구도에서 회사가 꺼낸 카드가 부동산이다.


다만 공격적인 자산 매입 속도를 현금흐름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1277억원이었으나 2024년 635억원, 지난해 784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 순현금유출은 각각 1424억원, 821억원, 1639억원이다.

투자활동에서 나가는 현금이 영업에서 들어온 현금보다 많은 구조가 3년째 계속되고 있다. 누적으로 보면 영업현금 2696억원을 만드는 동안 투자활동에서 3884억원이 순유출됐다. 부동산뿐 아니라 유형·무형자산과 지분 취득, 금융상품 운용 등이 포함된 수치다.


현금이 부족한 만큼 차입금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연결 총차입금은 2023년 4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매년 늘어 올 3월 말 6091억원을 기록했다. 약 2년 동안 51% 넘게 뛰었다.

남은 잔금 4265억원을 전액 차입으로 조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총차입금은 1조원을 웃돌 수 있다. 현재 현금성자산이 별도 기준 650억원, 연결 기준으로도 860억원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잔금 마련은 차입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새로 담는 자산 대부분은 당장 현금을 만들어낼 수 없다. 순화빌딩의 경우 사옥으로 쓰이면서 임차료 절감 효과 등이 가능하지만 이번에 낙찰받은 더피크 부지는 아직 나대지다. 회사는 준공까지 매입 후 4~5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허가 절차도 새로 밟아야 한다.

자금회수 속도는 다음 투자와도 맞물릴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부터 2032년까지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을 진행한다. 6년에 걸쳐 투입되는 돈은 총 9000억원 규모다. 부동산에 투자한 자금이 수익으로 돌아오기 전에 재건축 지출이 시작되면 재무 부담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

회사 측은 매각 등을 통해 대응 여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에프지코리아) 처분을 진행 중이다. 더피크 부지 역시 PFV에 넘긴 뒤 PFV가 외부 투자자의 출자금과 차입금으로 이전대금을 지급하면 한화갤러리아는 묶였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회사 측은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 목적으로 부지 매입을 결정했다”며 “향후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부지나 관련 권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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