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캐피탈 업계의 경영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대표들의 임기가 잇따라 종료된다. 업권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CEO들의 경영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익성과 건전성, 성장 전략은 물론 그룹 내 역할까지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각기 다른 경영 환경 속에서 성과를 쌓아온 CEO들의 경쟁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주요 캐피탈사 CEO들의 경영 성과와 연임 변수, 각사별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사진)가 사업 재편 성과를 바탕으로 재신임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금융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리스·렌탈과 기업금융 등으로 수익 영역을 넓혔다.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영업 전략을 조정하며 이익 창출력도 끌어올렸다. 이는 비이자 부문의 성장을 견인하며 견조한 실적 개선 흐름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 임기에서는 그동안 추진한 사업 변화가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기 대표는 첫 임기 동안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의 균형을 맞추며 사업 방향을 조정해왔다. 이제는 변화한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입증해야 한다.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이 향후 연임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정체된 체질 개선 중책, 사업 구조 변화로 실적 반등 기동호 대표는 기업금융과 IB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물로 지난해 우리금융캐피탈에 합류했다. 당시 우리금융캐피탈은 자동차금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앞서 2년간 IB와 기업금융 확대를 추진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투자금융 역량을 보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적임자로 기 대표가 낙점됐다. 정체된 기업금융 부문을 성장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기 대표는 취임 이후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그룹 RWA 관리 기조에 발맞춰 위험 대비 수익성이 높은 자산 위주로 영업 전략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중고승용과 상용차 금융 비중을 확대하고 건전성 부담이 큰 개인금융 규모를 축소했다. 기업금융도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담보된 내실 경영에 집중했다. 자산 규모보다 자본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 변화를 추진했다.
이러한 전략 변화 속에서 비이자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신차 다이렉트 금융에서 축적한 영업 역량을 리스·렌탈 영역으로 확장했다. 수입차 브랜드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자체 플랫폼 기반 비대면 영업을 강화해 자동차금융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최적의 자산 배분을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기 대표 체제의 핵심 방향이다. 그 결과 지난해 순이익 약 1500억원을 거둬 그룹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이어졌다. NPL과 인수금융 중심으로 자산 구성을 조정하며 부동산금융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영업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생산적금융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여신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선별적인 영업 전략을 통해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기업금융 부문의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 양쪽에서 사업 경쟁력을 높인 점이 기 대표의 성과로 평가된다.
◇경영 성과로 2년 임기 벽 넘을까 기동호 대표는 앞서 임기 1년을 마치고 연임에 성공하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우리금융은 계열사 대표의 임기를 1년씩 부여해 매년 경영 성과와 전략 방향을 점검하고 있다. 단기 실적뿐 아니라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 대표는 포트폴리오 조정과 수익 구조 개선을 통해 사업 방향의 변화를 이끌었다. 두 번째 임기 과제는 그동안 추진한 사업 방향을 안착시키고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남은 하반기에는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기 대표는 선임 당시부터 기업금융과 투자 부문의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해당 영역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만들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동차금융 역시 경쟁 심화와 조달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기존 강점을 이어가야 한다. 사업별 성과를 얼마나 확대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느냐가 추가 연임을 가를 핵심 요소다.
기 대표 앞에는 인사 관행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놓여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금융 편입 이후 대표가 2년을 넘어 임기를 이어간 사례가 없다. 박경훈 전 대표와 정연기 전 대표 모두 2년 임기를 마친 뒤 추가 임기로 이어지지 못했다. 기 대표 역시 2년을 넘어 우리금융캐피탈에서 처음으로 3년 임기를 이어가는 대표가 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