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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실트론 인수 재무 방정식

두산이 기대한 SK실트론 현금…CAPEX가 변수

⑥EBITDA는 증가, FCF는 출렁…증설 이후에도 유지투자 부담

조은아 기자  2026-08-11 11:37:55

편집자주

두산이 우여곡절 끝에 SK실트론을 품는다. 유동성 위기를 자산매각으로 추스르자마자 조단위 인수에 승부수를 던졌다. AI시대 반도체 소재로 성장축을 다시 세울 기회지만 새로운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차입 확대와 실트론의 기존 재무부담, 미국 실리콘카바이드(SiC)사업 정리비용을 같이 떠안게 됐다.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며 2.3조의 가격표는 무엇을 전제로 매겨졌을까. 인수 뒤 남을 변수와 과제까지 THE CFO가 분석해본다.
두산이 SK실트론 인수에서 기대하는 핵심은 현금창출력이다. 약 1조원의 인수금융으로 늘어난 차입 부담을 SK실트론이 벌어들이는 현금과 배당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SK실트론의 이익 증가가 곧바로 현금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를 보면 SK실트론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꾸준히 늘어나지만 잉여현금흐름(FCF)은 설비투자(CAPEX)에 따라 등락을 오간다. 증설이 마무리된 뒤에도 기존 생산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3년간 1조원가량이 필요하다.

◇EBITDA는 늘지만 FCF는 출렁…CAPEX가 가른 현금여력

두산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SK실트론이 얼마나 이익을 내느냐보다 얼마나 현금을 남기느냐다.

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SK실트론의 EBITDA는 2027년 7287억원에서 2032년 1조283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한다. 반면 FCF는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는다. 2027년 1431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회복세를 보이다가 2030년 다시 감소한다.

EBITDA와 FCF가 엇갈리는 이유는 CAPEX와 운전자본 부담 때문이다. 영업실적이 개선되더라도 벌어들인 현금 상당 부분을 투자에 다시 투입해야 하면 실제 남는 현금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 CAPEX가 3549억원에 이르면서 FCF는 1431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투자 규모가 줄면서 FCF는 회복세를 보이지만 2030년 CAPEX가 4104억원으로 다시 늘자 FCF 증가세도 한 차례 꺾인다. EBITDA의 꾸준한 증가와 달리 투자 집행 규모에 따라 실제 현금창출력은 등락하는 셈이다.

SK실트론의 증설은 2029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증설이 끝난다고 투자가 끝나는 구조는 아니다. 안진회계법인은 2030년부터 2032년까지 3년 동안 총 9689억원의 CAPEX를 반영했다. 기존 생산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로 사실상 유지투자에 해당한다.

이는 웨이퍼 산업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웨이퍼 생산은 대표적인 자본집약 산업이다. 고객사 품질 인증과 미세공정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 이후에도 설비 교체와 공정 개선이 반복적으로 이뤄진다. 안진회계법인이 장기간 유지 CAPEX를 반영한 것도 이러한 산업 특성을 고려한 결과다.



◇배당이든 합병이든…결국 FCF가 관건

두산이 SK실트론에서 현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은 배당이다. SK실트론은 2025년 결산 기준 총 1005억원을 배당했다. 두산이 확보한 지분율 70.6%를 적용하면 약 710억원이 두산 몫이다. 현재 수준의 배당만으로 약 1조원의 인수금융 부담을 단기간에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두산이 기대할 수 있는 현금 규모도 당장의 배당보다는 SK실트론의 장기적인 현금창출력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에서도 무게중심은 장기 현금흐름에 실려 있다. 안진회계법인이 추정한 2032년까지 FCF의 현재가치는 2조1609억원이다. 반면 2032년 이후 영구현금흐름의 현재가치는 3조8029억원으로 이보다 1조6000억원 이상 많다. 현재 배당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기업가치 산정에는 증설 이후 장기간 창출할 현금이 더 크게 반영된 셈이다.

두산이 이 현금을 활용하는 방식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재처럼 SK실트론을 별도 법인으로 두면 두산이 현금을 가져오는 데 배당 절차가 필요하다. 두산은 SK실트론을 별도 상장하지 않고 합병 등 다양한 구조개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합병 여부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합병이 현실화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두 회사가 하나의 법인으로 묶이면서 SK실트론에서 창출된 현금을 인수금융 이자와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인수 이후 SK실트론의 현금창출력이 두산의 재무구조에 반영되는 경로가 넓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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