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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이유있는 폴리펩타이드 매출·FCF 괴리

늘어나는 펩타이드 수요 대응 위한 적극적 CAPEX·운전자본 활용

최은수 기자  2026-08-28 07:41:02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에 나선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의 매출과 잉여현금흐름(FCF)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올 상반기 매출은 40% 넘게 늘고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FCF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현금흐름 악화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보다 성장 대응이 자리한다. 매출 증가로 운전자본 소요가 커진 가운데 펩타이드 의약품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시설 투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통해 진입하려는 펩타이드 CDMO 시장에서 수요 확대와 선제 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는 점을 재무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매출 42% 늘고 EBITDA 11배에도 FCF는 마이너스 전환

폴리펩타이드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억3660만유로로 전년 동기 1억6710만유로보다 41.6% 증가했다. 원화로 각각 약 3807억원, 2689억원이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기준으로 살펴보면 성장률은 43.7%다.

수익성 개선 속도는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EBITDA는 4910만유로, 원화로 약 79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0만유로(약 71억원)보다 11배 이상 늘었다. EBITDA 마진도 2.7%에서 20.7%로 높아졌다.


폴리펩타이드의 급성장은 대사질환 치료제와 후기 임상 프로젝트가 이끌었다. 상업화 제품 매출은 1억4700만유로, 원화 2365억원으로 35.8% 증가했고 개발 단계 제품 매출은 8960만유로, 원화 1442억원으로 52.3% 늘었다. 대사질환 분야 매출은 1억6170만유로(약 2602억원)로 72.7% 증가해 전체 매출의 68.4%를 차지했다.

실적 개선과 달리 FCF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520만유로로 전년 동기 4970만유로보다 49.2% 감소했다. 여기에 유형자산 취득으로 4370만유로를 지출하면서 FCF는 지난해 상반기 50만유로 순유입에서 올해 1910만유로 순유출로 전환됐다. 원화로 약 8억원 순유입에서 307억원 순유출로 돌아선 셈이다.

매출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영향이 컸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6090만유로에서 6월 말 8690만유로로 늘었고 재고자산도 같은 기간 1억5430만유로에서 1억6340만유로로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7460만유로에서 5900만유로로 감소했고 순차입금은 6680만유로에서 9020만유로로 확대됐다.

◇매출 17.5% CAPEX 투입…수요 따라 생산능력 선제 확대

폴리펩타이드의 FCF가 급변한 배경에는 강도 높은 투자가 자리해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자본적지출(CAPEX)은 4130만유로로 원화 약 665억원이다. 매출의 17.5%에 해당한다. 지난해 상반기 4610만유로, 약 742억원까지 합치면 최근 2년 상반기에만 8740만유로, 약 1407억원을 투입했다.

CAPEX 자체는 전년 동기보다 10.4% 줄었다. 투자 규모가 축소됐다기보다는 여전히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을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폴리펩타이드는 연간 CAPEX를 매출의 15~20%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투자의 상당 부분은 생산능력 확대에 맞춰져 있다. 벨기에 브렌느랄뢰를 비롯해 스웨덴 말뫼, 미국 토런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 글로벌 생산거점에서 증설과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벨기에 신규 대규모 생산시설도 올해 들어 목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생산수율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수요 확대는 파이프라인에서도 확인된다. 상반기 말 기준 임상 3상 단계 프로젝트는 37개로 늘었다. 개발 단계 프로젝트가 상업화로 이동할수록 펩타이드 원료의약품 생산 물량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상업화 제품 수요와 후기 임상 프로젝트가 동시에 생산능력 확대를 요구하는 구조다.

FCF 마이너스 전환을 단순 현금창출력 저하로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출과 EBITDA가 동시에 급증하는 상황에서 설비투자와 운전자본 부담이 현금흐름을 끌어내렸다. 펩타이드 의약품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선행 투자 성격이 짙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인수 이후 폴리펩타이드의 높은 투자 강도를 어떻게 이어갈지가 과제가 된다. 폴리펩타이드는 연간 CAPEX를 매출의 15~20%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본력과 대규모 생산시설 운영 경험이 더해지면 기존 증설 계획을 뒷받침할 재무 여력도 한층 커질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향후 시장 확대와 고객 수요에 맞춰 생산시설 확충도 지속 검토하면서 양사의 생산·운영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CDMO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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