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는 그룹의 '풀 스택 AI' 역량을 결집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AI데이터센터(AIDC)를 AI 사업의 핵심 축으로 삼고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올 7월 초에는 대한민국의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 도약 비전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관련 사업 전면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임원들이 있다. 투자와 사업개발, 그룹 내 역량 결집 등 각자의 역할도 뚜렷하다. 더벨은 SKT의 AIDC 사업 육성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키맨들을 살펴본다.
SK텔레콤의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 야심을 실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자금 조달이다.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DC)를 만드는 것만 해도 수조원이 소요된다.
SKT는 2029년까지 5GW 규모를 단계적으로 오픈하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만큼 자금 조달·관리가 중차대한 이슈인만큼 '재무통'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박종석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DC 사업을 위해 탄생한 SK하이퍼·SK호라이즌의 초기 이사회 구성원으로 진입해 사업을 챙긴다. 향후 굴지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재무 관련 주도권 확보도 박 CFO가 챙겨야 할 이슈다.
◇'신세기통신 계보' 잇는 박종석, SK브로드밴드서 호라이즌 분할 기반 마련 성과
박 CFO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SKT가 인수한 신세기통신 출신이다. 신세기통신은 포스코와 코오롱이 참여해 1994년 설립한 이동통신사다. SKT는 1999년 인수를 추진했다. 이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고 2002년 1월 합병이 발표됐다. 출처: THE CFO 신세기통신 출신으로 SKT에서 두각을 드러낸 경영진으로는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하성민 전 SKT 대표가 있다. 박 CFO는 이 계보를 잇는 주요 경영진으로 꼽힌다.
박 CFO는 SKT와 SK브로드밴드를 오가며 차근차근 성장했다. SKT에서 경영개선팀장, 비전추진팀장, 경영관리팀장을 거쳐 2019년 SK브로드밴드의 경영기획실장이 됐다.
2020년에는 SKT로 복귀해 경영기획그룹장을 역임했다. 2년 뒤 다시 SK브로드밴드로 이동해 CFO인 코퍼레이트 플래닝(Corporate Planning) 담당을 맡았다.
그가 SK브로드밴드에서 CFO를 역임하는 동안 재무 관련 주요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점이 중요하다. 이 이벤트들이 결과적으로 SKT가 대규모 AIDC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우선 SK브로드밴드의 주주 변화가 있다. SKT는 2024년 11월 태광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하던 SK브로드밴드 주식 16.75%, 8.01%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금액은 총 1조1459억원으로 거래는 작년 5월에 종결됐다. 같은 달 SKT는 잔여 지분에 대한 주식교환도 추진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특히 SK브로드밴드의 AIDC 사업과 관련한 이슈에 관여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5월 SK㈜가 보유하던 판교 DC를 5068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5300억원 규모의 사채 발행을 추진했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K브로드밴드가 인수한 판교 DC는 지난달 인적분할을 결정한 SK호라이즌이 보유할 주요 자산 중 하나다. SK호라이즌은 판교를 포함해 서초·일산(2곳)·분당·가산·센텀·양주에서 이미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8개를 가져간다. 또 울산과 구로 등 신규 건설 중인 AIDC를 포함해 총 318㎿ 규모의 인프라 확장 역할을 맡게 된다.
◇SKT 소방수 투입, SK하이퍼·호라이즌 주요 의사결정 참여
박 CFO는 작년 11월 SK그룹의 사장단 후속 인사 과정에서 SKT의 신임 재무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다시 모회사로 복귀했다. 당시는 SKT가 유심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대규모 보상책에 나서면서 재무적인 손실이 발생했던 때다. 박 CFO가 혼란을 수습하고 AI 컴퍼니로 도약을 위한 재무적 뒷받침을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SKT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591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5%, 67.3% 증가했다. 작년 일시적 비용 지출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지만 공격적인 고객 유치 활동을 통해 5G 가입자 수를 회복했다. 올 2분기 진행된 삼성전자 고객 감사 페스티벌 효과도 봤다. 무엇보다 SKT의 신성장동력인 AIDC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 2분기 AIDC 매출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5% 늘었다.
박 CFO는 올 7월에 설립된 SK하이퍼의 CFO는 아니지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됐다. 또 지난달 SK브로드밴드에서 인적분할이 결정된 SK호라이즌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내정됐다. 박 CFO가 AIDC 사업에 중요한 그룹사 이사회에 모두 참여하게 된 셈이다. 그만큼 최고위층의 신뢰가 두텁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SKT의 AIDC 사업 추진 구조(출처: SKT, KKR)
하지만 그만큼 어깨도 무겁다. SKT의 공격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재무통인 박 CFO가 SK하이퍼와 SK호라이즌 이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투자유치와 자금 관리 등 주요 과제에서 최적의 의사결정이 만들어지도록 관여해야 한다.
SK호라이즌의 경우 인적분할 발표 당시에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투자가 확정됐다. 또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도 FI로 합류했다.
다만 SK하이퍼의 경우 SKT의 출자 외에 아직 투자 유치 소식이 들리지 않은 상태다. 2029년까지 5GW까지 확장하는 공격적인 목표를 잡은 만큼 SKT의 자금 부담을 심화시키지 않으면서 AIDC 고객·FI 투자 등을 확보하는 성과가 필요하다.
박종석 SKT CFO는 지난달 5일 SKT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에 관한 일부 밝히기도 했다. 그는 "SK하이퍼에 당사는 7500억원의 출자를 약정했는데 5GW까지 확대하는 것을 감안 시 초기 투자금 역시 이보다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초기 투자 이후 구축·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재무적 투자 유치 등을 통해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DC 사업은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수반되는 사업으로 전부 직접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라며 "사업 추진에 소요되는 투자 자금은 전략적 파트너 투자,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양한 방식의 외부 투자를 최대한 활용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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