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엔비디아의 AI팩토리, 피지컬AI 협력 파트너로 낙점됐다. 지난해 정보유출 사고와 기대이하 성장세로 부침을 겪었던 AI컴퍼니 전략을 재가속할 기회다.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협력이 예상되는 만큼 하향 조정된 AI매출 목표치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앞선 협력에는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기에 손상된 투자 여력을 재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SKT는 정보유출 사고 수습으로 상당한 수준의 현금성자산을 소모했고 현재도 여파를 겪고 있다. 본업의 현금창출력 개선과 회사채 등을 활용한 조달이 요구된다.
◇AI 사업 부문 수익성 강화 기대, 2030년 5조원 매출 목표 청신호 SKT와 엔비디아는 최근 한국 내 1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 구축 협력 계획을 공식화했다. 양사 협력을 통해 구축한 AI팩토리를 2027년 처음 가동하고 이후 파트너십을 지속해 GW급 규모로 인프라를 키워나가는 것이 골자다.
SKT와 엔비디아 간 협력은 올해 들어 꾸준히 부각됐다. AI팩토리 협력 발표 이전인 지난 4월 메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SKT 본사를 방문했다. 이달 초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을 통해 SKT를 피지컬AI 관련 주요 협력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SKT의 AI컴퍼니 전략을 재가속할 전환점이다. SKT는 유영상 전 대표 시절부터 AI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해왔다. 이에 공격적으로 자체 AI 사업과 투자 확대에 주력했고 에이닷의 대규모 이용자 확보, AI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 지분 투자 성공 등 성과를 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글로벌 개인화 AI 비서(GPAA) 사업이 실패하는 등 그늘도 컸다. 특히 관련 매출 성장이 기대를 밑돌면서 AI 조직 규모를 크게 줄였고 목표치도 하향 조정했다. SKT가 초기 제시했던 목표는 2030년 AI사업부문 연매출 10조원 달성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절반 수준인 5조원 규모로 정정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SKT가 집중하고 있는 AI수익화, AI데이터센터(AIDC)와 밀접하게 연결되기에 앞선 목표치 달성에 크게 도움을 줄 전망이다. 양사가 그리는 AI팩토리는 AI 사용의 기본 단위인 토큰을 지속 생산하는 것으로 기존 AIDC에서 한 단계 확장된 개념에 가깝다. 아울러 토큰은 AI 사용을 위한 소모자원인 만큼 글로벌 AI 활용 확대에 따라 AI팩토리발 매출 등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AI팩토리와 더불어 피지컬AI 협력을 통해 SKT AI 솔루션의 제조업 현장 진입까지 확대될 경우 관련 매출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KT는 올해 1분기 AI 사업 영역에서 1764억원 매출을 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7.5% 증가한 규모지만 AIDC 사업에 의존한 영향이 컸다.
SKT AIDC 사업 매출은 올해 1분기 131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89.3% 증가했다. 이와달리 AI B2B/B2C 솔루션 사업 매출은 450원에 그쳐 같은 기간 10% 이상 감소했다. 엔비디아와 협력이 가속화되고 피지컬AI 관련 매출이 본격화되면 AI B2B/B2C 솔루션 사업의 수익성도 개선될 공산이 크다.
◇이목 쏠리는 회사채 발행 여부, 추가 차입 여력도 충분 SKT와 엔비디아의 1GW AI팩토리 구축 목표나 피지컬AI 관련 협력은 지속적인 자본적지출(CAPEX)과 시스템 고도화 같은 R&D 비용 증가를 동반한다. 특히 AI팩토리에 핵심적인 GPU를 비롯한 각종 서버 설비와 건축 자재, 전력비 등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협력 과정에서 막대한 지출이 지속되는 만큼 SKT는 대응할 투자 여력을 만드는 게 관건이다.
다만 SKT는 지난해 발생했던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 수습으로 상당한 재원을 소모했다.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SKT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등 포함)은 5916억으로 지난해 동기 기록했던 1조4185억원의 40% 수준이다. 카카오 지분 등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소모를 최대한 억제했으나 과거 대비 투자 여력이 크게 떨어졌다.
투자여력 회복을 위해선 먼저 본업의 현금창출력 개선이 중요하다. SKT는 정보유출 사를 기점으로 과거 대비 매출 관련 지표가 악화됐다. 지난해 SKT의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조6634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한 규모다.
긍정적인 부분은 올해 1분기 말 EBITDA가 1조4162억원으로 정보유출 사고 발발 이전인 지난해 1분기의 96.7%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점이다. 고부가상품인 5G 요금제 이용자 확대 등이 이어지고 유출 사고 수습 등도 마무리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본업을 통한 현금창출 외 방안으로는 지난해 말 금리 인상으로 철회했던 회사채 발행 카드도 다시 만져볼만 하다. SKT의 국내 3대 신평사에서 모두 AAA를 받을 정도로 최우량 신용도를 가졌다. 금리 상승을 감안해도 다른 기업 대비 우수한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SKT는 현재 차입 여력도 제법 남아있는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SKT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4.9%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건전한 부채비율 마지노선이 200% 정도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차입 여력이 남아있다. 대신 현재 차입금 의존도가 44.5% 수준인 만큼 적절한 수준의 관리는 필요할 전망이다.
변수는 통신본업에서 발생할 추가 투자 부담이다. SKT는 현재 통신 사업 부문에서 5G 단독모드(SA) 전환 압박을 마주했다. 아울러 기존 3G·LTE 주파수 대역의 재할당 시기가 도래하면서 관련해 1조원 수준 이상의 지출이 예상된다. 지출이 연간 분할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2028~2030년으로 예상된 6G 투자까지 고려하면 부담이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