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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KT, '비서실 2담당' 출신 재무전문가 CFO 중용

③비서실 출신 재무전문가 선호…윤경근·김영진, 비서실 2담당 임원 역임

이민호 기자  2023-11-29 15:45:11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최근 KT의 최고재무책임자(CFO·재무실장)에 오른 인물들은 앞서 공통적으로 비서실 2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윤경근 KT아이에스(KT IS) 대표이사 사장과 김영진 KT 재무실장 전무가 여기에 해당한다. 비서실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데다 2담당이 재무조직인 만큼 차기 CFO의 우선순위로 꼽혔다.

◇비서실 출신 CFO 선임…황창규 전 회장의 비서실 강화 영향

KT는 그동안 대표이사 변경에 따라 CFO도 전반적으로 바뀌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대부분 3년 수준의 CFO 재직 기간을 채우면서 재무 수장의 빈번한 교체는 지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CFO에 선임된 인물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비서실이다. 비서실을 거쳐야 CFO에 선임될 수 있는 공식이 생겨났다. 이런 특징은 황 전 회장이 대표이사를 역임하던 시기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황 전 회장이 2014년 1월 KT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비서실 기능을 강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황 전 회장은 KT 비서실을 키워 그룹 컨트롤타워로 삼았다. 이는 황 전 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과 기술총괄 사장을 역임했던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그룹 컨트롤타워로 미래전략실을 뒀다. 미래전략실의 전신이 비서실이다.


비서실 출신으로 처음 KT CFO에 선임된 인물은 현재 KT아이에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경근 사장이다. 윤 사장은 황 전 회장 연임 시기인 2018년 1월 KT 재무실장 상무로 선임돼 2019년 1월 전무로 승진, 2020년 12월까지 3년간 CFO 자리를 유지했다.

윤 사장은 KT 재무실장 선임 이전에 비서실 2담당 상무를 2015년부터 2년간 역임한 바 있다. 황 전 회장은 비서실을 3개 담당 체제로 가동했는데 1담당이 전략을, 2담당이 재무를, 3담당이 대외협력을 각각 책임지는 구조였다. 2담당 임원은 검증된 재무전문가인 셈이다.

윤 사장은 2020년 3월 KT 대표이사가 구현모 전 사장으로 바뀐 이후에도 1년간 CFO 자리를 지켰다. 2021년 3월 KT아이에스 대표이사로 이동하면서 KT 재무실장 자리를 현재 재무실장인 김영진 전무에게 넘겼다.

김 전무는 2017년 1월 윤 사장이 비서실 2담당에서 윤리센터장으로 이동했을 때 윤 사장의 뒤를 이어 비서실 2담당 상무로 재직한 바 있다. 이어 그룹경영단장, 비서실 1담당, 전략기획실장을 순차적으로 역임하면서 전략과 재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후 CFO 자리를 오랜 기간 유지하면서 구 전 사장의 신임을 증명했다.

김 전무는 올해 8월 김영섭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에도 CFO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사장 선임 직후 김 전무는 재무실장 자리를 유지하면서 경영기획부문장 직무대행을 겸임하고 있다.

KT는 구 전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2020년 비서실을 폐지했다. 하지만 비서실 2담당 출신 인물이 그룹에서 여전히 요직을 맡고있다. 2019년을 마지막으로 비서실 2담당 상무를 지냈던 장민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 전무다. 장 전무는 2020년 BC카드 경영기획총괄 전무로 옮겼다가 2021년 케이뱅크에 합류했다.


◇CFO 역임한 '황창규의 사람들'…재무전문가 공통점

윤경근 사장 이전에 CFO를 역임했던 인물들은 재무전문가라는 사실 외에 경력에서의 뚜렷한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다. 이석채 전 회장의 대표이사 재임 시기 CFO를 역임했던 김범준 가치경영실장 전무는 동서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KT 합류 이후에는 주로 IR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KT 퇴사 이후 한온시스템 CFO와 유영산업 CEO를 거쳐 씨젠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다만 황 전 회장의 대표이사 재임 시기에는 황 전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 CFO를 맡았다. 선임 첫해 CFO에 오른 인물은 김인회 전 사장이다. 김 전 사장은 대표적인 황 전 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 일본법인 상무, 삼성중공업 경리팀 상무를 거쳐 황 전 회장의 부름을 받고 KT로 자리를 옮긴 첫해인 2014년 약 1년간 CFO 업무를 맡았다.

김 전 사장은 2015년 비서실 2담당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6년부터 3년간 비서실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황 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공고한 리더십을 자랑하던 시기다. 2019년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에 선임됐으며 황 전 회장 임기 만료에 맞춰 KT를 떠났다. 이후 부동산 개발회사 MDM그룹 부회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의 뒤를 이어 2015년부터 3년간 재무실장을 역임한 인물은 신광석 전 부사장이다. 황 전 회장의 대표이사 재임 시기 가장 오랜 기간 CFO를 맡았다. 이석채 전 회장 시기부터 재무조직인 가치경영담당 상무로 일한 재무전문가다. 2018년 윤경근 사장에게 CFO 자리를 넘기고 BC카드로 이동해 2년간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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