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 금융이 금융권 핵심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금융사가 비금융사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과거 금융사는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금융 기능을 추가하는 비금융사를 경쟁자로 여겼으나 최근에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완숙기에 접어든 금융사 자체 플랫폼을 진일보하기 위해 가상자산, 제조업, 유통업, IT 등 업권을 가리지 않고 동맹을 맺는 중이다. 비금융사 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금융사와의 제휴도 활발하다. 막이 오른 임베디드 금융 시대의 헤게모니를 어떤 금융사가 잡을 수 있을까. 주요 금융사의 임베디드 동맹 현황과 전략을 분석했다.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은행권 최초로 개인고객 대상 공동 대출을 선보이면서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업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공동 대출 상품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넘어 업계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방은행의 자본력과 인터넷은행의 플랫폼 역량이 결합하면서 경쟁력을 갖춘 금융상품이 탄생했다.
양사 동맹은 임베디드 금융 전략 일환이다. 임베디드 금융은 통상적으로 금융사가 비금융사에 서비스를 탑재하는 전략을 의미하지만 이 경우 플랫폼 역량을 갖춘 인터넷은행이 비금융사 역할을 한다. 동맹을 바탕으로 지방은행은 영업 권역을 넓히고 인터넷은행은 고객 신용평가 노하우를 습득하며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
◇혁신서비스 넘어 업계 트렌드 자리매김
광주은행과 토스뱅크는 지난해 7월 공동 대출 서비스 출시를 위합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공동 대출이란 고객이 토스뱅크 플랫폼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양사가 각각 대출 심사를 하고 자금을 절반씩 부담하는 상품이다. 복수의 기관이 기업에 신디케이트 론을 제공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개인에게 공동 대출이 제공되는 건 이번이 첫 사례다.
2024년 7월 광주은행과 토스뱅크의 공동대출 서비스 출시를 위한 업무제휴 현장
공동대출 상품은 광주은행 모그룹인 JB금융의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JB금융은 상대적으로 산업 기반이 취약한 호남권을 주 영업 지역으로 삼고 있다. 호남권은 소매금융 잠재 고객인 인구 감소도 겪고 있다. 인터넷은행과 손을 잡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면 지방금융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 단위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같은 전략은 발상의 전환으로 평가된다. 인터넷은행은 지방은행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각 지방 리테일 금융 시장에서 인터넷은행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JB금융은 인터넷은행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인터넷은행의 점유율 상승을 상수로 인정하고 영업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동맹을 택한 것이다.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인 토스뱅크 입장에서도 광주은행과의 제휴를 기회로 삼았다. 토스뱅크는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으나 경쟁사를 따라 잡기 위해서는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했다. 홀로 공격적인 자산 성장을 추구하는 것보다 광주은행과 부담을 나누는 게 성장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했다.
광주은행과 토스뱅크의 임베디드 금융 동맹은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넘어 업계 트렌드가 됐다. 마찬가지로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은 케이뱅크와 공동대출 출시를 타진하고 있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도 카카오뱅크 플랫폼에 금융상품을 탑재하기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지방은행·인뱅 동맹, 기업금융 확장 가능성
인터넷은행이 지방금융에 플랫폼 한켠을 내어준 건 신용평가 노하우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가 공동 대출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신용평가 모델과 사후 관리 체계가 활용되고 있다. 광주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노하우가 있어 토스뱅크의 고객층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직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동맹이 소매금융 영역에 국한돼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발전 여지가 남아 있다. 인터넷은행은 그간 개인 고객 확대에 주력했고 앞으로는 기업 고객도 늘리려 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보단 소호(SOHO)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아직 법인 대출 노하우가 충분치 않아 지방은행의 노하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지방금융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인터넷은행의 약진은 지방은행의 점유율과 이익 성장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지만 플랫폼으로 동맹을 맺으면 새판짜기가 가능해진다"며 "인터넷은행도 지방은행의 개인고객 대출 관리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금융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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