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바이오 거버넌스 재편에 있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유독 도드라졌다. 전면에 나선 건 분할 주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표이사인 존림 사장이 아닌 CFO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FO인 유승호 부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CFO인 김형준 부사장이 섰다.
그룹 역할인 삼성전자와의 원활한 소통 및 실무를 맡은 유 부사장, 그리고 실질적 홀딩스 경영 주체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CFO 김 부사장이 합을 맞췄다.
출범할 삼성에피스홀딩스 내에서도 CFO의 역할은 더욱 주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R&D) 투자 및 바이오텍 M&A 전략 등을 담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거버넌스 개편은 유 부사장의 영향력이 쏠렸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김 부사장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대 홀딩스 CFO를 김 부사장이 겸직하게 될 지 여부도 관심사다.
◇발표 이후 2차례 간담회 모두 CFO가 주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 공식 발표된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식 시장 개장 직후 증권사와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실시했다. 그룹 내 첫 지주사 설립의 의미, 그리고 새롭게 출범할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역할 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사업 구조 및 지배구조 개편을 처음으로 대외적으로 밝히는 자리에 전면에 나선 이들은 CFO였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나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아닌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승호 부사장과 삼성바이오에치스 김형준 부사장이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유 부사장이 전체적인 인적 분할의 배경과 목적, 세부 구조, 향후 계획에 대해 안내했고 김 부사장이 분할 신설 법인의 운영방안을 밝혔다. 29일 진행한 소액주주 대상 인적분할 간담회 역시 동일하게 유 부사장과 김 부사장이 전면에 섰다.
유 부사장은 비교적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삼성전자 출신 인사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부장과 지원팀 담당임원, 생활가전 지원팀 담당임원 등을 거쳐 2023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관리 담당에 선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동 1년만인 작년 말 CFO에 선임됐고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인적 분할 사업 전면에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 지원팀 출신으로서 그룹 재무라인과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다. 남은 인적 분할 절차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특성상 지원부서 이관 유력, 총 책임자 김형준 거취 관심 김 부사장 역시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한 인물이다. 1966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같은 대학에서 석사를 취득했고 미국 에모리 대학교 MBA 과정을 밟았다.
삼성전자 SAMEX 담당부장을 거쳐 미래전략 전략1팀 담당임원을 지냈다. 이후 무선 지원팀 담당임원 , SAMEX 담당임원 등을 역임한 후 2020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재경팀장으로 이동했다. 2021년 말 부사장에 승진했다.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등의 제반 사업 내용을 지배·경영 관리하는 지주회사다. 직접적인 수익 사업보다는 브랜드 및 상표권 등 라이선스 사업과 창업 및 신기술 관련 투자사업 등을 주로 수행한다.
향후 M&A를 통해 신약 개발 등 바이오 자회사 등을 늘려나갈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사실상 삼성에피스홀딩스 사업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수장인 김 대표가 초대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를 겸임하면서 초기 세팅을 책임지게 됐다.
인사와 재무 등 지주사에 필요한 경영지원·관리 기능 역시 삼성바이오에피스 조직이 삼성에피스홀딩스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조직의 총 책임자 김 부사장이 대표이사와 마찬가지로 겸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 기인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CFO는 향후 바이오 분야 R&D 투자와 M&A 전략을 설립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김 부사장의 경우 삼성전자에서 지원 분야에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그룹과의 소통은 원활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사장은 앞서 간담회 자리에서 "신설되는 자회사는 미래성장을 위한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향후 M&A 등을 통해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신설 법인 설립까지 4개월가량 남았다"며 "아직 내부 조직이나 인사 관련된 부분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