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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CFO, 효성화학 상장유지 급선무…'자산매각 러시'

1.5조 유동화, 차입 상환에 소진…신용등급 BBB로 재차 하락

고진영 기자  2025-07-11 16:14:21

편집자주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기업의 크레딧은 자금 조달의 총괄자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다. 크레딧이 곧 조달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기업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좌우할 CFO의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효성화학은 상장유지 여부가 내년 결정됨에 따라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 들어 보유자산을 처분해 끌어온 자금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주식거래 정지, 신용등급 문제로 조달 여건이 힘들어진 만큼 자산 유동화로 급한 불을 끄는 모습이다. 올 초 부임한 최고재무책임자(CFO) 송기석 상무가 실무를 책임지고 있다.

효성화학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올 3월 온산탱크터미널 사업부를 지주사 효성에 1500억원 받고 넘겼다. 또 5월엔 베트남법인 '효성비나케미칼' 지분 49%를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처분했다. 양도금액은 3965억원이다.

자산을 줄줄이 유동화 중인 이유는 다른 조달창구가 사실상 막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순자산이 마이너스(-)680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올해 잠식을 벗어나긴 했지만 내년 4월을 데드라인으로 개선기간이 부여됐다. 이때까지 재무와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신용등급 하향도 피하지 못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렸다. 지난해 A급(A-/부정적)에서 밀려나고 1년 만의 조정이다. 현실적으로 회사채나 단기사채 차환 발행이 쉽지 않다.

효성화학의 고전은 출범 당시 진행한 대규모 설비투자에서 시작됐다. 2018년 베트남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을 세우고 화학단지 조성에 12억8000만달러를 들였다. 하지만 팬데믹 사태로 산업시설 셧다운이 반복되면서 수요 회복이 더디게 이뤄졌다. 이후 가동이 정상화되긴 했지만 베트남법인은 여전히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베트남법인의 당분기손익은 -674억원을 기록했다. 효성화학 적자가 계속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베트남법인의 신디케이트론(8억7800만달러) 역시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효성화학은 매년 원금을 갚다가 남아 있던 미상환잔액 4억2300만달러(약 5800억원)를 올 2월에서야 전부 상환했다. 상환 재원은 특수가스사업부 양도대금이다.

효성화학은 작년 말 자본잠식 위기에 처하자 알짜인 특수가스사업부를 팔아 급전 9200억원을 당겨왔다. 다만 매각대금은 이미 차입금을 갚기 위해 거의 소진한 것으로 짐작된다. 차환을 제외하고도 올 1분기에 7200억원을 순상환했다.

아직 남은 차입금 역시 조 단위다. 1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총차입금은 2조151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이자비용은 380억원인데 연환산할 경우 1500억원 남짓으로 계산된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연 500억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버거운 규모다.


재무를 총괄하는 송기호 상무로선 매달 만기가 다가오는 차입금을 막는 일이 급선무다. 송 상무는 올 초 재무실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베트남 투자 당시부터 재무적 이슈를 책임졌던 윤보영 전 실장 아래서 재무실 자금을 담당하던 재무통이다. 윤 전 실장이 고문으로 물러나자 지난해 임원배지를 달았다. 내년 개선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다.


당장 올해 8월이면 신종자본증권 700억원어치의 콜옵션 기한이 도래하고 1400억원 규모 회사채와 단기사채도 만기를 앞뒀다. 또 9월엔 영구채 300억원(콜옵션), 10월엔 회사채 700억원을 차환하거나 상환해야 한다. 이를 포함해 만기가 1년 안에 다가오는 단기성차입금만 1조8699억원이니 차입구조가 매우 단기화(93%)돼 있다.

게다가 앞서 진행한 효성비나케미칼 RPS 딜은 사실상 매각이 아니라 주식담보대출성격이다. 수수료 명목으로 연 6%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영구채와 마찬가지로 부채에 잡히지 않을 뿐 차입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실절적 빚 부담은 더 무겁다고 봐야 한다.

신용등급을 회복하고 조달 경색을 탈출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평가되는 배경이다. 현재 효성화확은 TAC(Tri-Acetyl Cellulose) 필름을 생산하는 옵티컬필름사업부와 필름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옵티컬필름사업부 매각가는 2000억원대로 예상된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영구채는 상환할 예정이고 회사채의 경우 차환 발행하면서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며 "적자 상황이지만 EBITDA는 흑자라 현금흐름 부족 상황은 아니고 유동성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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