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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지금

점유율 높였지만 순익은 과제…확장의 딜레마

⑧법인 구매전용카드, PLCC 전략 통해 신판 점유율 1위 등극…고비용 구조 개선 관건

유정화 기자  2025-07-23 08:05:17

편집자주

현대카드가 정태영 부회장과 합을 맞추는 각자대표를 교체하며 리더십을 정비한다. 현대캐피탈과 경영 분리로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한 이후 첫 인선이다. 그 사이 지배구조가 안정되고 신사업 성과도 있었으나 카드업황 악화로 경영진을 일신할 필요가 있었다. 조창현 신임 대표는 실적과 수익성을 회복하고 정 부회장이 주도하는 신사업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 현대카드 리더십 전환의 의미와 조창현 체제의 주요 과제를 살펴봤다.
현대카드의 외형 확장 전략이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 힘을 주며 시장 내 위상은 높아졌지만,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는 풀지 못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연간 기준 만년 4위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끈 법인 구매전용카드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사업에서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창현 대표 내정자의 취임 후 최대 과제는 수익 구조 개선이 될 전망이다. 다만 카드업계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손비용을 중심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가 당국 규제에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한 카드론 영업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영업력 지표 개선됐으나 수익성 개선엔 '고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카드는 6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72억원) 대비 8.7% 증가한 수치지만, 상위 4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카드) 중 가장 적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1843억원, 신한카드는 129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국민카드는 86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현대카드의 순이익 순위도 업계 4위로 굳어졌다. 작년 말 기준 현대카드는 308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삼성카드(6613억원), 신한카드(5622억원), KB국민카드(4485억원)에 밀렸다. KB국민카드가 2011년 은행에서 독립한 이후 현대카드는 매년 카드사 순익 순위에서 같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이뤄낸 영업력 지표에서의 성과와는 상반된 결과다. 현대카드는 주요 영업력 지표에선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2023년 10월 신용판매(신판) 점유율 순위에서 6년여 만에 2위로 올라선 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신한카드를 앞질렀다. 올해 상반기 역시 신용판매액은 86조6502억원을 취급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신용판매액은 카드사의 핵심 경쟁력 지표로 꼽힌다. 신판 점유율은 카드사의 신용카드 회원이 국내·외에서 일시불·할부로 결제한 금액을 합쳐 집계한 수치다. 여기에 올 상반기 현대카드 본인회원 수는 1250만명이다. 작년 말 대비 51만명 증가해 모든 카드사 중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그럼에도 현대카드의 손익이 개선되지 못한 이유는 법인 구매전용카드를 중심으로 신판 점유율을 높여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누적 구매전용카드 이용금액은 10조6868억원에 이른다. 카드사 전체 법인 구매전용카드 이용금액에서 현대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6.7%로 압도적 1위다.

구매전용카드는 기업 간 거래에서 어음이나 외상 거래를 대신해 결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일반적인 카드 수수료율과는 별도로 계약에 따라 당사자들끼리 수수료율을 설정할 수 있기에 매출 규모에 비해 수익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된다.

PLCC 중심의 카드 전략도 현대카드의 손익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 지목된다. PLCC는 충성 고객을 카드 이용자로 끌어들이고 마케팅 비용을 제휴사와 분담해 수익성 향상 효과가 큰 상품이다. 하지만 지나친 비용 지출에 단기적으로 봤을 땐 수익성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LCC는 특정 제휴처에 과도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되면 카드사 손익 개선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보다도 낮은 수익을 얻는 구조로 계약이 이뤄지는데, 포인트 적립과 마케팅 비용까지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판관비율 22.1%로 업계 1위, 비용 축소 전략 전망

이달 30일 취임이 예정된 조창현 현대카드 대표 내정자에 부여된 최우선 과제로 수익성 개선이 지목된다. 현대카드의 1분기 영업수익은 9186억원으로 삼성카드(1조1229억원)와 비교했을 때 2043억원 격차를 보였다. 다만 같은 기간 현대카드가 영업에 쓴 비용은 8366억원으로 삼성카드(8763억원)와 차이는 397억원에 불과했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카드 △이자 △판매관리 등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금융자산이 늘면서 이자비용과 카드비용은 각각 6.6%, 11.7% 증가했다. 수수료 비용 역시 6.9% 늘었다. 같은 기간 판관비는 2028억원으로 전년 동기(1965억원)보다 632억원(3.2%) 증가했다.


특히 카드사 업황이 어려워지며 현대카드의 고비용 구조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올 1분기 판관비를 영업수익으로 나눈 판관비율을 보면 현대카드는 22.1% 수준이다. 압도적인 업계 1위다. 반면 상위권 카드사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11.4%를 기록했고, KB국민카드는 10.5%로 나타났다.

조 내정자는 전략과 영업을 두루 경험한 정통 내부 인사인 만큼 관리형 CEO로서 업무 효율화를 통한 비용 축소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동안 쏠쏠한 수익원 역할을 해온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경기 침체에 따라 대손비용도 늘어나고 있어 상황이 만만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달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신용대출로 포함되면서 카드사들은 카드론의 한도를 신용대출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그간 카드론은 감독 기준상 기타대출로 분류됐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라는 점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악화된 수익성을 카드론 등에서 만회하고 있었는데, 이번 가계대출 규제로 받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이란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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