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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안 통과

셀트리온, 일시소각 어려운 '자사주 2조' 활용법 주목

상법 개정에 의무화 시 6개월 내 소각, M&A 등 투자 재원 관건

김혜선 기자  2025-07-28 07:10:39

편집자주

상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1963년 처음 상법이 시행된 이래 강력한 개정안으로 평가받는 이 법안을 두고 평가가 여전히 엇갈린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식시장 활성화 등 기대하는 시각이 있는 한편 경영 자율성 침해, 해외 투기자본의 악용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확실한 건 상법 개정이 한국 기업사(史)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점이다. 더벨은 상법 개정안이 국내 대기업집단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꾸준히 자사주 매입을 단행해온 셀트리온에 상법 개정안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자사주 소각이 법적으로 의무화되면 자사주를 처분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이 생긴다. 그동안 꾸준히 진행하던 소각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하지만 자사주 규모만 현재 2조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소각만을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가 부양의 효율성 차원에서도 자사주를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2년 전 서정진 회장이 말했던 자사주 활용법 중 하나인 M&A(인수합병)를 위한 스왑 등 다양한 방안으로의 활용법이 고려된다.

◇자사주 공시금액 2조 육박, 현금·주식 배당도 병행

올해 1분기 말 기준 셀트리온이 보유한 자기주식은 총 940만5517주다. 전체 발행 주식 2억2325만8283주의 약 4.21%에 달한다. 시가 기준 1조6800억원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병행하는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다. 올해 들어 6번의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고 금액은 65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1분기 이후 추가로 취득한 자사주 금액은 5000억원으로 집계된다.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주가 부양 효과를 볼 수 있는 소각까지 진행한다. 3월 말 이후 셀트리온은 두 차례에 걸쳐 총 85만7661주를 소각했다. 금액으로 보면 약 1438억원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이달 9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를 시작했지만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이달 21일에도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또 다른 주주환원 수단인 배당 역시 매년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아직 배당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지만 2023년을 기점으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현금 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작년에는 주식배당으로 주당 0.05주를 배정하기도 했다.

◇기존 자사주 6개월 내 소각 의무화 추진, 모회사 지원 가능성 존재

현 정부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시행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입법과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셀트리온을 포함한 기업들은 빠르면 3분기부터 1년 이내 자사주의 소각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법안이 처리되면 새로 취득하는 자사주 외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는 6개월 이내 소각을 완료해야 한다. 정책이 즉시 시행된다면 셀트리온은 주가 부양을 위해 수시로 진행해 온 자사주 소각을 더욱 신속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적 제약이 생김에 따라 셀트리온이 소각 외 M&A 등으로 다양하게 자사주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 회장은 2년 전부터 M&A를 새로운 성장 키워드라고 강조해왔다. M&A 및 파트너십에 나설 때 자사주를 지분 스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실탄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서 회장의 경영 복귀가 결정된 2023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는 "자사주는 주가를 올리는 용도가 아니라 M&A나 투자에 나설 때 활용가능한 실탄"이라고 말했다. 수조원에 달하는 M&A를 단행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사주 활용법을 꺼내든 셈이다.

이를 감안할 때 정치권 흐름에 따라 자사주 소각 압박이 오더라도 충분히 그 외 활용법에 대한 대안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셀트리온은 서 회장과 장남 서진석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성장 동력 M&A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홀딩스의 사업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투자 시계는 더 빨라질 것을 예고했다. 셀트리온홀딩스를 필두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 셀트리온이 함께 국내외 기업과의 M&A 등 사업 확대에 나사며 자사주 활용법도 다양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관련해서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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