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thebell desk

지니어스 액트의 충격

최명용 부장  2025-08-11 08:01:39
미국에서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가 통과됐다. 상하원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인까지 마쳤다. 연방 규제 기관의 최종 규정 공포 후 120일 뒤면 발효가 된다. 이르면 연내 발효도 가능하다.

지니어스 액트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과 규제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지정된 기관(PPSIs)이 미국 내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연방 또는 주 규제를 적용받는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해당 코인만큼 현금이나 미국 국채를 보유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적 명확성을 제공하고 소비자 보호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지니어스 액트를 보면서 '충격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니어스 액트는 '미국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국가적 혁신을 가이드하고 세우기 위한 법률'(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의 약어다. 내셔널 이노베이션, 국가적 혁신을 하자는 내용을 법률안 '이름'에 담았다.

지니어스(Genius)의 사전적 의미는 '천재'다. 천재적으로 만들어진 법률안이란 이중적 의미가 내포됐다. 미국은 대다수 시민보다 정치적 리더가 뛰어나다는 말을 하는데, 지니어스 액트가 그 전형을 보여줬다. 미국 정치인들의 시선은 '국가적 혁신'을 바라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미국은 다시 달러 패권을 공고히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대1 담보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발행사는 그만큼의 미국 국채를 보유해야 한다. 최대 2조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수요가 창출될 것(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미국의 정책적 영향력을 키우고 스테이블코인이 토큰화된 달러 생태계를 구축해 달러 패권을 강화할 것(블랙록)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동안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자산가치가 높아지고 트럼프 식 막무가내 관세 협상이 글로벌 시장을 흔들면서 미국의 패권과 리더십이 약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의 부상, 지니어스 액트로 미국 달러화의 패권은 다시 공고해졌다. 불과 5개월만에 일어난 반전이다.

지니어스 액트는 2월에 발의돼 7월 미국 국회를 통과했다. 느리기 짝이 없는 미국 행정 시스템에서 전례없이 빨리 통과된 법안이다. 여기에 관세협상의 압박으로 수 많은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시차가 있지만 한국에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논의되는 법안은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이다. 민생회복으로 소비 쿠폰을 나눠주고 세제 개편안으론 세금을 더 걷겠다는 논의가 진행중이다.

상법개정안에선 기업의 거버넌스를 바로잡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사회의 주주 책임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는 게 이 정부의 목표다. 노란봉투법이나 중대재해법을 통해 노조의 권익을 강조하고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아젠다를 내세우고 있다.

물론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잡고 노동자 권익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논의다. 하지만 한국 경제와 미래 세대를 위한 '혁신'과 '기업 활력' 논의가 뒷전인 점은 아쉽다. 한국 법안에선 좀처럼 '국가 혁신'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가 대표 AI 선발전만으론 부족하다. 천재적인 발상으로 규제를 혁파하고 충격적인 만큼 기업을 지원해줄 정책이 필요하다. 자동차에, 반도체에, 조선까지, 한국 주력 사업의 공장들이 다 미국으로 넘어갈 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