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의 전기장치 제조사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앞세워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글로벌 전력인프라 현대화 수요를 등에 업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지주사의 배당수익에 기여하고 있다.
재무적으로는 부채비율 등 비율지표가 안정권에 들어섰고 실질적 무차입 경영도 깊이를 더해가는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영업활동에서 창출하는 현금을 바탕으로 차입 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전기장치시장 호황의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호황 타고 늘어난 NCF, 재무지표 개선 원동력 HD현대일렉트릭은 2025년 1~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9163억원, 영업이익 6744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34.2% 증가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큰 이변이 없다면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넘어서고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선진국들의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투자가 갈수록 활발해지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인프라의 개선 수요도 증가하는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도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변압기와 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사업의 매출이 올 1~3분기 누적 2조687억원으로 전년도의 2조355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재무지표 역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말 234.6%에 이르렀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말 148.8%까지 낮아졌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34.3%에서 6.2%로 하락했다. 순차입금은 2023년 5427억원에서 지난해 -2510억원으로 실질적 무차입 전환에 성공했으며 올 3분기 말 기준으로는 -6168억원까지 현금의 우위가 더욱 높아졌다.
HD현대일렉트릭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2020년 63억원에서 지난해 말 6723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런데 순영업현금흐름(NCF)은 2022년 -1241억원, 2023년 -224억원의 순유출을 보였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2022년과 2023년은 전력기기 수주가 본격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시기"라며 "수주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자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84억원을 기록했던 HD현대일렉트릭의 재고자산 증감액은 2022년 2640억원으로 급증한 뒤 꾸준히 2000억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2022-2023년과 달리 2024년 HD현대일렉트릭의 NCF는 1조337억원까지 불어났다. 수주물량의 수익화가 본격화하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7342억원으로 전년 대비 99.7% 증가했을뿐만 아니라 선수금 수취로 인한 계약부채 증가분이 2023년 1384억원에서 이듬해 5181억원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이러한 양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 1~3분기 HD현대일렉트릭은 누적 EBITDA가 7285억원으로 전년도 수준에 이미 근접했다. 계약부채 증가분도 3861억원 집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NCF 역시 7243억원을 누적했으며 연말 기준으로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현금배당…CAPEX도 증가세 올 3분기 말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4조4386억원이다. 총자산의 25%에 가까운 현금흐름을 해마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할 만큼 유동성이 풍부하다. 이를 토대로 HD현대일렉트릭은 차입 부담을 축소하는 것 이외에 배당과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2년 창사 이래 첫 배당을 실시한 이후 지금까지 4년 연속 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최초 180억원의 연간 배당총액은 지난해 1926억원까지 불어났으며 올해도 중간배당을 통해 684억원을 주주들에 환원했다.
그룹 지주사 HD현대가 HD현대일렉트릭으로부터 수취한 연간 배당수익도 2023년 67억원에서 지난해 283억원, 올 1~3분기 818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전체 배당수익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4%에서 8.7%, 21%로 커지고 있다. HD현대는 올 3분기 말 기준 HD현대일렉트릭 지분 36.4%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적지출(CAPEX) 집행금액은 2021년 332억원에서 지난해 1367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도 1~3분기 누적 1013억원을 집행했으며 연말 기준으로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1월 HD현대일렉트릭은 내년 말까지 울산 변압기공장을 증설하는 2118억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으며 이와 별개로 미국 앨라배마 법인의 변압기공장 증설에도 1850억원을 투입 중이다. 전력기기 수요가 중장기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는 데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