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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한다던 배당 검토 연기 '투자 총력'

역대 최대 실적에도 투자 우선, 2029년 배당 정책 조정 여부 재검토

한태희 기자  2026-01-22 10:48:11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를 기점으로 검토하기로 했던 배당 정책을 최소 3년간 유보했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요 생산라인 증설 등 공격적인 CAPEX(자본적지출) 투자를 확대하는 판단이다. 현금 배당보다 성장 투자에 힘을 싣는 기조를 이어간다.

◇3년 뒤 FCF(잉여현금흐름) 창출 수준 및 투자 계획 고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일 2025년 연간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한 IR 자료를 통해 3년 후 FCF(잉여현금흐름) 창출 수준과 투자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 정책의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2025년 이후 FCF의 10% 범위 내에서 현금 배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계획을 사실상 유보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후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으며 작년 인적분할 관련 임시주총에서 연내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적분할 후 순수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전환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작년에만 1조원 이상 규모의 계약을 3건 체결하는 등 연간 수주액은 6조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매출은 4조5570억원, 영업이익은 2조692억원을 기록했다. 4공장 램프업(Ramp-up)과 1~3공장의 안정적 풀가동,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57% 증가했다.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직 배당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된 배경으로는 이미 예고된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언급한 주요 계획으로는 제1바이오캠퍼스 및 ADC공장 유지 보수 및 DP 라인 증설, 제2바이오캠퍼스 6~8공장 증설, 미국 생산시설 인수 및 추가 투자, 제3바이오캠퍼스 내 AXC, CGT 등 차세대 의약품 CDMO 설비 증설 등이 제시됐다.

◇FCF의 변동성 한계, 최소 15조 투자 예고

매년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지만 공격적 투자가 동반되며 실제 FCF 규모는 비교적 크지 않다. FCF의 산출 방식은 다양하지만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자본적지출(CAPEX), 배당금지급을 차감해 계산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4년 NCF는 1조3828억원이었지만 CAPEX가 1조3238억원에 달해 FCF가 591억원에 그쳤다. 이 가운데 10%를 배당에 활용한다고 해도 59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CAPEX를 단기간에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3분기 기준 FCF는 7719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이 역시 일시적 수치일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수년간의 대규모 투자 집행이 예고된 상황에서 FCF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배당 정책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는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2023년부터 2032년까지 7조5000억원, 미국 생산시설에 기존 투입된 4100억원 외 시설 확장에 따른 추가 투자가 예고돼 있다. 이 외에도 제3바이오캠퍼스 관련 투자에도 올해부터 2034년까지 약 7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소 1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 더해 기술 및 생산시설 관련 M&A까지 검토하고 있다.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배당이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획된 대규모 시설 투자 집행이 본격화되면서 누적 FCF가 적자 구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대규모 투자 집행 기간에는 내부 유보를 통해 재무 안전성과 투자 실행력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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