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홀딩스는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십여년간 소규모 지분투자를 계속해왔다. 대부분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투자수익을 노린 단순 출자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진출한 로봇사업의 경우 그룹의 새로운 핵심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봇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미 글로벌 상용화에 성공한 해외 기업을 인수해 사업 주도권을 쥐었다.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주차 로봇 시장을 선점해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HL홀딩스의 로봇 사업은 실외와 실내, 두 축으로 나뉜다. 이 중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실외 주차 로봇 ‘스탠(Stan)’이다. 2024년 HL홀딩스가 자회사 HL로보틱스를 설립하고 프랑스 스탠리 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확보했다. 당시 지분 74.1%를 2400만달러에 사들였다.
스탠은 자동차 하부에 지지대를 넣고 들어 올린 뒤 빈 주차 공간으로 차를 옮기는 방식의 자율주행 로봇이다. 별도의 팔레트나 주차 타워 건설 없이 기존 주차장위에서 바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국제적으로 실외 자율주행 주차로봇 상용화에 성공한 유일한 케이스다.
주차 로봇 '스탠'
HL홀딩스가 인수한 시기 스탠리 로보틱스는 북미 철도 물류기업인 ‘캐네디언 내셔널 레일웨이(Canadian National Railway)’와 주차로봇 구독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현재 프랑스 리옹 공항, 영국 개트윅 공항 등에서 스탠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 모델의 경우 기기를 판매하기 보다는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을 받는 구독형 모델을 택했다. 초기 인프라 구축 이후 지속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도 유리한 위치로 평가된다. 실외 주차로봇 시장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도 이렇다 할 경쟁사가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스탠리가 유럽 공항, 북미 물류회사 등에서 수주를 확대하면서 연말까지 70~80대 수준까지 운영대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손익 분기점 수준의 매출 달성을 기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외 로봇인 스탠 외에도 실내 로봇 ‘파키(Parkie)’가 있다. 파키는 HL홀딩스가 자체 개발한 AMR(자율주행) 방식의 주차로봇이다.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주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인프라 공사 없이 기존 주차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에 1대를 납품했으며 양산 시점은 2028~2029년 즈음으로 예상된다.
그간 상용화의 발목을 잡았던 규제 문제도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HL홀딩스 관계자는 “공공주택 지능형주차장치(주차로봇)에 대한 설치 제한과 관련해 2027년 12월부터 허용하는 것으로 개선됐다”며 “그 외 안건에 대해서도 국토부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후 대규모 주거단지나 호텔, 백화점 등으로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밖에 HL홀딩스는 순찰로봇 '골리(GOALIE)’, 지게차 형태의 물류 로봇 ‘캐리(CARRIE)’ 등을 개발해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골리는 상용화 검증을 위해 HDC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캐리는 단계별 양산 및 수주 계획을 통해 로봇 산업을 그룹의 핵심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 중복상장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HL로보틱스의 투자 전략이 주춤해졌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기업공개(IPO)나 프리IPO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투자 유치를 지속 진행중이며, 중복상장 이슈는 사업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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