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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판이 바뀐다

온도차 커진 비은행 계열사, 내부 재편 본격화

②증권 성장 가속·보험 둔화 속 금융지주 수익구조 재편

조은아 기자  2026-05-15 12:47:23

편집자주

금융지주 경쟁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은행의 이자이익 규모가 실적과 순위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은 물론 자본관리 능력, 미래 성장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실적은 금융지주의 경쟁 무대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공통 키워드를 짚어봤다.
올해 1분기에는 금융지주의 승부처가 다시 한 번 이동했다. 비은행 내부에서도 증권과 보험 간 온도 차가 뚜렷해지면서 성장축의 무게중심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증권사는 자본시장 회복 흐름에 올라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 반면 보험 계열사는 성장 동력이 약화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금융지주 간 경쟁이 은행 중심에서 비은행으로 확장된 데 이어, 이제는 비은행 내부 구조까지 재편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증권·보험 희비 엇갈려…비은행 내부 재편 본격화

올해 1분기 주요 금융지주에서 증권 계열사는 일제히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거래대금 증가와 금리 안정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수익이 개선됐고,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도 동반 회복됐다.

은행과 비교해서도 증권의 성장이 돋보인다. 규모는 은행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증권사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를 비교했을 때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순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7.27%, KB증권은 92.74%다. 다른 곳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금융에서도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2.57%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은 무려 167.28%나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금융지주 전체 실적 안전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로커리지 수익뿐만 아니라 WM 수수료와 IB 딜 수익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특정 사업 의존도가 낮아졌다. 이에 따라 증권사 실적이 그룹 전체 수익구조의 변동성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반면 보험 계열사는 성장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 IFRS17 효과가 약화된 가운데 금리 환경 변화와 손해율 부담, 건강보험 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투자손익 변동성까지 겹치며 안정적 이익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증권 키우고 보험은 방어…금융지주 비은행 전략 재편 가속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옮겨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증권사의 위상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금융지주들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증권사를 핵심 계열사로 만드는 작업에 한창이다.

KB금융은 KB증권을 중심으로 WM과 IB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자본시장 부문을 핵심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고, WM 기반을 확대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금융에서도 신한투자증권이 기업금융 경쟁력과 WM 역량을 동시에 키우는 방식으로 자본시장 사업의 외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증권도 IB 중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그룹의 기업금융 라인과 연계한 시너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 편입 이후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증권 및 자본시장 경쟁력을 보강할 필요성이 더 커진 상태다. 상대적으로 비은행 기반이 약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증권 경쟁력 강화가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 측면에서도 증권사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인수금융 주선 등 자본시장을 기반으로 한 자금 공급 전반을 담당할 수 있어서다. 앞으로 5년간 5대 금융지주가 계획한 생산적 금융 규모는 약 380조원에 이른다.

반면 보험업 전반의 키워드는 성장보다는 방어다.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관리 중심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신계약 확대 경쟁은 이어지지만 예전처럼 외형 확장이 곧 이익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보험은 공격적인 성장축이라기보다 실적 변동성을 완충하는 역할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험을 키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키우는 자산'보다는 '관리하는 자산' 성격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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