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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실적 리뷰

글로벌 장비사도 AI 호황 수확…핵심 시장은 한국

①삼성전자 하이닉스 낙수에 국내외 동반 반등…램리서치 매출 24%·KLA 한국 매출 80% 증가

허인혜 기자  2026-06-12 15:27:55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 시장이 역사적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의 체감 온도는 엇갈리고 있다. HBM 투자가 확대되면서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고객사 투자 지연과 재고조정, 중국향 매출 둔화 등 복합적인 영향에 기업별로 극과 극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더벨은 국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해 반도체 생태계의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봤다.
올해 1분기 반도체 호황은 국내와 해외 전공정 장비기업의 실적에 동시에 반영됐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수혜를 가른 건 지역적 특성보다는 어떤 장비를 납품하느냐에 따라 갈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속에서 한국은 글로벌 장비기업들의 주요 매출 지역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ASML과 램리서치, KLA 등 선단공정 장비기업의 매출이 늘었다.

다만 국내사들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향 으로 쏠려있는 것과 달리 글로벌 기업들은 매출처가 다변화돼 보다 안정적인 전망이 가능했다. 대만의 첨단 파운드리 투자와 중국의 반도체 생산설비 확충도 글로벌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을 견인했다.

◇램리서치 사상 최대 매출…상위 장비사 수익성도 견조

미국의 반도체 장비 기업 램리서치는 3월말 매출 58억4100만달러와 영업이익 20억47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3.8%, 영업이익은 31.1% 증가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률은 35%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률이 33.1%였는데 이보다도 1.9%포인트 높아졌다. 증착과 식각 등 신규 장비 매출이 37억3100만달러를 차지했다. 서비스와 부품·업그레이드 등을 포함한 고객지원 매출도 좋았다. 21억11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의 공정제어 장비기업 KLA의 3월 말 분기 매출은 34억1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5% 증가했다. 순이익은 12억100만달러로 10.3%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61.1%였다. KLA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HBM을 포함한 디램 투자와 파운드리·로직 투자가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래픽=마누스ai가 생성한 이미지.

EUV(극자외선) 등을 취급하는 노광장비기업 ASML은 1분기 매출 87억6700만유로, 순이익 27억5700만유로를 기록했다. 매출총이익률은 53%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3.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6%로 나타났다.

일본의 도쿄일렉트론도 쏠쏠한 수익을 냈다. 1~3월 매출은 7118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8.6%, 직전 분기보다 28.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56억엔, 영업이익률은 28.9%였다. 장비 출하 일정이 밀렸던 기저 효과도 반영됐으나 HBM과 선단 디램, 첨단 로직 투자가 장비 매출을 꾸준히 이끌고 있다고 도쿄일렉트론은 설명했다.

◇중국 여전히 크지만 한국도 매출 20%대 핵심 시장

글로벌 장비사들의 지역별 실적을 보면 한국은 중국, 대만과 함께 3대 핵심 매출처인 것으로 나타났다. 램리서치의 3분기 지역별 매출액을 보면 한국이 23%, 대만이 같은 비중을 나타냈고 중국이 34%로 가장 높았다. 세 지역에서 전체 매출의 80%가 발생했다.

KLA는 한국 매출 증가가 더 두드러졌다. 1분기 한국 매출은 6억8100만달러로 전체의 19.9%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보다 80%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5% 늘었고, 대만 매출은 출하 일정 영향으로 12% 감소했다고 KLA는 부연했다.
출처=KLA 2026년 3월 말 보고서

KLA는 한국 매출 증가의 주된 원인을 메모리 고객사의 투자 확대라고 명시했다. KLA 전체 매출에서도 메모리 고객사 투자, 특히 HBM을 포함한 디램 수요가 주요 증가 요인으로 제시됐다. 한국 고객사의 투자가 글로벌 장비사 실적에 직접 반영된 셈이다.

도쿄일렉트론의 지역별 매출에서도 한국 비중은 24.3%였다. 중국 26.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대만이 22%를 차지했다. 금액으로는 중국 1907억엔, 한국 1731억엔, 대만 1565억엔이었다.

중국 매출 비중은 직전 분기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도쿄일렉트론은 선단공정 투자 증가율이 성숙공정 투자 증가율보다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의 매출 절대 규모는 유지됐으나 한국과 대만의 선단 메모리·로직 투자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비중을 높였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지역별 매출은 중국과 대만이 각각 27%, 한국이 20%였다. 반도체 장비 매출을 용도별로 보면 파운드리·로직이 67%, 디램이 29%, 낸드가 4%를 차지했다. 회사는 선단 제조기술 수요와 디램 공정 전환 투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메모리, 대만은 파운드리…중국은 성숙공정

국가별 투자 성격이 달랐던 만큼 각각 매출을 낸 품목도 차이가 있었다. 한국 시장의 키워드는 메모리의 세대 전환이었다. 한국 장비 수요는 HBM과 선단 디램, 낸드 공정 전환에 따랐다.
출처=도쿄일렉트론 2026년 3월말 보고서

KLA는 HBM이 이끈 디램 투자를 전체 매출 증가 요인으로 들었고 한국 매출 증가도 메모리 고객사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ASML 역시 1분기 시스템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51%까지 높아졌다. 100% 한국향 매출은 아니지만 국내 대형사 2곳의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 테스와 원익IPS 등 국내 장비사들의 매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세공정 전환과 낸드 고단화 투자 등에서 발생했다.

대만은 첨단 로직·파운드리 투자의 영향이 컸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최근 분기 반도체 장비 매출 가운데 파운드리·로직 비중은 67%로 디램 29%, 낸드 4%보다 높았다. 도쿄일렉트론은 대만은 성숙공정보다 선단공정 투자의 증가 속도가 빨랐다고 봤다.

중국은 성숙공정(mature node)과 자국 생산능력 확충의 비중이 큰 시장이었다. 또 절대적인 장비 수요가 여전히 컸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 늘어 한국과 대만의 증가율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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