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카드사 조달 전략 해부

하나카드, 선조달로 피한 금리 충격…장기물 전환 채비

⑩작년 12월 한 달간 5700억 선제 발행…단기 CP, 연내 여전채 전환 예정

정태현 기자  2026-06-15 07:43:48

편집자주

카드사 대부분은 올해 들어 채권 발행 규모를 크게 줄였다. 대신 전자단기사채와 CP 등 단기물 조달 규모를 늘렸다. 카드채 금리 상승과 수급 약화에 대응해 단기물로 조달비용을 낮추려는 선택이다. 다만 만기 구조가 짧아지면서 차환 부담도 커졌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 조달 전략은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경영 전략과 만기 구조를 중심으로 각사 조달 전략을 점검해 본다.
하나카드가 올해 1분기 장기채 시장의 변동성 노출을 줄였다. 지난해 말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선제적으로 발행한 덕분이다. 1분기 여전채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다. 대신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며 필요한 단기 유동성을 보완했다.

다만 단기 부담을 뒤로 미룬 측면도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늘어난 단기 기업어음(CP)을 연말까지 상환하고 회사채 등 장기 자금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 수급 변화에 따라 차환 비용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이란 충돌 속 장기채 노출 최소화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여전채 발행액은 4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400억원 대비 50% 줄었다. 같은 기간 카드사 전반적으로 여전채 발행이 줄었지만 하나카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 여전채 발행 총규모는 28% 감소했다.


발행 감소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해 12월 이뤄진 대규모 선제 조달이다. 하나카드는 당시 한 달 동안 여전채 5700억원을 발행해 충분한 유동성을 미리 확보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에는 여전채를 발행하지 않고 2월과 3월에만 시장을 찾았다.

선제 발행은 결과적으로 1분기 금리 변동성 확대 구간을 피하는 효과를 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3월 시장금리가 빠르게 출렁였지만 하나카드는 장기채 발행 물량을 크게 늘릴 필요가 없었다. 시장 상황이 불리해진 시점에 높은 금리를 장기간 확정하는 부담을 줄인 셈이다.

여전채 발행 공백은 전자단기사채와 CP가 일부 보완했다.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전단채·CP 발행액은 총 2조7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650억원보다 45.6%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일부 취급액의 자산·부채 만기를 맞추기 위해 단기 CP 비중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조달 만기를 유동성 지표와 차입금 듀레이션, 시장금리와 수급 상황을 종합해 결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장기 자금을 미리 확보한 뒤 올해 초 단기물을 탄력적으로 활용한 것도 이런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선제 조달과 단기 만기 매칭을 병행해 1분기 시장 충격과 자금 운용 부담을 함께 낮췄다.

◇단기 CP 걷어내고 3년물 여전채 늘린다

하나카드는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CP를 전액 상환하고 여전채를 포함한 장기 조달로 대체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단기물을 늘린 건 일시적인 자산·부채 만기 조정이었다. 연말로 갈수록 조달의 무게중심은 다시 장기물로 이동할 전망이다.

향후 하나카드는 여전채 발행을 만기 3년과 3년 초과 구간 중심으로 점차 늘릴 방침이다. 자산 성장에 따라 총차입금 규모가 커지는 만큼 차환 시기를 분산하고 단기 만기 집중도를 낮추려는 목적이다. 올해 1분기 말 여전채 잔액 8조2400억원 중 98.5%가 3년 이내 만기인 점도 장기화 필요성을 키운다.

장기물 전환 시점에서의 시장 여건은 부담 요인이다. 하나카드는 올해 국내 기준금리가 최소 두 차례 인상될 가능성을 전제로 조달 계획을 세웠다. 단기 CP를 장기 여전채로 바꾸는 과정에서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1분기에 피했던 비용 부담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대안으로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여전채보다 금리 조건이 유리할 경우 해외 ABS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전체 조달 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장기물 비중을 높이면서 원화 여전채 시장에 집중된 발행 경로도 분산하려는 구상이다.

신용판매 성장도 장기 자금 수요를 키운다. 올해 1분기 신용판매 취급액은 해외 결제와 법인카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20.8%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자산 확대에 맞춰 장기 조달 비중을 높여 차환 물량을 분산하고 반복적인 단기 조달 부담을 낮출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