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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한화갤러리아의 부동산 전략이 5년 전과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면세사업에서 손을 뗀 뒤 영업 중인 백화점 두 곳을 팔았지만 다시 사옥과 개발부지를 잇달아 사들이는 중이다. 과거 점포 매각으로 생긴 임차 부담이 남아 있는 가운데 새 부동산 금융비용까지 더해졌다.
한화갤러리아는 현재 운영 중인 5개 점포 중에서 충남 천안의 센터시티점, 수원 광교점을 임차해 쓰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두 점포의 계약상 고정임차료는 연간 406억7000만원이다.
구체적으로 센터시티점이 140억원, 광교점이 266억7000만원을 차지하고 있다. 관리비와 보험료, 제세공과금까지 임차인이 부담하는 트리플넷 구조여서 실제 점포 유지에 들어가는 현금은 이를 상회한다.
이 두 점포는 애초 한화갤러리아가 보유했었지만 5년 전 소유권을 넘겼다. 2019년 9월 갤러리아면세점 63점의 영업을 종료한 뒤 백화점 두 곳을 잇달아 유동화했다. 2020년 2월 센터시티점 토지와 건물 등을 코람코가치부가형부동산제2의3호리츠에, 2021년 3월에는 광교점을 코람코가치부가형부동산제3의2호리츠에 각각 3000억원, 6535억원 받고 팔았다. 처분 목적은 사업효율성 증대라고 설명했다.
매각은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이뤄졌다. 센터시티점은 2035년 2월까지, 광교점은 2036년 3월까지 각각 15년간 책임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점포를 팔아 9535억원을 확보한 대신 장기간 고정적인 임차 부담을 감수한 구조다.
이 부담은 한화갤러리아 장부에도 남아 있다. 올 3월 말 연결 리스부채는 유동 458억원과 비유동 2489억원을 합쳐 2947억원이다. 총차입금 6091억원의 48%를 리스가 차지한다. 센터시티점과 광교점 리스가 포함된 금액이다.
하지만 2023년 3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해 재출범한 뒤에는 기조가 달라졌다. 부동산 거래의 방향이 매도에서 매수로 바뀌었다. 사옥으로 쓸 순화빌딩과 서교동 H스퀘어, 신사동 부지 등을 포함해 재출범 후 계약한 부동산 규모만 6497억원이다. 5년 전 점포를 팔아 쥔 돈의 약 70%를 도로 부동산에 넣은 셈이다.
다만 새로 담은 자산은 사옥과 투자부동산, 개발 예정지에 집중돼 있다. 특히 순화빌딩과 H스퀘어를 사들인 목적은 세살이 청산이다. 한화갤러리아는 63빌딩에 있던 본사를 H스퀘어로 옮겨기고 순화빌딩은 계열사 사옥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료를 줄이는 동시에 남는 공간에선 임대수익을 얻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문제는 전략을 틀면서 과거에 팔았던 점포 임차료와 새로 매입한 부동산의 금융비용을 동시에 부담하게 됐다는 점이다. 부동산 매입을 위해 3분기 지급해야 하는 잔금은 4265억원으로 계산된다.
이 돈을 전부 차입한다고 가정하고 기존 차입금 금리를 감안해 연 4%대 이자를 적용하면 새로 발생하는 연간 이자는 170억~190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두 점포의 고정임차료에 신규 차입 이자를 더하면 연간 현금부담이 580억~600억원에 이른다는 뜻이다. 지난해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784억원)의 75% 안팎에 해당한다.
한화갤러리아는 리스 원금과 이자를 재무활동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영업활동현금흐름에는 두 점포의 리스 원리금 지급이 반영되지 않는다. 영업현금의 상당 부분이 점포 임차료와 신규 차입 이자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결국 새로 사들인 자산이 얼마나 빨리 임대수익과 개발이익을 내느냐가 재무 부담의 크기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