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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그 이후

한온시스템, 한국타이어 체제로 이사회 전환

③이사회 9→7명 축소, 대표이사 겸 의장 체제로 견제 기능 약화

김예린 기자  2026-09-01 10:18:17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2015년 인수 이후 10년 가까이 유지해온 한온시스템 이사회 골격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최대주주에 오른 직후 완전히 탈바꿈했다. PEF 측 인사들이 물러난 자리는 한국타이어 출신들로 채워졌고, 이사회 규모 자체도 9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견제와 균형 기능은 다소 약화했다. 독립이사 중심으로 감사위원회를 꾸리는 기본 틀은 유지됐지만,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까지 겸하는 '등기 대표이사 겸 의장' 체제로 바뀌면서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권고하는 의장·대표 분리 원칙과는 멀어졌다. 이 인수를 10년가량 이끌어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정작 인수가 마무리되고 이사회가 재편되는 주요 시기 동안 옥중에 머물렀다.

◇최대주주 손바뀜과 동시에 이뤄진 이사회 물갈이

한온시스템은 2015년 한앤코 인수 이후 줄곧 PEF 체제 아래 있었다. 이 기간 이사회는 한앤컴퍼니 측 기타비상무이사 4명과 독립이사 5명 등 총 9명 체제가 골격을 유지했고, 미등기임원인 대표이사는 이사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일례로 2022년 말 이사회는 윤여을(의장)·한상원·배민규·서정호 기타비상무이사 4명과 임방희·백성준·김무상·주현기·김구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윤여을 의장은 전 소니코리아 사장 출신의 한앤코 회장이며, 모건스탠리 출신 한상원·배민규 이사는 한앤코 대표와 부사장을 겸했다.

눈에 띄는 인물은 서정호 기타비상무이사다.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 전무 출신인 그는 당시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미래전략실장(부사장)을 겸직했다. 2015년부터 SI로 지분 19.49%를 보유해온 한국타이어 측 인사가 이사회에 상시 참여했던 셈이다. 앞서 2016년 조현범 회장, 2019년 조현식 전 고문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 구도는 독립이사 교체와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 합류 등 일부 순환을 제외하면 '한앤코 3명·한국타이어 1명·독립이사 5명'의 9명 체제로 2024년까지 이어졌다.


한앤코가 세운 골격은 2025년 1월 3일 단 하루 만에 무너졌다. 한국타이어가 지분 18.09%를 1조2159억원에 양수해 지분율 54.77%로 최대주주에 오른 당일, 임시주총을 통해 대표집행임원제를 폐지하고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한국타이어 출신인 이수일·박정호가 나란히 사내이사로, 박종호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기존 기타비상무이사 4명(한앤컴퍼니 측 3명, 한국타이어 측 1명)의 임기는 종료됐다.

이수일 대표는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과 대표이사 부회장·사장을 지낸 인물로 현재 한온시스템 대표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고문을 겸하고 있다. 박정호 사내이사는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구매본부장을 거쳐 현재 한온시스템 HMG&APAC 비즈니스그룹 사장을 맡고 있다.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출신 박종호 기타비상무이사는 한국타이어 경영지원총괄 사장 등을 거쳐 올해 6월 말 기준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을 겸임 중이다.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진 개편이 이뤄졌다. 김무상·김구·백성준 이사가 퇴진했고, 전 감사원 제1사무차장과 삼일PwC 회계사였던 박찬석 이사는 유임됐다. 미국 글로벌 로펌인 쉐퍼드 멀린 금융부문 고문 경력을 보유한 허보희 이사도 재선임됐다.

2025년 3월 정기주총에서는 독립이사진도 개편됐다. 김무상·김구·백성준 이사가 퇴진했고, 전 감사원 제1사무차장 출신 박찬석 이사와 쉐퍼드 멀린 고문 경력의 허보희 이사는 유임·재선임됐다. 신임 독립이사로는 홍석철 서울대 교수와 김혜경 전 이화여대 초빙교수가 합류했다. 이로써 이사회는 사내 2명·기타비상무 1명·독립이사 4명의 총 7명 체제로 축소됐다. 10년 가까이 유지되던 PEF형 이사회가 석 달 만에 전략적 대주주형으로 갈아탄 셈이다.



조 회장은 2014년 지분 매입 이후 10년 넘게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인 지난해 5월 횡령·배임 혐의로 법정구속된 뒤 올해 5월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거쳐 지난달 30일에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약 1년 3개월간의 총수 부재 속에서도 전문경영인 체제하에 9834억원 규모 유상증자, 이사회 안정화, PMI 작업이 차질 없이 추진됐다. 다만 대규모 신규 투자 등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은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던 만큼, 조 회장 복귀로 사업 시너지 창출에 다시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감사위원회는 그대로, 이사회 틀만 축소

이사회 구성은 전면 교체됐지만 별도 상근감사 없이 독립이사들이 감사위원회를 꾸리는 기본 틀은 유지됐다. 다만 참여 비중은 달라졌다. PEF 시절에는 독립이사 5명 중 3명만 감사위원에 참여했으나, 2025년 3월부터는 독립이사 4명 전원이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구조로 정착됐다.

반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관계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윤여을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의장을 맡고 대표이사는 미등기임원으로 분리돼 있었으나, 현재는 사내이사인 이수일 대표가 의장까지 겸하고 있다.

의장·대표 분리는 경영진 견제를 위해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권고하는 핵심 방향이다. 최대주주 변경 후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새 얼굴로 채워졌지만, 견제와 균형 측면에서는 오히려 과거 PEF 체제보다 한 발 물러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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