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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한국앤컴퍼니그룹 품에 안긴 한온시스템이 인수 이후 1년 7개월 동안 전반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스크가 누적된 해외 비수익 법인을 과감히 털어내고, 중복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등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본격화하며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한온시스템 인수는 조현범 회장이 10여년간 추진해온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종속회사로 품자마자 내실 중심의 체질 개선을 단행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중국 한계 법인 정리, 공장 통폐합도 추진 한온시스템은 최근 글로벌 거점 재편의 일환으로 비효율 해외 자회사들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있다. 우선 2024년 10월 17일 러시아 법인(Hanon Russia)을 청산했다. 같은 해 말에는 중국 충칭(Hanon Chongqing)과 후베이 법인(Hanon Systems Hubei Co., Ltd.)의 영업을 중단했고, 2025년 10월에는 후베이 법인을 청산했다. 전사적 자원효율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차원이었다.
한국타이어가 2025년 1월 한온시스템 인수 딜클로징을 완료했지만 이미 2024년부터 인수 결정이 나 있었던 만큼,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인수 직후 본격화한 셈이다. 해외 구조조정은 중국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외 공장 통폐합을 추진 중으로, 다만 세부사항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해외 법인 정리의 배경은 실적 악화로 뒷받침된다. 대표적으로 중국 충칭 법인은 매출이 2024년 1억8865만원에서 2025년 0원(영업중단이 반영된 수치)으로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2024년 101억5390만원에서 2025년 34억8900만원으로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였다.
후베이 법인은 2024년 매출 23억4512만원에 당기순손실 90억5336만원을 내며 자본총계가 -33억1914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청산 직전인 2025년(청산 전 재무제표 기준)에는 매출 1382만원에 당기순이익 2012만원으로 소폭 흑자 전환한 뒤 청산됐다.
◇국내에선 합치고, 지역별 조직엔 컨트롤타워 구축 법인 정리가 축소 방향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두 계열사를 하나로 합쳤다. 지난 7월 한온시스템의 자회사인 한온시스템이에프피를 손자회사인 한온시스템이에프피코리아와 흡수합병시키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중복 관리비용을 절감해 효율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방위 사업 재편은 조현범 회장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수 첫해인 2025년 전격적인 빅배스를 통해 잠재 부실을 털어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법인 단위를 넘어선 조직개편의 흔적도 확인된다. 한온시스템은 2025년 2월 아시아·태평양(현대차그룹 포함)·중국·미국·유럽 4개 지역에 지역 비즈니스 그룹을 신설하고, 기존에 글로벌 헤드쿼터(HQ)가 쥐고 있던 영업·상품기획·생산·품질관리·구매·재무 등 핵심 기능을 각 지역 그룹에 분할 이관했다.
이는 지역 본부장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를 높이고, 완성차 업체별·지역별로 벌어지는 시장 전략 차이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대신 글로벌 HQ는 전략·혁신 기획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좁혀, 각 지역에 위임한 재무·회계·관리 기능을 감독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역할을 맡았다.
초기 지역 비즈니스 그룹 책임자로는 박정호 사장(현대차그룹 및 아시아·태평양), 서정호 부사장(유럽), 박정수 전무(중국), 브라이언 트루도 부사장(미주)이 각각 지정됐다. 다만 2026년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 임원 현황과 비교하면, 유럽 담당은 서정호 부사장에서 최인태 전무로, 미주 담당은 브라이언 트루도 부사장에서 서기완 전무로 바뀌어 있다. 조직 틀 자체는 유지됐지만, 초기 진용은 1년 반 사이 상당 부분 물갈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