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년 만에 별도 현금성자산에서 신탁금을 제외한 자체 보유 재원을 두 배로 늘렸다.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한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 자금을 회수하면서 투자활동현금흐름도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AI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적 완충력을 확보한 셈이다.
◇지분 처분으로 3993억 회수, 투자활동 순유입 전환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6월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2조3307억원이다. 이 가운데 신탁금 1조3923억원을 제외하면 9384억원이 남는다.
신탁금은 이용자의 선불충전금과 전자지급 결제 정산자금 등을 외부 기관에 맡긴 금액이다. 영업이나 투자 목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려워 이를 차감한 금액이 실질적인 자체 보유 재원에 가깝다.
작년 상반기 말 같은 방식으로 산출한 금액은 4716억원이었다. 1년 사이 4668억원 늘면서 증가율은 99%를 기록했다. 사실상 두 배로 확대된 셈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계열사 지분 정리가 현금 증가에 핵심 이유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 종속기업과 관계기업 투자주식을 처분해 3993억원을 회수했다. 전년 동기 유입액은 8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별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607억원 순유출에서 240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카카오는 올 5월 카카오게임즈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지배력을 상실하는 과정에서 2928억원의 종속기업투자주식처분이익을 인식했다. 포털 다음 운영사 AXZ 지분을 업스테이지에 넘기면서도 689억원의 처분이익이 발생했다.
다만 AXZ 거래는 지분을 넘기는 대신 업스테이지 주식을 받은 교환 방식이어서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처분이익도 거래대가에서 장부가액 등을 차감한 회계상 이익인 만큼 실제 유입액과 구분된다. 현금 확충에는 카카오게임즈 지분 매각을 비롯한 현금성 회수 거래가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EBITDA 9.5% 증가, 운전자본 부담에 영업흐름 22.9% 감소
보유 재원을 기존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단기 대응력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의 작년 별도 기준 CAPEX는 2384억원, R&D 비용은 5975억원이다. 올 상반기 말 현금보유고가 지난해 연간 투자·개발비의 1.12배 상회한다.
하지만 R&D 비용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여유로운 수준은 아니다. 카나나를 비롯한 AI 서비스 고도화가 이어지는 만큼 관련 자금 소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카카오의 별도 R&D 비용은 3588억원이었다. 매해 이 비용이 늘어나면서 작년 59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별도 매출 대비 비중은 14.61%에서 22.29%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같은 흐름은 이어지면서 별도 R&D 비용은 작년 2940억원에서 3248억원으로 확대됐다. 별도 매출 대비 22.3%에서 23%로 높아졌다.
하지만 주요 수익성 지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올 상반기 별도 EBITDA는 4167억원으로 전년 동기(3804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3542억원보다 22.9%(811억원) 감소했다. 영업을 통해 창출한 회계상 이익은 늘었지만 실제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정도는 낮아진 셈이다.
이는 영업활동과 관련한 자산·부채의 회수와 지급 시점이 엇갈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자산·부채 변동에 따른 순유출액은 전년 동기 400억원에서 올 상반기 1425억원으로 확대됐다. 기타유동금융부채가 814억원 감소하고 기타유동금융자산이 187억원 증가하면서 현금이 빠져나가거나 자산에 묶였다. 이자 수취액도 302억원 줄었다.
수익성 악화보다 운전자본과 금융 항목의 변동이 현금흐름을 끌어내린 만큼 향후에는 늘어난 EBITDA를 실제 현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과제다. 계열사 지분 매각은 반복하기 어려운 일회성 재원인 만큼 AI 투자를 지속하려면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의 회수 속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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