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이 건전성 지표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분기 고정이하여신이 늘고 커버리지 비율이 90% 아래로 내려갔지만 2분기에 매각과 충당금 적립을 동시에 늘리면서 두 지표 모두 지난해 말 수준으로 되돌렸다. 이에 따라 주요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부실채권 잔액이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해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와 비용 증가로 상반기 순이익은 두 자릿수 비율로 줄었다. 부산은행은 하반기에 부실채권 펀드 참여와 담보 사적매각 지원으로 정리 규모를 상반기보다 늘리고 주요 지표를 연말까지 전년 말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부실을 빠르게 털어내 대손비용률을 계획 범위 안에서 관리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코로나 지원 끝나자 한계기업 부실 증가 BNK금융 팩트북에 따르면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말 7557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8316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2분기 말 다시 749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17%에서 1.26%로 올랐다가 1.10%로 내려왔다. 연체율도 0.87%에서 1.21%로 상승했다가 1.02%로 낮아졌다.
부산은행은 1분기 증가한 부실을 2분기에 털어내는 데 집중했다. 1분기에 부실이 증가한 것은 기업 여신 때문이다. 기업 NPL비율은 지난해 말 1.42%에서 1분기 1.55%까지 올랐다가 2분기 1.32%로 내려왔다. 1분기 부실 증가는 역시나 지역 경기 침체로 인한 중소기업의 상환능력 약화가 주된 이유였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금융지원 정책 등으로 한계기업이 일정 기간 존속했다"라며 "하지만 2024년 이후 금리 부담 가중과 경기 둔화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연체율 상승과 부실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1분기에는 대기업 여신에서도 연체가 늘었다.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말 0.34%에서 1분기 말 2.32%로 올랐고 연체금액은 197억원에서 1411억원으로 늘었다. 2분기 말에도 2.12%, 1417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 부산은행은 대기업 여신을 반년 사이 16% 넘게 늘려왔다.
가계 부문은 큰 변동이 없다. 가계 NPL비율은 지난해 말 0.61%에서 올해 2분기 말 0.57%로 내려왔고 같은 기간 가계 연체율은 0.74%에서 0.83%로 올랐다. 2분기 말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2%다. 경남·전북은행과 마찬가지로 부산은행의 부실도 기업 부문에 집중돼 있다.
◇펀드 참여·원매자 회수 병행…정리 통로 넓힌다 2분기에 본격적으로 매각을 늘리면서 지표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부산은행의 2분기 부실채권 매각액은 2157억원으로 1분기 1005억원의 2배가 넘는다. 상각 372억원을 더하면 2500억원 안팎을 정리했다.
부산은행은 2분기에 새로 발생한 NPL이 약 1580억원이었고 상·매각 등으로 약 2410억원을 처리해 잔액이 약 83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규 유입보다 정리 규모가 커 잔액이 줄고 비율이 내려왔다.
커버리지 비율도 같은 경로로 회복됐다. 대손충당금 기준 NPL커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말 96.4%에서 1분기 87.4%로 내려갔다가 2분기 98.2%로 올랐다. 충당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쌓인 고정 등급 채권을 매각해 분모를 줄인 결과다. 부산은행은 1분기에는 신용 사건 여파로 매각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2분기 들어 여건이 나아지자 매각을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충당금 전입은 2분기 들어 늘었다. 부산은행의 2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883억원으로 신규 부실 인식과 함께 1분기 608억원보다 증가했다. 다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14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적다.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이 안정된 영향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20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했는데, 충당금보다는 지난해 부동산펀드 매각이익의 기저효과와 판관비 증가가 주된 요인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내수 회복 지연,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하반기에도 취약차주 부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자산건전성 회복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NPL비율 등 주요 지표는 전년 말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매각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캠코 부실채권펀드와 지방은행 NPL 펀드 참여로 매각 통로를 넓히고, 부실여신 담보의 사적매각 지원 제도를 활성화해 원매자 매각을 통한 정상 회수를 병행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신은 사업 정상화, 거액 부실업체는 사적매각과 공매 등 업체별 회수 전략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