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 금리 하락세로 인해 이달 신종자본증권을 찍는 발행사들이 금리 이점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과 연초만 하더라도 국내 채권시장은 2024년도 대량 공급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으나 최근엔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무리없이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에는 신한은행, 우리금융지주 등 우량한 발행사들의 신종자본증권이 수요예측 예정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우려 등으로 인해 국고채 중장기물의 금리 하단이 2%대까지 떨어지면서 금리 레벨이 많이 낮아졌다. 관건은 발행사와 투자자와의 간극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좁혀질지다.
◇경기둔화·금리인하 전망에 시중금리 하락세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금융지주다. 이들은 각각 오는 23일과 29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고 모두 270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양사 모두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발행 후 5년 뒤 조기상환(콜옵션)을 부여했다. 이들의 5년 개별민평금리는 3.1%대에서 형성돼 있는 만큼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좁힐지 관심이 모인다.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만기 5년의 채권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채권시장 금리는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2.527%, 2.725%에서 형성돼있다. 연초 대비 각각 14.8bp, 1.7bp가량 하락했다. 금리 레벨이 지속적으로 내려가면서 채권은 오히려 강세인 것이다. 현재 미국의 상호관세 이슈 영향으로 국내외 IB들은 한국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최근 JP모건은 2025년과 2026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7%, 1.8%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기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0%, 1.6%로 제시했다. 오는 17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현재 기준금리는 2.75%다.
다만 환율이 사상 최고치라는 점은 부담이다. 현재 달러·원 환율은 14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또한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유예하면서 향후 90일간 기본관세(10%)만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시름 놨지만 이후 변동성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발행사 입장에서는 금리 수준을 낮출 수 있어 유리하다.
◇연초후 자본성증권 6조 조달…우량 발행사 위주 수요 충분 연초부터 신종자본증권을 비롯한 자본성증권 발행은 활발했다. 연초 후 신종자본증권은 KB증권을 시작으로 신한금융지주, DG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흥국화재, 한화생명, 메리츠금융지주 등이 총 2조355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2024년 신종자본증권은 금융회사 뿐 아니라 일반기업까지 자본확충을 위해 8조5580억원까지 발행규모가 늘었었다.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DB생명·손해보험,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ABL생명보험, 현대해상 등도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는 일반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과는 달리 보완자본으로 구분된다. 자본인정비율이 점차 낮아지지만 신종자본증권에 비해 상환순위가 앞서기 때문에 발행금리가 낮다. 올해 발행규모는 3조850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을 비롯한 자본성증권 발행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본확충이 필요한 곳들은 일단 연초부터 빠르게 조달을 마쳤고 이제 남은 곳이 신한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인데 금리가 많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4%에 사던 신종자본증권을 3%대에 입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흐름을 보면 세일즈가 필요없을 정도"라고 평하기도 했다. 다만 이달에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발행사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은 AA-로 우량채에 속하기 때문에 수요를 채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물론 금리 수준이 너무 낮아질 경우 리테일 수요가 들어오기 쉽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