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5 공시대상기업집단

쿠팡, 부채비율 90%p 낮췄지만 30대그룹 중 '최고'

한진·영풍·S-OIL 상승폭 톱3 …부채비율 800%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0대그룹서 편출

최은수 기자  2025-05-19 14:23:55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30대 그룹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은 쿠팡이었다. 기존 800%대 부채비율로 비금융사·전체회사 부문을 통틀어 1위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지정제외 요건을 충족해 편출된 영향이다.

쿠팡은 커머스 사업의 특징상 매입채무가 증가하며 300%가 넘는 부채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매입채무의 빠른 증가세 속에서도 1년 새 부채비율을 90%p나 저감한 점도 눈길을 끈다. 부영그룹이 쿠팡에 이어 2위,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관련 부채를 안은 한진그룹이 3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으로 바뀐 건전성 순위

THE CFO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재무현황' 및 그룹별 자본총액과 총부채 등을 살핀 결과 30대 기업집단 중에서 쿠팡의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전체법인 데이터를 합산한 비율은 374.14%, 비금융·보험회사만 반영한 수치는 335.36%로 집계됐다.


쿠팡이 주력하는 커머스 사업은 그 자체가 일정 부분 부채를 안는 걸 담보하는 구조다. 즉 외상으로 상품을 직매입한 뒤 납품업자에게 아직 정산하지 않은 대금인 매입채무가 부채에 영향을 준단 의미이다. 한국법인 쿠팡의 별도기준 매입채무 잔액은 2024년 말 8조5240억원이었다. 2018년 말 6442억원과 견줘보면 5년 만에 13배 이상 늘었다.

쿠팡의 매입채무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커머스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더불어 쿠팡은 2024년 매입채무가 1조원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비율 추이는 2023년 말(473%, 전체 회사 기준) 대비 90% 이상 낮아졌다. 대비 앞서 2024년 기준 부채비율 1위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과는 부채의 질적 측면에서 상이한 모습을 보인다.

쿠팡이 부채비율을 상당히 낮췄음에도 1위 자리를 차지한 건 기존에 30대 기업집단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편출됐기 때문이다. 2024년 공정위 발표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비금융사 부문에서 832.1%를 시현하면서 독보적인 1위였다. 역시 2023년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채비율은 800%대를 기록하며 30대 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채비율 상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계열사는 아시아나항공이었다. 2025년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며 해당 부채가 이전됐다. 한진그룹의 2025년 비금융·보험사 기준 부채비율이 2024년 155.05% 대비 74.8% 늘어난 229.85%를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25년 기준 한진그룹 부채비율은 전체 그룹 중 세 번째로 높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종속기업에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도 계열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전체 자산총계가 5조원에 미달하게 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 리스트에서도 사라지게 됐다.


◇건설그룹 '부영·중흥'도 상위권…부채비율>150% 기업 3곳서 5곳

2025년 기준 비금융·보험사 기준 부채비율 상위권엔 부영(2위, 322.53%)와 4위 중흥건설(180.88%) 등 건설업에 근간을 둔 기업집단도 자리했다. 건설업계가 부채비율 상위에 자리하는 이유는 공사수주대금을 부채로 인식하는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금호아시아나 편출을 고려하면 2024년 순위와 큰 변동이 없었다.

부영그룹의 2025년 기준 자기자본은 5조7700억원으로 부채총액 16조3750억원의 약 35%였다. 활발한 인수·합병(M&A) 전략으로 계열사를 51개로까지 늘린 중흥건설그룹의 경우 총부채가 17조2140억원, 자본총계가 9조5170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영그룹의 부채비율을 높인 기저엔 임대보증금이 자리하고 있다. 그룹 산하 최대 계열사 부영주택은 2024년 말13조4573억원의 부채를 보유했다. 부채 가운데 임대보증금(7조613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6.5%다. 임대보증금은 임차인들로부터 수취한 현금으로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돌려줘야 하는 특성을 고려해 부채로 계상됐다.

이 기간 부영의 부채비율은 2024년(298.18%), 대비 23.34%, 중흥건설은 전년동기(147.02%) 대비 33.86% 상승했다. 통상 기업집단을 포함한 각 기업 부채비율 적정선은 150%로 본다 2025년 기준 이 적정선을 웃돈 기업은 쿠팡을 포함해 부영·한진·중흥건설·S-OIL 등이 꼽혔다. 2024년엔 금호아시아나를 포함해 쿠팡과 한진까지 3곳 뿐이었다.

◇10대그룹 부채비율 으뜸 한화그룹, 금융 포함시 농협 741.8%

비금융·보험사 기준 재계 10대 그룹을 대조해 보면 한화그룹의 부채비율이 단연 높았다. 145.47%로 2024년 공정위 발표 당시(134.45%)보다 11.02%포인트 올라 아슬아슬하게 적정선(>150%)을 지켰다. 한화생명보험과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한화의 경우 전체회사로 범위를 높이면 부채비율은 332.51%로 증가한다.

한화에 이은 10대그룹 부채비율 순위는 비금융·보험사 기준 △농협(117.09%) △LG(115.72%) △HD현대(107.38%) △롯데(104.88%) △GS(87.73%) △SK(85.17%) △현대자동차(57.19%) △삼성(41.07%) △포스코(40.23%) 순이었다.

금융업까지 감안한 전체 계열사 기준으로 살펴보면 재계 10위권 기업집단 가운데 농협의 부채비율이 741.7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부채는 527조2560억원, 자기자본은 71조820억원이다. 금융계열사를 포함해도 한화그룹의 부채비율은 최상위권이었다. 농협에 이어 332.51%로 두번째 높았다.

이밖에 금융업을 포함한 전체회사 부채비율 순위는 △삼성(126.62%) △LG(115.72%) △롯데(113.68%) △HD현대(107.38%) △현대자동차(92.62%) △GS(87.67%) △SK(85.17%) △포스코(40.25%) 순으로 자리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