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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캐피탈 풍부한 유동성…롯데·BNK도 여유

④[유동성]산은캐피탈, 유동성비율·단기조달비중 전년 대비 악화

김현정 기자  2025-06-05 14:25:49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국내 주요 캐피탈사 가운데 신한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의 원화 유동성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곳 모두 규제 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충분한 위기 대응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캐피탈의 현금성자산은 무려 1조7000억원가량으로 높은 유동성비율을 뒷받침했다.

산은캐피탈은 원화유동성비율과 단기조달비중 등 유동성 지표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상위 10대 캐피탈사 가운데 유동성비율은 가장 낮고 단기조달비중은 가장 높았다. 특히 단기조달비중이 10%를 상회하는 곳은 산은캐피탈이 유일했다. 전년 대비 두 수치 모두가 악화된 점도 우려를 샀다.

롯데캐피탈은 현금성자산은 풍부했지만 차입구조 측면에서 여전히 단기 비중이 높았다.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조달 위기 여파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신한·롯데캐피탈 원화유동성비율 230% 상회, 가장 ‘안정적’

THE CFO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국내 주요 캐피탈사의 유동성 지표를 조사했다. 집계 대상은 국내 캐피탈사 자산순위 상위 10곳이다. 유동성 지표는 원화유동성비율, 단기조달비중 등 2개 지표를 통해 가늠했다.

원화유동성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의 단기 부채나 예금에 대해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로 금융당국에서 권고하는 기준은 100%다. 국내 주요 10대 캐피탈사들의 경우 100%를 모두 상회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원화유동성비율을 보인 곳은 신한캐피탈이었다. 작년 말 기준 신한캐피탈의 원화유동성비율은 236%로 집계됐다. 전년 말에도 가장 높은 수준(257.96%)이었는데 일년 사이 21.96%p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가장 넉넉한 유동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캐피탈의 원화 유동성비율은 2018년 이후 줄곧 상승했으며 2021년부터 2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캐피탈이 높은 원화 유동성비율을 유지하는데 현금성 자산이 뒷받침하고 있다. 2020년 325억원 수준이었으나 2021년 4202억원으로 급증했으며 현재 55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두 번째로 원화유동성비율이 높은 캐피탈사는 롯데캐피탈이었다. 신한캐피탈과 매우 근소한 차이(1.34%p)로 2위에 올랐다. 롯데캐피탈은 2003년 카드사태로 시장 유동성이 경색됐을 당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후 6개월 이상 버틸 수 있을 만큼의 현금성자산을 확보하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보수적 유동성 정책을 바탕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등에도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롯데캐피탈의 현금 및 예치금 규모는 1조7000억원가량이다.

이 밖에 BNK캐피탈도 200%대로 높은 원화유동성비율을 보였다. 특히 BNK캐피탈의 경우 전년 말 원화 유동성비율이 158.18%였는데 비교 대상 캐피탈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원화유동성비율 상승을 보이며 3위권에 진입했다.

유동성 지표 하위권에는 산은캐피탈, 하나캐피탈-현대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등이 올랐다. 산은캐피탈의 경우 작년 말 기준 121.84%로 가장 수치가 낮았다. 하나캐피탈과 현대캐피탈은 원화유동성비율이 137.7%로 똑같았다. 우리금융캐피탈도 140.45%로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산은캐피탈 유동성 지표는 ‘꼴찌’…롯데캐피탈 여전히 높은 단기조달비중

이 밖에 유동성 지표 가운데 단기조달비중의 경우 하나캐피탈이 가장 낮아 안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단기조달비중은 회사의 전체 차입금 중 발행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나 캐피탈사의 경우 단기조달 비중이 늘어나면 차환 발행 빈도가 잦아지는 만큼 안정적 유동성 관리를 위해 해당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하나캐피탈의 작년 말 기준 단기조달비중은 1.74%로 비교 대상 10곳의 캐피탈사 가운데 유일하게 1%대를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매일 자금의 만기 도래를 파악해 신규 차입에 반영하고 있다. 자금관리 담당부서에서는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금 조달의 장기화를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2022년 당시 레고랜드 사태 이후 만기 1년6개월과 2년물 중심으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채권 듀레이션이 짧아졌는데 이를 관리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집중해왔다. 2~3년가량 전 6%에 달했던 단기조달비중은 최근 1%대로 줄었다.

KB캐피탈과 현대캐피탈도 2% 초반대의 단기조달비중을 보였다. KB캐피탈 역시 2023년부터 단기화됐던 자금조달 구조를 정상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단기로 발행했던 원화부채를 3년물, 5년물로 차환하면서 단기조달 비중은 줄어들고 자금조달 만기 구조도 안정성을 더했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단기조달비중이 공시된 2022년부터 줄곧 3%대를 유지했다. 2023년엔 회사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단기조달 잔액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위권에는 산은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이 지목됐다. 각각 10.22%, 9.38%로 집계됐다. 나머지 8개 캐피탈사들의 단기조달비중이 1~5%대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산은캐피탈의 경우 작년 말 기준 유동성 비율이 전년(155.44%) 대비 33.6%p 하락한 데 이어 단기조달비중은 10%대를 돌파하며 조달구조의 안정성이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단기조달비중도 전년 대비 5.61%p나 높아졌다. 10대 캐피탈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캐피탈의 경우 현금성자산은 넉넉하게 가져가지만 단기조달비중은 아직까지 꽤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롯데캐피탈은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조달 위기를 유독 심하게 겪은 곳 중 하나다. 업계 공통의 악재 외에도 그룹 계열사 리스크가 악영향을 미쳤다. 자체 재무 상황과는 무관하게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전체 조달 규모가 지속 감소했다. 일시적으로 단기차입을 늘린 탓에 만기구조도 단기화 됐다.

롯데캐피탈의 단기조달비중은 2023년 6월 말 기준 15.67%까지 치솟은 바 있다. 2023년 말 기준 12.02%에 이어 작년 말 10% 아래로 관리했지만 경쟁 캐피탈사 중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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