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비전은 그룹에 산재했던 CCTV 및 기록장치(시큐리티)와 산업용장비와 반도체설계 부문 등을 집결시켜 출범했다.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 당시부터 '사업'에 방점을 둔 지배구조 개편도 마무리했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지주사 지정에서도 벗어났다.
출범 후 전열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초대 CFO 홍순재 실장을 이어 전철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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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민 CFO, 지주사 회피·조직 개편 과정서 중용 전 실장은 1969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제어계측공학 학사,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한화비전의 전신격인 한화테크윈에서 클로벌마케팅, 경영기획, 전략팀장을 역임했다.
2023년 흡수합병 전 자회사 한화비전에서 경영지원실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그룹 인사를 통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2024년 한화비전의 자회사 통합을 통한 거버넌스 정비 과정에선 오세아니아를 포함하는 APAC(아시아태평양)영업 담당으로 보임했다. 이후 통합 출범이 마무리됐고 약 반 년만에 한화비전의 경영지원실장으로 자리했다.
전 CFO은 공식적으로 올해 하반기 말 단행한 내부 조직개편을 통해서 신규 선임됐다. 한화비전이 지주사 회피를 통한 사업회사 전환과 한미반도체와 열압착(TC) 본더 특허 분쟁 등 다양한 이슈에 선 시기였다. 특히 올해 5월 초대 대표인 안순홍 사장이 물러나고 김기철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되는 등 변화 속에서 중용됐다.
◇밸류업도 '사업'으로 푼다…AI 솔루션 등 신사업 확장 겨냥 최근 지주사들은 주주가치 제고 등을 강조하며 주가 상승을 포함한 밸류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화비전은 '사업 시너지' 관점에서 이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현재 한화비전에는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CCTV 등 영상보안을 포함한 시큐리티, 칩마운터·TC 등 반도체장비 등 사업부문이 한 데 모여 있다.
한화비전의 지주사 탈피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 왔다. 한화비전의 출범 전후 이사회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자회사 통합과 합병으로 중간지주사 지위를 벗어남으로써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주가 디스카운트도 해소하겠다는 안건을 꾸준히 다뤘고 이사회 추인을 얻었다.
한화비전의 자회사는 통합과 합병을 거쳐 2025년 1분기 말 기준 비상장사인 한화세미텍(구 한화정밀기계) 하나만 남았다. 한화비전이 인식한 한화세미텍의 장부가액은 3330억원, 한화세미텍의 자산총계는 5343억원이다.
한화세미텍의 자산총계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화비전의 자산총계(1조6134억원, 2025년 1분기 말 기준)의 30%를 하회한다. 한화비전의 인적분할 후 출범 직전엔 자회사 지분가치가 한화비전 전체 자산의 50%를 넘었지만 통합 및 흡수를 거쳐 바뀌었다. 공식적으로도 올해 하반기부터 지주사에서 제외됐다.
현 지배구조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는 방산, 한화비전에는 그 외 알짜 사업이 모여있다. 더불어 한화비전이 사업 역량을 계속 강조하는만큼 CFO의 역량을 볼 때도 영업이나 마케팅 경험을 함께 살피는 분위기다. 한화비전의 CFO 인사 코드는 재무라인을 키워 CFO에 앉히는 그룹 다른 주요 계열사와는 차이를 보인다.
현 CFO인 전 상무는 물론 전임자 홍 전 실장 모두 재무에서만 크지 않고 영업과 마케팅을 경험했다. CFO에 영업 경험이 있는 인물을 세운 것을 통해서도 재무 경험과 사업 및 마케팅을 중시하는 기업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전임자인 홍 전 실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및 한화비전의 전신인 한화테크윈 미주법인관리부장, 아시아영업팀장 등을 경험했다. 다만 홍 실장의 커리어 중에선 한화그룹 싱크탱크인 전략2팀에 방점이 찍힌다. 전 CFO의 경우 글로벌마케팅과 경영기획, 전략, 영업지원 등을 두루 거쳤고 CFO로 선임되기 직전엔 APAC 영업을 담당했다.
한화비전은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영상분석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람과 물체를 인식, 특정 행동 감지, 이상 상황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구현했다. 고객 동선 분석 및 작업자 안전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는 것 역시 재무와 사업 및 영업을 아는 전 CFO가 풀어나갈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