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의 별명은 '다이너마이트 김'이다. 김승연 회장의 별명 중 하나는 '다이너마이트 주니어'다. 3세 김동관 부회장은 어떨까.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방산 리더로 자리매김하며 확실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화그룹은 1952년 김종희 창업주가 설립한 한국화약주식회사를 모태로 출발했다. 2025년 현재 국내 계열사 120여 곳과 해외 법인 830여 곳을 거느린 대형 그룹으로 성장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수년간 육상·해상·항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방위산업의 새 지평을 열었다.
김승연 회장에서 김동관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그룹 방산 계열사 재편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간 지주 격으로 삼은 방산 삼각체제가 확보됐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방산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도약했다. 기업가치 상승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2.2. 금융·유통·에너지·방산 확장펼쳐보기 접기
김승연 회장은 취임 후 '제2의 창업'을 선언한다. 한화는 화약을 넘어 금융·유통·에너지·방산으로 외연을 넓혔다. 금융에선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해 업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유통에선 2000년 동양백화점을 품었다.
에너지·화학에선 1960년대부터 유화·정유·발전에 참여했고, 2012년 독일 태양광 큐셀을 인수해 재생에너지 기반을 구축했다. 1974년 방위사업체로 지정된 뒤 탄약·유도무기에서 출발해 항공엔진·레이더·전자전으로 고도화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키운 태양광은 중요한 지표다. 김 회장은 태양광을 맡겨 경영능력을 시험했고, 김 부회장은 고전하던 태양광 사업의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2013년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을 맡아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한화솔루션의 글로벌 1위 선점을 뒷받침했다.
3.2.1. 재계·방산 순위 변동펼쳐보기 접기
삼성그룹 화학·방산 부문 인수 전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는 10위였다. 네 곳을 인수하자마자 자산 규모가 37조원에서 55조원으로 뛰면서 한진그룹을 제치고 9위가 됐다. 인수 사업은 모두 단박에 최상위 기업에 올랐다. 석유화학, 방산 부문 모두 1위에 안착했다. 2위 사업체들과의 매출 규모 차이도 수천억 원으로 벌어졌다.
승계구도는 더 정확해졌다. 김동관·김동원·김동선 세 형제가 각각 담당 사업을 명확히 나누기 시작한 때가 이 시기다. 김 부회장은 맡고 있던 태양광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방산과 화학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을,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전무는 유통과 건설·기계를 이끈다.
3.2.2. 김동관 부회장의 방산 울타리펼쳐보기 접기
한화그룹의 방위산업은 M&A로 몸집을 급격히 키웠다. 다른 기업 산하에 있던 곳을 삼켜온 만큼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은 필연적이었다.
한화그룹은 우선 장남 김 부회장의 울타리부터 구축했다. 개편의 고삐를 본격적으로 죈 시기는 2017년이다. 지배구조 개편은 준비해왔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속도를 재촉했다. 공정위는 2015년 한화S&C 등에 관한 일감몰아주기를 두고 조사에 들어갔고 조사는 5년 이상 이어졌다. 한화S&C는 오너가 3세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곳이었다.
한화S&C는 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다.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주 사업군이었던 만큼 한화그룹의 여러 주력 사업군과 협업했다.
첫 발은 한화S&C의 물적분할이었다. SI사업을 분리하고 존속법인은 에이치솔루션이 됐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우회로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는 지적을 받자 한화그룹은 재차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독립한 SI 사업부는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에 합병됐다. 한화시스템은 방산 부문 중에서도 레이더와 전자설비 등 첨단 설비에 비중을 뒀던 기업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과 SI사업부의 합병으로 첨단 방산과 ICT 부문을 합해 운영하게 됐다.
한화S&C를 산하에 두게 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테크윈에서 출발했다. 삼성테크윈을 인수해 3년간 키워온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을 항공엔진 전문과 영상보안 사업 부문의 두 개 회사로 분할했다. 존속법인으로 남은 한화테크윈이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바꿨고, 분할 신설법인이 한화테크윈의 사명을 이어받았다.
한화테크윈은 분할 전 한화지상방산, 한화정밀기계, 한화파워시스템의 자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한화테크윈을 분할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산하에 방산 부문이 총집합하는 지금의 구도 초안이 완성된다. 한화지상방산과 자회사 한화디펜스,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한화시스템, 한화테크윈이 자리하게 됐다.
4.1. 삼성그룹 화학·방산 사업부문 인수전펼쳐보기 접기
김동관 부회장의 첫 빅딜로 삼성그룹 화학·방산 사업부문 인수가 꼽힌다. 빅딜은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에 몸담은 지 4년 만에 이뤄졌다. 2014년 9월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이 됐고 이 시기 한화그룹이 삼성그룹 계열사들을 인수한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빅딜로 평가받을 만큼 규모도 컸고 의미도 깊었다. 삼성그룹은 계약 후 1970년대부터 이어왔던 방산 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매각 대상 회사만 네 곳, 규모는 2조 원에 달했다. 한화가 방산 관련 기업이었던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매수했다. 석유화학 중심의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사들였다. 삼성테크윈 지분 32.43%,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100%, 삼성탈레스·삼성토탈의 지분 각 50%가 거래 대상이었다.
딜의 중심으로 언급된 인물들이 김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당시에는 김 부회장이 한화솔라원의 영업실장(CCO)으로, 이 회장은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었다. 김 부회장이 태양광 파트에 몸담고 있기는 했지만 딜의 규모가 크고 매각 효과가 곧 그룹의 미래와 직결됐던 만큼 후계자로 낙점됐던 김 부회장이 나섰다는 후문이다.
하버드대학교 동문인 두 사람의 친분은 유명했다. 두 사람의 나이차(15세)가 있지만 한화그룹과 삼성그룹 오너 가족의 친분은 1·2세대부터 이어져 두터웠다는 전언이다.
양사는 계약 후 오너 3세들의 작품이라는 해석을 경계했지만, 당시는 이재용 회장이 주요 의사결정에 나서던 때였다. 김 부회장도 빅딜이 성사된 해 연말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탈레스, 삼성토탈의 지분을 갖고 있었던 프랑스 탈레스와 토탈에 직접 방문해 이해를 구한 것도 김 부회장이라는 전언이다.
5.2. 한국의 록히드마틴펼쳐보기 접기
한화그룹은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불린다.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기업 톱10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목표의 토대는 패키지형 수출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H-ACE를 열었다. 호주형 K9 헌츠맨 AS9·AS10·레드백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시험과 연구개발(R&D)까지 하게 했다.
이 거점은 수출을 넘어 현지화와 장기 유지·정비(MRO) 사업, 개량과 훈련으로 수명주기 사업 모델을 정착시킬 교두보가 됐다. 한화오션·한화시스템과의 결합을 통해 특수선과 전투체계를 패키지로 제안하는 역량도 커졌다.
폴란드와 호주에서의 대형 패키지 계약이 누적되면서 지상방산 부문의 수주 잔고는 2025년 6월 말 기준 31조원을 넘겼다. K9과 천무 등 지상 체계가 중심 축을 이루는 한편 항공과 우주, 조선, 방산 시스템 등의 수주가 뒤따르는 구조로 재편됐다.
6.3. 해양·조선펼쳐보기 접기
한화는 2023년 대우조선해양을 편입해 한화오션으로 재편했다. 대한민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잠수함을 건조해온 역량을 흡수한 셈이다. 편입 직후 한화오션은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선별 수주로 체질을 바꿨다. 민수에서는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종에 집중했고 특수선에서는 잠수함·호위함 중심의 생산과 MRO로 재편했다.
해양방산 해외사업 부문을 재편해 해외 함정 수주 역량을 그룹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에도 진입해 다수 건을 수주했다.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북미 시장의 생산·정비 거점을 확보했다.
6.4. 항공·미사일펼쳐보기 접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0년 가까운 항공엔진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해석부터 소재 가공, 시험·인증까지 전주기 역량을 확보했다. 유도미사일 엔진과 항공기 보조동력장치, F414 엔진 등 누적 1만여대의 엔진을 생산했다. 첨단엔진 독자 개발에 필요한 약 64종의 소재 중 17종을 개발해 국산화 중이다.
2022년에는 2030년대 중후반을 목표로 KF-21와 동급 수준인 1만5000파운드급 엔진 독자개발 비전을 제시했다. 글로벌 엔진 MRO 시장 확대에 맞춰 정비·수명주기 지원 사업도 확장했다. 완제기보다 엔진 등으로 방향타를 분명히 제시한다.
한화시스템은 전투기 전자장비와 시뮬레이터, 항공 통신체계를 맡았다.
6.5. 우주·위성펼쳐보기 접기
김동관 부회장은 2021년 그룹 내 흩어진 우주 역량을 하나로 모은 '스페이스 허브' 조직을 출범 시킨다. 발사체와 위성, 우주부품 등의 기술을 한 데 모으고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2022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누리호(KSLV-II) 발사 성공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터보펌프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기여했다. 2023년에는 차세대 발사체 본 개발을 주관할 총괄기업으로 선정됐다.
위성 분야에서 쎄트렉아이는 중·소형 정찰·관측위성 제작 역량을 축적했다. 한화시스템은 우주분야의 감시정찰과 중·대형위성의 전자광학·SAR 탑재체 공급부터 소형위성의 체계·탑재체 개발 솔루션 등에서 강점을 확보했다.